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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국‘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관한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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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1-13 09:01 조회2,6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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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경신성사성

공문 번호 602/20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관한 공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해마다 연중 제3주일에 지내도록 제정하신 ‘하느님의 말씀 주일’1)은 사목자와 신자 모두에게 하느님의 말씀과 전례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성경이 지니는 중요성과 가치를 다음과 같이 일깨워 준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 가운데 계시면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를 길러 주시는 주님 현존에서 힘을 얻어 역사의 순례길을 걸어가는 한 백성이다. 성경에 봉헌된 하루는 그저 하나의 연중행사가 아니라, 한 해 전체를 위한 행사여야 한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성경을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을 더 잘 알고 더욱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 안에서 끊임없이 말씀과 빵을 나누어 주는 분이시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성경을 꾸준히 가까이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수없이 많은 형태로 눈이 먼 채, 감은 눈과 냉담한 마음만 지니게 될 뿐이다.”2)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일부 교회 문서들3)과 특히 「미사 독서 목록 지침」(Ordo Lectionum Missae, Praenotanda)을 다시 한번 읽어볼 좋은 기회이다. 이러한 문서들에는 미사에서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에 관한 신학적 예식적 사목적 원칙들이 종합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 원칙들은 모든 다른 전례 거행(성사, 준성사, 시간 전례)에서도 유효하다. 

1. 전례 안에서 선포되는 성경 독서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그리스도께서 친히 당신 복음을 선포하신다.4) 그리스도께서는 구약이든 신약이든 모든 성경의 중심이자 완성이시다.5) 말씀 전례의 정점인 복음 경청은6) 몸짓과 환호송뿐만 아니라 『복음집』을 통해 표현되는7) 특별한 공경8)을 그 특징으로 한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적합한 예식 방식들 가운데 하나로, 『복음집』을 입당 행렬 때 들고 가거나9) 행렬 없이 『복음집』을 제대 위에 놓아둘 수 있다.10) 

2. 교회가 『독서집』 안에 배정한 성경 독서들의 순서는 하느님 말씀 전체를 이해하는 길을 열어 준다.11) 따라서 제시된 독서들은 대체하거나 삭제하지 말고 반드시 존중해야 하며 전례용으로 승인받은 성경 본문을 사용해야 한다.12)『독서집』 본문의 선포는 이를 듣는 모든 신자 사이에 일치의 유대를 형성한다. 말씀 전례의 구조와 목적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신자 회중이 하느님의 구원 말씀을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13)

3. 기도하는 교회의 응답인 시편 화답송은 노래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14)  따라서 모든 공동체 안에 시편 담당자의 역할을 증진해야 한다.15)

4. 강론은 전례주년의 흐름 안에서 성경 독서들로 시작하여 신앙의 신비와 그리스도교 삶의 규범을 해설한다.16)  “모든 이가 성경을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중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목자에게 있다. 성경은 하느님 백성의 책이기에, 말씀의 봉사자로 부름받은 이들은 자신이 맡은 공동체가 성경에 맛들이게 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17)  주교, 신부, 부제는 교회가 제안하는 수단들을 활용하여 각별한 헌신으로 이 직무를 수행할 임무가 있음을 느껴야 한다.18)

5. 묵상에 도움이 되어 듣는 이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게 해 주는 침묵에 각별한 중요성이 부여된다.19)

6. 교회는 회중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사람들인 사제와 부제와 독서자에게 언제나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 이러한 직무를 위해서는 모든 즉흥성을 지양하고20) 특별한 내적 외적 준비, 선포할 [성경] 본문에 대한 친숙함, 선포 방식에 대한 필수적인 연습이 요구된다. 독서 전에 간결하면서도 알맞은 권고를 할 수 있다.21)

7. 하느님 말씀이 지닌 가치 때문에 교회는 말씀 선포가 이루어지는 독서대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한다.22)  독서대는 기능적 비품이 아니라 제대와 조화를 이루어 하느님 말씀의 존엄성에 어울리는 장소이다. 실제로 우리가 하느님 말씀의 식탁과 그리스도 몸의 식탁이라고 말할 때에 이는 독서대와 제대 모두를, 특히 제대를 말하는 것이다.23)  독서대에서는 오로지 독서, 시편 화답송, 파스카 찬송만을 한다. 그리고 강론과 보편 지향 기도도 독서대에서 할 수 있다. 반면에, 해설, 공지, 성가 지휘를 위하여 독서대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24)

8. 성경 본문을 담고 있는 책들은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신비에 대한 공경을 듣는 이들에게 불러일으킨다.25)  그러한 까닭에, 우리는 이러한 책들의 자료적 가치와 선용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청한다. 전례서들을 대신하여 소책자, 복사본, 다른 사목적 보조 수단에 의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26)

9. 하느님의 말씀 주일의 준비 기간 또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기간에, 전례 거행에서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 모임을 증진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는 교회가 기도 안에서 연속 독서, 준연속 독서, 예형론적 독서를 통하여 성경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한 해 동안 그리고 그 시기별로 다양한 성경 독서의 전례적 배분에 대한 기준과 주일과 평일 미사 독서 구성에 대하여 설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27)

