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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성사와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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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감실을 바라보며 여기계신 주님의 현존을 느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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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인 세실리아 작성일21-11-17 17:27 조회1,0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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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죄는 주일 미사를 거른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말없이 주일 미사를 빠졌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곤 합니다. 하느님이시라면 단순히 미사를 빠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먼저 무슨 일이 있어서 미사를 오지 못하였는지를 걱정하실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몸이 아픈 것은 아니었는지, 어려운 일이 생겨 마음에 실망과 미움이 가득 찬 것은 아니었는지를 살피며 그 안에서 무엇을 위로하여야 하는지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걱정하고 계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은 고해성사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여 줍니다. 고해성사는 심판자이신 하느님 앞에서 내 잘못을 벗어내는 것만이 아니라, 자비로우신 아버지께 돌아와 우리의 약함을 의탁하며 도움을 얻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는 하느님을 인격적인 존재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살고 죽으심은 이를 가장 완전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도 역시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미사를 통하여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그분께서 빵으로 오셨다는 것에서 저는 친근함을 느낍니다. 우리가 식사를 같이하면서 가까운 관계가 되듯이, 같은 빵을 나누어 먹으면서 그리고 빵으로 오신 예수님을 내 안에 받아 모시면서 그 분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음을 믿고 감사히 받아드립니다.

이처럼 인격적인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하여, 이 미사를 드리기 전에 먼저 감실을 바라보시라고 제안합니다. 우리가 미사를 오지 않았을 때 그분께서 우리를 걱정하시며 바라보신다면, 우리가 미사를 올 때 그분은 반갑게 우리를 기다리시다 맞이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며 주님께서 계시는 곳을 감실이라고 봅니다.

감실은 본래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과 병자들에게 모시고 갈 성체를 보관하기 위한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성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현존하신다는 신앙이 깊어지면서 우리는 감실 안에서 주님께서 우리를 언제나 기다리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미사 밖에서도 주님의 현존을 느끼며 침묵 속에 주님을 경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성체의 공경은 미사와 이루는 관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미사를 드리러 와서, 그 전에 감실을 바라보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입니다. 성당에 와서 먼저 주님께 인사를 드려보십시오. 그동안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를 주님께 아뢰며, 주님은 어떻게 지내셨는지를 물어보십시오.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느끼며 그분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십시오.

미사 안에서 우리는 다시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몸과 피를 내 안에 모시게 될 것입니다. 그 시간이 어색하지 않게, 주님과 가까운 마음을 유지하십시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언제나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기쁘게 주님을 다시 만나도록 합시다.<박찬희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