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설립, 전주교구 순교자 현양 사업 활성화 초석 다져[가톨릭신문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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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3-18 조회 3,848회본문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설립, 전주교구 순교자 현양 사업 활성화 초석 다져
교구 성지 체계적 종합 개발
순교자 시복시성 운동 추진
성지·순례길 조성 활동 나서
발행일2024-03-17 [제3384호, 3면]
전주교구가 유·무형 신앙 유산의 보존과 교구 성지의 체계적인 개발, 순교자 현양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원장 김광태 야고보 신부, 이하 순교현양원)을 설립하고, 3월 9일 교구청 4층에서 설립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순교현양원은 교구 순교자들과 신앙 선조들이 지켜왔던 정신을 계승해 모범으로 제시하고, 유형·무형의 신앙 유산을 보존·개발해 후손에게 전하기 위한 활동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교구는 올해 1월 17일부 사제인사를 통해 김광태 신부를 원장으로 임명하며 순교현양원 설립을 공식화했다.
순교현양원은 교구 내 호남교회사연구소, 성지개발위원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교구 성지 종합 개발 계획 수립 ▲순교자 시복시성 운동 ▲교구 성지 안내와 순교자 현양을 위한 자료와 영상의 제작·배포 ▲순교자 현양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순례 봉사자 양성과 관리 ▲신앙 유적 발굴 보존과 문화재 등록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순교현양원은 신앙문화현양위원회, 신앙유산연구위원회, 후원·홍보위원회 등 3개 위원회와 각 위원회 산하 8개 분과로 조직을 구성했다. 신앙문화현양위원회는 시복시성 운동 추진, 본당 순교자현양회 조직 장려 등 현양 사업과 성지 순례 활성화에 나선다. 신앙유산연구위원회는 유물 문화재 등록 및 정보화 작업, 미발굴 신앙 유적지 보존과 성역화, 세미나와 워크숍 등 학술 활동을 전담한다. 후원·홍보위원회는 미개발 성지와 순례길 조성 등을 위한 후원자 모집에 힘쓸 예정이다.
이날 설립 기념미사에서는 김광태 원장 신부의 순교현양원 활동 소개, 3개 위원회 임원 임명장 수여, 호남교회사연구소 소장 이영춘(요한 사도) 신부의 ‘전주교구 신앙 유적의 현황과 과제’ 주제 특강이 마련됐다.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신앙 선조들의 정신을 더 체계적으로, 깊게 제시하고 신자들이 이어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는 것이 순교현양원의 설립 목적”이라며 “신앙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더욱더 기림으로써 현대의 거센 도전을 교회가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님께 은총을 청하자”고 당부했다.
■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장 김광태 신부 인터뷰
“교구 각 본당 순교자현양회 구성이 첫 번째 목표”
“우리 교구는 타 교구 못지않은 풍성한 신앙 유산을 간직하고 있지만 순례자들이 찾아 기도하고 싶은 성지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은 교구 성지의 개발을 위한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순교자 현양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김광태 신부는 “지난 2021년 전북 완주 바우배기에서 복자 세 분의 유해가 발견된 후 성지 개발을 비롯한 순교자 현양 사업 활성화의 공감대가 교구 내에 확산됐다”며 “이후 성지담당 사제 모임, 교구 사제연수에서의 논의를 거쳐 교구 차원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안식년 기간 제주를 시작으로 서울, 의정부, 부산, 마산교구 등 전국 각 교구 성지를 둘러본 김 신부는 “신자들이 신앙의 본질에 충실했던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하고 체험하는 모습에서, 현재의 사목 구조에서는 전할 수 없는, 팬데믹 이후 신앙인의 영성 생활에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며 “순교자들을 만나고 그 정신을 본받는 것에 초점을 맞춰, 마치 1년에 한 번씩 조상을 찾아 성묘하듯,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고 공경하는 순례지를 조성하는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교구 신자들이 성지 보존과 개발, 관리 주체로 능동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교구 내 각 본당에 순교자현양회를 구성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2027년 세계청년대회 때 교구를 찾을 전 세계 젊은이를 위해 성지를 소개하는 앱과 순례길 조성 등도 준비할 계획이다.
김 신부는 “순교자 현양 사업 활성화를 목말라했던 신자들과 학자들이 순교현양원 설립을 반기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교구 내 호남교회사연구소, 성지개발위원회 등과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협력을 통해 순교현양원 활동이 보다 시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