10. 또한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성경과 시간 전례, 성무일도의 시편 기도와 찬미가, 성경 독서 사이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이다. 이는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의 공동체 거행을 권장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28)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증인인 많은 성인들 가운데에서, 예로니모 성인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그의 커다란 사랑 때문에 모범으로 제시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근 말씀대로, “학자이자 번역가이자 주석가인” 예로니모 성인은 “지칠 줄 모르는 활동”을 펼쳤고, “성경에 대한 깊은 지식, 성경의 가르침을 알리고자 하는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예로니모는 성경을 경청함으로써 자기 자신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하느님과 형제자매들의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였다.”29)

이 공지의 목적은, 우리 신앙인의 삶에서 성경의 중요성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의 빛으로 다시금 일깨우고자 하는 데에 있다. 이는 하느님과 생생하고 항구한 대화의 자리가 되는 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경의 울림에서부터 시작된다. “무엇보다도 성찬례에서 경청하고 거행하는 하느님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을 기르며 그들에게 내적인 힘을 주어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복음의 참다운 증인이 되도록 한다.”30) 

 

2020년 12월 17일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 로베르 사라 추기경
차관 아서 로시 대주교

1) 프란치스코, 자의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Aperuit Illis), 2019.9.30.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61호(2020),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8면 참조.
2)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8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 1965.11.18., 25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글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7(제3판), 198면: “모든 성직자, 특히 그리스도의 사제들과 다른 이들, 곧 부제나 교리 교사들처럼 위임받아 말씀의 봉사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 누구도 ‘하느님의 말씀을 겉으로만 전하고 속으로 경청하지 않는 빈 설교자’가 되지 않도록 꾸준한 영적 독서와 진지한 공부로 성경에 몰두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신자들과 더불어 하느님의 말씀의 한없는 보화를, 특히 거룩한 전례 안에서 나누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신자, 특히 수도자들이 성경을 자주 읽음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필리 3,8)를 얻도록 강력하고 각별하게 권고한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3) 계시 헌장; 베네딕토 16세, 교황 권고 「주님의 말씀」(Verbum Domini), 2010.9.30.,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1(제1판).
4)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 1963.12.4., 7.33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29-30.39-40면;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Institutio Generalis Missalis Romani), 2008(제3표준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8(제1판), 29항; 「미사 독서 목록 지침」(Ordo Lectionum Missae, Praenotanda), 1981(제2표준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8(제1판), 12항 참조.
5) 「미사 독서 목록 지침」, 5항 참조.
6)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0항; 「미사 독서 목록 지침」, 5항 참조.
7) 「미사 독서 목록 지침」, 36.113항 참조.
8) 「미사 독서 목록 지침」, 17항; 「주교 예절서」(Caeremoniale Episcoporum), 74항 참조.
9)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20.133항 참조. 
10)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17항 참조.
11)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57항; 「미사 독서 목록 지침」, 60항 참조.
12) 「미사 독서 목록 지침」, 12.14.37.111항 참조.
13) 「미사 독서 목록 지침」, 45항 참조.
14)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1항; 「미사 독서 목록 지침」, 19-20항 참조.
15) 「미사 독서 목록 지침」, 56항 참조.
16) 「미사 독서 목록 지침」, 24항; 경신성사성, 「강론 지침」(Direttorio Omiletico), 2014.6.29.,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5(제1판), 16항 참조.
17)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5항; 「강론 지침」, 26항.
18)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2013.11.2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4(제2판), 135-144항; 「강론 지침」 참조.
19)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56항; 「미사 독서 목록 지침」, 28항 참조.
20) 「 미사 독서 목록 지침」, 14, 49항 참조.
21) 「 미사 독서 목록 지침」, 15, 42항 참조.
22)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09항; 「미사 독서 목록 지침」, 16항 참조.
23) 「미사 독서 목록 지침」, 32항 참조.
24) 「미사 독서 목록 지침」, 33항 참조.
25) 「미사 독서 목록 지침」, 35항; 「주교 예절서」, 115항 참조.
26) 「미사 독서 목록 지침」, 37항 참조.
27) 「미사 독서 목록 지침」, 58-110항; 「강론 지침」, 37-156항. 
28) 「성무일도 총지침」(Institutio generalis de Liturgia Horarum), 1971.4.11., 140항, 「성무일도 I」,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0(제1판), 71면: “옛 전통에 따라 전례에서, 미사 성제뿐만 아니라 성무일도에서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공적으로 행하는 성경 독서에 최대의 중요성을 두어야 한다. 성경 독서는 개인의 선택이나 영적 취향에 따라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가 일년의 주기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모든 신비 …… 를 펼쳐 보인다. …… 전례 거행에서는 성경 독서에 언제나 기도가 수반된다.”
29) 프란치스코, 예로니모 성인의 선종 1600주년 교황 교서 「성경에 대한 애정」(Scripturae Sacrae Affectus), 2020.9.30. 참조.
30) 「복음의 기쁨」, 174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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