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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의 모범적 미디어 사목[가톨릭신문 201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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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01-30 조회 34,916회

본문

미디어 시대 미디어 사목

“시대 변해도 복음 전하기 위한 소통 본질 잃지 말아야”

발행일2019-01-20 [제3129호, 10면]

현대는 미디어 시대이다. 과학 문명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소통의 방식뿐만 아니라 소통 자체를 변화시킨다. 교회의 사목과 복음화의 노력은 미디어의 발달과 새로운 소통 방식에 적응해 왔다. 디지털 미디어와 네트워크의 시대인 오늘날, 새로운 미디어와 소통 방식을 익히고 활용하는 것은 교회의 소명이다. 미디어 사목에 대한 교회의 노력을 점검하고 미디어를 사목과 복음화에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 미디어는 은총의 선물

교회는 처음부터 소통을 그 본질로 한다. 교회가 신앙을 고백하는 하느님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서로 소통하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이시다. 교회는 자신이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온 인류에게 전하는 소통의 사명을 받았다. 그리고 교회는 시초부터 말과 표양으로 사람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전해 왔고, 나아가 그 자체로 훌륭한 미디어인 글과 책으로 사람들과 소통했다. 성경은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미디어였다.

교회가 미디어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고 신학적으로 성찰한 것은 매스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사회매체교령」을 통해 미디어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교회는 복음화의 모든 활동에 필요하다면 어떤 미디어든지 사용하고 소유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표명했다.

이후 발표된 사목훈령 「일치와 발전」(1971), 「새로운 시대」(1992), 「커뮤니케이션 윤리」(2000), 「교회와 인터넷」(2002), 「인터넷 윤리」(2002), 「급속한 발전」(2005) 등을 통해 새로운 소통 방식의 발전에 따른 교회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했다.


□ 미디어 환경 변화와 한국교회의 미디어 활용 노력

현대 세계와 사회의 미디어 환경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디지털 미디어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PC와 인터넷의 등장은 이전의 소통 방식과는 달리 고도로 효율적인 미디어 작업 환경을 만들고 빠른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IT 강국인 한국은 디지털 정보처리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이 결합돼 시작된 새로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를 주도했다. 한국 천주교회 역시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사목과 복음화의 정보화와 전산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유일한 교회 행정 전산망인 ‘양업시스템’이 1998년 서울대교구에서 시작돼 2008년 전국 통합 개통했고, 각 본당과 수도회 등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 사목이 활기를 띠었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1990년대 말 이후 한국 천주교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사목과 복음화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또 다른 변화를 보인다. 모바일이 대세를 이루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이른바 소셜미디어, SNS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이끌었다. 초기의 인터넷이 구축한 사이버 공간은 이로써 크게 확대됐고, 이에 따라서 사이버 공간의 복음화에 대한 사목적 대응이 더 큰 과제로 등장했다.


□ 교회 미디어 활용에 있어서의 과제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따른 미디어 환경과 소통 방식의 변화는 급속하게 이뤄진다. 교회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단순히 변화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복음적 소통의 본질적 요소들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회가 미디어와 소통에 대해 유의해야 할 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교회는 새로운 미디어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져오는 본질적인 변화를 유념해야 한다. 미디어의 변화는 도구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소통 방식의 변화는 생활 양식과 사고 방식, 신앙 의식까지 총체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미디어의 변화를 단지 수단과 도구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공유와 참여, 개방의 정신을 일컫는 웹 2.0 또는 극단적 개인화로 예상됐던 웹 3.0 등으로 불리우는 시대 정신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새로운 미디어와 소통 방식의 요소들뿐만 아니라, 이른바 아날로그 방식의 대면 커뮤니케이션, 글과 책, 잡지 등 인쇄 매체를 활용한 소통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비록 새로운 미디어와 소통 방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지만 고령 신자층은 아날로그 방식의 소통 방식에 익숙하다. 어떤 면에서 오히려 대부분의 신자층은 차가운 디지털 미디어보다는 인격적 차원이 좀 더 강조되는 아날로그 방식의 소통에 더 애착을 갖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교회는 새로운 미디어와 첨단 소통 방식에 적응하는 동시에 이미 사람들의 몸에 배어 있는 이전의 소통 방식 역시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전주교구의 모범적 미디어 사목

교구 사목, 신자들과 공유 위해
주보·계간지·유튜브 방송 운영


전주교구의 미디어 사목은 입체적이다. 인쇄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의 광범위한 활용, 글쓰기와 그림 및 영상 등의 공모전, 평신도 전문가 양성 등은 교구의 미디어 활용뿐만 아니라 교구민들 전체의 참여·공유의 시대 정신을 구현한다.

미디어 사목의 우선 목표는 교구 사목 방향을 교구민들이 공유하는 데 있다. 전주교구 홍보국장 송광섭 신부는 “교구 사목 방향을 사목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공유하는 데 우선적인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교구 매체인 주보 「숲정이」, 계간지 「쌍백합」에는 교구 사목 지표를 알리는 기획 기사들이 마련된다. 디지털 미디어인 교구 홈페이지와 유튜브 전주교구 채널 역시 신자들이 교구의 사목 방향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획을 마련한다.

또 다른 지향점은 참여와 공유, 개방이라는 시대 정신과 상통한다. 송 신부는 “교구의 교육이나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것들을 본당에서 직접 시도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들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각종 인쇄물, 사진과 포럼 자료 등이 아낌없이 제공되고, 이를 바탕으로 교구의 프로그램들이 본당으로 확산되도록 한다.
 

전주교구 기자단, 영상기자단, 가톨릭사진가회 단원과 회원들은 교구 미디어 사목의 손발이다. 출사 도중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가톨릭사진가회 회원들.전주교구 홍보국 제공

신앙체험수기, 독후감, 복음화(그림), 가톨릭영상 등 미디어 종류별로 마련되는 공모전은 신자들의 참여를 적극 이끌어 낸다. 이러한 공모전들을 접하는 교구민들은 미디어들을 통한 복음화의 노력에 동참하게 된다.

교구 미디어 사목의 손발은 분야별로 양성되는 봉사자들이다. 교구 기자단과 영상기자단, 가톨릭사진가회 회원들의 몫이 크다. 교구 내 모든 행사들은 이들의 손에 의해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기록된다. 교구 ‘미디어아카데미’ 등 양성 프로그램은 이들을 질적으로 성숙시키고 활동 영역을 확대해 준다.

송 신부는 콘텐츠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많은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재미난 콘텐츠들을 많이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