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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의 작은 교회 공소를 찾아서(7)

묵주기도 소리가 어둠을 뚫고, 빛으로 맞이하는 동막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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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05-08 조회 2,332회

본문

 

1.동막공소 전경
2.1986년 5월 2일 동막천주교회 축성식

3.동막공소 신자들 단체사진​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공소의 어스름한 새벽녘, 신자들의 묵주기도 소리는 어둠을 뚫고 환한 빛으로 주님을 맞이한다. 공소 미사가 있는 날이면 동막공소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동막공소는 배재에서 수류로 본당을 옮긴 라크루 신부 재임 때인 1897년에 설립되었다. 이중호(요한, 현 공소회장) 형제는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순창 회문산으로 피신했던 교우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공소가 되었는데, 원래 공소자리는 동쪽으로 약 1Km 산속에 위치해 있었어요. 6.25 전쟁 이후 이곳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지요. 제가 15~16세 때 신부님이 방문하시는 날이면 능교공소에 가서 신부님의 짐 가방을 짊어지고 산길을 넘어 다녔답니다.”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 시절, 교우 집이 40여 세대 정도 되었다. 그리고 요한 형제의 아버지는 목수였는데, 집을 지을 때 일부러 집안에 제대를 만들어 놓고 신부님께서 오시면 미사를 드리실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판공성사를 주실 때는 신부님이 엄하셔서 천주교 요리문답을 외워야 했고 그나마도 못 외우면 밤을 새워 외운 후 성사를 보던 기억이 난다고 한다. 

1957년, 공소 부회장이던 김재열(안토니오) 형제의 주선으로 공소 건물을 신축하기로 결정하여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서로가 도와가며 신축에 협력하였다. 특히 그 당시 목수였던 이종문(마지아), 이종섭(요셉), 이철호(말구), 오삼봉(발도로메오) 형제들이 발 벗고 나서서 6개월 만에 준공을 하고 축성식을 가졌다. 그리고 1986년 낡은 공소 건물을 철거하고 벽돌 건물로 다시 신축하여 지금의 동막공소가 되었다.
신자분들은 미사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지난 후, 공소 옆 마을회관으로 삼삼오오 모여드신다. 공소에는 기도할 수 있는 방이 없어 마을회관에 모여 묵주기도도 바치고, 레지오 회합도 진행하고 있다. 최귀님(골롬바) 자매는 “옛날, 공소가 신자들로 북적였을 때는 아이가 태어나면 공소회장이 유아세례를 주고, 공소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었죠. 그리고 주님 부활 대축일이나 주님 성탄 대축일 때에는 주일학교 아이들이 율동과 노래를, 청년들은 연극을 하였고, 신자들과 함께 행운권 추첨도 했었는데 지금은 본당에서 추첨 상품으로 냉장고도 주고 TV도 주고 세탁기도 주지만 그때는 괭이, 호미, 낫 같은 농기구나 플라스틱 그릇이 인기였어요.”라며 말한다. 또한 공소 신자들은 혼배나 장례가 있을 시에는 모두가 내 집안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었고 본당에서 신부님을 모셔와 공소에서 혼배 미사와 장례 미사를 드렸다고 한다. 재미있는 일화로 주일에는 어른들이 먼저 모여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아이들은 공소 예절만 참여하게 했는데 꼭 공소 예절을 할 때쯤 만화영화를 방영하는 시간대라 참여하는 아이들이 적어 어른들이 상의하여 공소 예절을 먼저 하고 묵주기도를 나중에 하기로 하면서 아이들이 공소예절 후 만화영화를 시청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도 한다.
지금은 20여 세대의 신자들이 살고 있지만 레지오 기도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으며, 성체가 모셔져 있어 지속적인 성체조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 칠보성당에서 예전 공소 순례길을 복원하는데 이중호(요한) 형제가 길잡이를 하고 있는데 요한 형제는 생전에 복원할 수 있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한다. 또한 신앙의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많은 순례자들이 직접 걸어봄으로써 선조들의 신앙을 체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취재 : 송병근 기자(교구 기자단), 사진 : 최기우, 전미자(교구 가톨릭사진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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