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2009년 봉헌 생활의 날(2월 2일)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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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1-29 00:00 조회5,44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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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봉헌 생활의 날 담화문
봉헌생활의 날(2월 2일)은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 이들을 기억하고 격려하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성탄 후 40일째인 이 날은 성모 마리아와 요셉 성인께서 율법대로 아기 예수를 성전에 바친 것을 기념하는 주님 봉헌축일(루카 2,22-38)입니다. 교회는 이날 수도회ㆍ사도생활단ㆍ재속회ㆍ은수생활ㆍ동정녀회 등에 몸담고 있는 이들, 특히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하느님을 증거하는 수도자들을 기억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울러 봉헌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스스로도 자신의 봉헌을 새롭게 하여 주님과 교회, 세상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수도생활을 잘 모르는 이들은 수도자하면 세상 사람들의 삶과 분리된 다른 특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도생활은 일반 신자들의 삶과 결코 동떨어진 다른 삶이 아닙니다. 그 시작에서부터 수도생활은 “보다 더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고자”하는 의도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철저하게 따르는 삶은 기도와 수행, 이웃을 향한 봉사와 복음 전파의 구체적인 삶으로 드러났으며, 교회의 역사 안에서 나무의 뿌리와 같이 영적인 자양분을 교회에 제공하고, 소외된 이웃을 도우며, 선교를 통해 복음의 씨앗을 뿌려왔습니다. 따라서 수도생활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이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 눈에 보이는 모델이며 또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날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교회 내에서 오늘날 수도회가 해야 할 역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수도회는 외적인 성장과 조화를 이루는 내적인 성장을 위해 영적으로 메말라 가는 현대인들의 “영적 샘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도회는 신자들이 쉽게 수도원을 방문하여 함께 기도나 피정을 할 수 있도록 수도회의 문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남녀 수도회와 주교회의에서 발행한 “영혼의 쉼터(전국 피정의 집 안내서)”나 “참 신앙 살아보기(신자들의 신앙체험 안내서)”는 이를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봉헌된 생활을 하는 이들은 더 집중하여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참된 봉사를 실천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요즘 한국 사회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 노동자, 새터민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환경 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신자들과 청소년들이 사회봉사 체험을 통해 가난한 이웃 안에 계신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봉사 체험의 장(場)"도 열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한국교회도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건너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한국의 수도회와 선교회가 앞장서 해외 선교, 특별히 아시아 선교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봉헌된 삶을 사는 이들이 나누는 사랑의 삶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도록 먼저 수도자 자신이 복음의 정신을 보다 더 철저히 살아가야 하고, 각 수도공동체의 고유한 은사를 우리 시대에 맞게 실천에 옮겨 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이 땅에 수도생활이 시작된지도 벌써 120년(1888년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활동을 시작)이 넘었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남자 수도회(1909년 성 베네딕도 수도원이 활동을 시작)가 한국에 진출한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지난 100여년을 되돌아보며 먼저 수도회와 봉헌생활을 하는 이들 스스로가 자신을 성찰하고 내적 쇄신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교회의 성장을 위해 교구와 수도회가 더욱 긴밀한 협조하여 신자들의 영성 강화와 복음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2월 2일
한국 남자 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이형우 시몬베드로 아빠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