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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예수성탄대축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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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1-12-21 00:00 조회2,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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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사람은 실재보다는 꿈으로 살아갑니다. 동물은 밥이 있고 짝과 둥지가 있으면 그만이지만, 인간은 그 너머 어딘가를 향한 꿈과 이상이 있어야 사람의 모습을 하고 살 수 있습니다. 그 <너머>라고 한 것은 반드시 공간적인 의미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내가 어떤 처지에 있든 상관없이, 나는 항상 그보다는 나은 처지를 꿈꿀 수 있을 때, 그 때에만 나는 자유의 숨을 쉬고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 같은 분이셨다…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요한 1장 : 성탄 낮 미사 복음에서). 인류 역사상 이렇게 장대한 꿈의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이렇게 간단히(?) 이어주는 선언도 없었습니다. 이제 인간은 사람이 되신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 곧 하느님처럼 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되신 그 말씀께서는 인간의 꿈을 서슴없이 하느님의 높이에까지 올려 주십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 5,48). 과연,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이 되신 것은 사람의 자녀들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해 주시려는 것이라고 옛 교부들은 가르치셨습니다. 

 

 기쁜 소식은 바로 이것입니다. “반가와라. 기쁜 소식을 안고 산등성이를 달려오는 저 발길이여!”(이사 52, : 성탄 낮 미사 제1독서에서). 모든 예언을 완성하고 기쁜 소식의 정수가 되신 분은 바로 하느님의 아들 그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번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마지막 시대에 와서는 당신의 아들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그 아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찬란한 빛이시요, 하느님의 본질을 그대로 간직하신 분이시며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 주셨고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신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히브 1,1-3).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하늘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히브 4,14), 곧 우리를 위해서 변호해 주실 분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제는 연약한 우리의 사정을 몰라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일에 유혹을 받으신 분입니다”(히브 4,15).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처지에 있든지, 용기를 내어 하느님 은총의 옥좌로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나 하나와 인류 전체는 이 분께 대한 믿음 하나만으로 결코 우리를 속이지 않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는 이미 “이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