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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의 기도 3 – 공관복음서의 기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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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8-24 조회 2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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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예수님의 삶 안에서 특히 중요한 순간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루카복음에서 상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탄생 예고(루카 1,13.31 참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심(루카 2,22-38 참조), 공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세례(루카 3,21-22 참조), 메시아로서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루카 9,18-21 참조), 수난과 죽음의 순간(루카 23,26-49 참조) 등, 이 모든 사건들이 기도와 연결되어 나타납니다. 이 밖에도 열두 제자를 뽑으시기 전(루카 6,12-16 참조), 기적을 행하실 때(루카 9, 16 참조), 주님의 기도를 가르치시기 전(루카 11,1 참조)에도 기도와 함께 하셨습니다. 이렇듯이 예수님께서는 항상 기도 안에서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셨고, 무엇보다 가장 고통스러운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서 본인의 인간적인 괴로움과 고통을 기도로써 누르며 아버지의 뜻을 따르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 바치신 기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기도의 모습입니다. 

또한 기도는 때로 믿음과 연결되거나(마르 9,29; 11,24 참조), 용서와 연결되어(마르 11,25 참조) 마르코복음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위한 장소에서 기도와 거리가 멀거나 때로는 현세적 이익을 위한 속임수 같은 기도와 정반대 되는 행위가 만연하다는 것을 강하게 질책하시면서 성전이 ‘모든 민족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고 강조하십니다. 

공관복음서에서 기도는 곧 믿음의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마음에 의심을 품지 않고 자기가 말한 대로 되리라고 믿기만 하면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마르 11,23 공동번역 성서)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 믿음이 먼저이며, 믿음이 없이는 하느님과 가까워질 수 없고, 그분의 은총을 체험할 수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믿음이 없이는 기도할 수 없지만 기도로써 믿음이 더 깊어지기도 한다고(마태 9,22; 마르 5,36; 루카 8,48 참조) 알려주셨습니다. 

기도하는 이는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기 때문에(마태 6,6 참조), 필요한 것은 그분께서 반드시 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마태 7,7; 마르 11,23; 루카 8,50 참조). 따라서 하느님을 모르는 이방인들처럼 기도할 때에 빈말을 되풀이한다거나(마태 6,7 참조), 오직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도를 남들에게 보이려고 오래 끄는 것은 옳지 못한 것입니다(마르 12,40 참조). 예수님께서 한적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듯이(루카 6,12 참조) 오로지 기도를 하는 나와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느님만을 생각하며 그 외의 다른 것들을 배제하라는 의미로 예수님께서는 “골방에서”(마태 6,6) 기도할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리사이와 함께 기도할 때 그저 죄 많은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한 어느 세리의 기도(루카 18,10-14 참조)처럼 기도는 끈기를 가지고 성실하게 바쳐야 하는데, 끈기와 성실함은 나를 낮추는 겸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오직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자신을 맡기고 문이 열릴 때까지 두드리는 마음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상욱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