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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책갈필 넘기는 마음으로[우전-라정인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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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5-30 15:55 조회1,6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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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단비가 왔다.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 여기저기 연록색 새싹이 돋아나 봄의 향기와 온기가 물신 풍기고 있다.

나는 창밖으로 부터 스며오는 햇살아래 신앙인으로서 지나쳐버린 초심을 몹시도 그리워하며 옛날 그날들을 더듬어 본다.

나는 대체적으로 아침 눈이 뜨자 일단 성경 책갈피를 넘기면서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하느님을 내주라 모신 후 겹겹이 쌓인 세월 속에서 헤아려 보니 어느덧 삼십년의 세례식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미련한자는 그 미련으로 징계를 받는다. (잠언 1622(옛 성경) ) 했듯이 방대하고 헤아릴 수 없는 귀한 말씀 중에 첫 번째로 나에게 다가오는 이 구절이었고 내 마음속에 심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삶속에서 죄와 벌에 대한 회개가 늘 오고 가면서 염두에 두고 묵상을 해왔다. 죄를 범했을 때 양심의 가책과 자책감을 가지고 후회의 아픔이 바로 내 스스로 저지른 징계이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고 살아왔다. 나는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외국에서 살았다.

지난 어느 날이었다. k라는 친구가 나와 A(헝가리인)라는 친구를 초대를 했다. 나는 그 친구의 집을 방문을 했고 차를 마시면서 처음에는 독일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결국은 K친구는 우리말로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 불평을 가지고 고성이 되어 나의 조언을 바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배웅을 받으며 나왔다. 그리고 좁은 골목길에 출발하면서 알아들을 수없는 거친 말을 들은 A친구는 호기심으로 나에게 물어왔다. 나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지적하며 흥분상태에서 통역을 해주었다. 큰 길에 다가왔다. 나는 좌우로 분명히 살피고 가스를 밟았다. 그런데 갑자기 우 쪽에서 오는 차가 내차를 들어 받았다. 나의 잘못 본 탓이었다. 내차는 완전히 망가졌고 다행이도 나와 내 친구는 부상이 없었다. 그리고 흥분의 미련한 나이었다는 것을 순간 깨달았다. 상대방에서 물론 시시비비를 따지며 새로 뽑은 차인데 항의해왔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서 눈만 껌벅거리며 서 있었다. 마침 저만큼 서있던 경찰이 다가와서 그의 항의에 나를 방어해주었다. 그리고 엠블란스를 불을까 물어오고 A친구는 걱정이 되어 곁에서 자꾸만 되물었다. 나는 이미 나의 미련한 내 탓으로 받아드리고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회개를 했다. 회개 후 하느님과 더 가까워졌다는 상념에 사로잡혀 내 가슴속에 이미 뜨거운 기쁨이 넘치고 있었다. “너 미쳤니?” 할까보아 A친구 앞에서는 내 속마음을 자제를 했고 눈앞에 놓인 부서진 자동차도 물론 아쉬움이 없었다.

나는 공동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었다. 일을 하다 보니 때때로 서로의 의견이 다른 것이 싸이고 싸여서 각각의 주장을 앞세우다 결국은 소중한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두고 인간적인 감정의 싸움이 종종 있었다. 나는 그때 당시에 시골에 가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 성당의 매일미사에 다녔다. 하루는 미사의 영성체를 모시고 자리에 앉자 우리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서 봉헌했다. 공동체를 위해서 봉헌하기 전에 네 마음속에 평화가 있는지 들여다 보아라는 그 높은 분의 메시지를 받고 나는 곧장 내 자신의 속 깊은 곳을 훤히 들여다보았다. 평화보다 온갖 인간적인 생각의 죄가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고 나의 죄가 주마등처럼 뇌리에 가슴에 스치면서 곁 사람이 있다는 의식도 없이 회개를 통해 펑펑 울었다. 그리고 후에 물론 평화를 얻었고 혼자서 위안과 기쁨을 즐겼다. 그 후 공동체로 돌아와서 서로 부둥켜 얼싸안고 화해를 하고 죄가 많은 곳에 은총(로마 520)도 많다는 절감과 다짐을 누리는 체험을 했다.

내 삶의 현장에서 신앙인인 나에게 때때로 덮쳐오는 인간적인 외로움, 이웃의 소통과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세상 헛것에 지쳐 망설이고 넘어지고 있을 때, 소중한 일에 나른하고 유혹의 물듦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 어려운 봉사 일을 앞에 두고 이럴 때마다 일상적으로 이 말씀(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고후 514)으로 묵상하고 그리스도의 체험사랑에 매달리면서 극복했다. 그래서 그분께 늘 감사를 드리고 있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 이 말씀이 내 안에 연결고리가 되어 그분이 주는 참 평화를 누리게 되었는지 모른다.

나는 내일도 귀하고 소중한 성경 책갈피를 넘기는 소리의 지휘봉 하모니에 머문 지극한 사랑의 하느님 한 지체로서 살자고 다짐과 순응의 묵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