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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기도 4 – 신약성경의 기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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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6-02 조회 2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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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기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친밀한 대화이고 대부분의 경우 왕이나 예언자 등의 중재자를 통해 보다 통일되고 일치된 형태로 하느님께 드렸으며 이러한 특징은 유배라는 커다란 위기를 겪으면서 더욱 부각되어, 엄격하게 통일된 전례 안에서 기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기도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호부터는 신약성경에서는 기도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신약의 기도는 말 그대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행적으로 보여주신 가르침에 온전히 집중되어 있습니다. 구약성경의 기도를 다루는 첫 번째 부분에서 기도를 하느님과의 대화와 친교라고 정의했는데, 만약 그렇다면 아버지 하느님과 영적인 대화로써 누구보다도 깊은 친교를 이루셨던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 안에서 기도의 모범을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의 기도와 차이점이 있다면, 구약의 백성들은 오직 아버지 하느님께만 기도를 집중하여 드린 반면, 신약의 백성들은 예수님께도 아버지와 똑같은 기도를 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사도 7,59-60). 구약의 백성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선택받은 이들을 위한’ 신이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몸소 한 백성을 선택하셨고 자신들이 바로 그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기도할 수 있는 특권은 자신들에게 우선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상 유대인과 헬라인의 차별은 없습니다. 그분은 모든 이에게 똑같이 주님이시고 주님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부한 은혜를 베푸시기 때문입니다”(로마 10,12; 1코린 1,2; 2코린 12,8; 1티모 1,12 참조)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이제 하느님께 모든 이가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셔서 그렇게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와 가지신 관계를 바탕으로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할 수 있도록 초대하셨습니다(마르 14,36; 루카 11,2; 갈라 4,6; 로마 8,15). 또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며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기도하라 명하셨고, 그렇게 모든 이는 하느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가장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요한 14,13; 15,16; 16,23-26 참조). 

우리에게는 때때로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적절한 방법을 몰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간절한 마음에 어울리지 않는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에 나타나는 기도의 또 하나의 독특한 특징은 바로 성령의 움직이심입니다. 성령께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는 우리를 대신해서 기도해 주시고(로마 8,26-27 참조),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 안에서 바르게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로마 8,14-16; 에페 6,18; 유다 1,20 참조).

지금까지 알아본 바를 바탕으로 신약성경 전반에 등장하는 기도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의해 보자면 ‘하느님께서 가르쳐 주시고, 하느님께서 함께 해주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나의 기도가 충분치 않다고 느껴지셔서 ‘이런 기도를 해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아무 염려 마시고 계속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부족한 기도를 항상 하느님(성령)께서 함께 해주고 계시니까요. ​ 

이상욱 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