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

천주교 전주교구 설정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

로그인

기도와 전례

SNS 공유하기

성서의 기도 4 – 신약성경의 기도 2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2-08-24 조회 175회

본문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라고 가르치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친히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취하시고 당신이 직접 기도하심으로써 우리도 예수님처럼 기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인간의 모습을 취하시고 세상에 계셨기 때문에 그분께서도 역시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여러 가지 요소들에 직면하셨습니다. 광야의 유혹(마르 1,12-13; 마태 4,1-11; 루카 4,1-13) 이야기에서 우리가 본 것처럼, 그분도 광야에서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결핍(배고픔으로 대표되는)과 인간적인 욕구들 사이에서 유혹과 고통을 받으셨지만 결코 하느님과의 연결고리인 기도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때로는 광야처럼 척박하게 느껴지는 현실 안에서 자칫 하느님을 놓칠 수 있는 유혹 중에도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그분처럼 유혹과 고통 중에서도 하느님을 붙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머리 누일 곳조차 없이 분주하게 사명을 수행하셨던 공생활 중에도 그분께서는 따로 한적한 장소를 찾으신다던가(마르 6,32; 마태 14,13; 루카 4,42 참조), 혹은 산 위에서 기도하기도 하셨습니다(마르 6,46; 마태 14,23; 루카 6,12 참조). 또 새벽이나(마르 1,35), 때로는 날이 저물어가는 시간까지(마태 14,23) 혹은 밤을 새우며(루카 6,12) 기도하기도 하셨는데 이는 세상에서 주어진 시간 가운데 일정 부분은 반드시 하느님과 단둘이 보내며 다시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힘과 위로를 얻으려는 예수님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상의 사명을 완수하시면서 기도가 이어주는 아버지와 아드님 간의 친교는 더욱더 깊어져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자신있게 부르셨고(마르 14,36), 예수님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도 예수님과 똑같이 ‘아빠’ 하느님과 기도로써 친밀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렇듯이 예수님의 삶 전체가 곧 기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분의 지상 생활의 모습은 기도가 그 출발점이고 자신을 재정비하고 힘을 얻는 에너지원이었으며, 분주한 공생활 중에 주어지는 아버지로부터 위로를 얻는 휴식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바쁘신 와중에도 반드시 하느님과 따로 시간을 내어 기도하셨습니다. 그 시간에 예수님께서 어떤 기도를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바로 기도는 ‘따로 시간을 내는 것’부터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할 수 있음에도 오로지 하느님과 나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기도의 시작이며 그 자체가 훌륭한 기도라는 것입니다. 그 시간에 아름다운 성가나 좋은 말마디 하나 없이 오직 침묵만 있어도 좋습니다. 때로 너무 피곤하신 중에 기도를 하신다면 주무셔도 좋습니다. 잠자리에서 편하게 잘 수 있는데도 따로 시간을 내어 당신과 함께 하다가 잠든 자녀를 하느님께서는 사랑과 연민의 눈으로 봐주실 것입니다. 바로 지금, 따로 시간을 내세요. 하느님께서는 여러분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 

이상욱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