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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현양 특강 지상중계 <1>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가톨릭신문 2009-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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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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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실천하며 순종·복종으로 살자
‘보통사람’이지만 목숨걸고 신앙 증거한
순교자의 ‘변화된 삶’ 본받고 기도해야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주관, 103위 시성 25주년 기념 ‘화해·나눔·증거의 축제’ 순교자 현양 특강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9월 3~17일 매주 목요일 오후 2~4시 열린다. 이병호·조규만·박정일 주교가 각각 강사로 나서는 이번 특강의 내용을 요약,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순교자’의 ‘순’자는 ‘죽을 순(殉)’자를 씁니다. 하지만 순교라는 의미는 꼭 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인 혹은 증거자, 즉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하는 것도 순교인 것입니다.

사도들의 증언 위에 세워진 우리 교회 위에 지금 우리가 들어와 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증언하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여러분에게도 별별 일이 다 있었듯 그들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도들 모두에게는 감격적이고 결정적인 일들이 있었으며, 죽기 아니면 살기로 예수님을 붙들고 살았습니다.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증인 중에서도 목숨으로 하느님을 증거한 가장 또렷한 증인일 것입니다. 하지만 살면서 어려움을 참아내는 것 또한 매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 사람은 무슨 고민이 있겠어’하고 여겨지는 사람 또한 안으로 들어가면 사연은 구구절절합니다.

순교자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합시다. ‘순교자성월’이란 순교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보통사람인 그들을 증언하게 만드신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베드로 뿐 아니라 열두 제자 모두는 우리와 무척이나 비슷한 인간들이었습니다.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하고 묻자 예수님은 그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하고 대답하셨습니다. 베드로가 다시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주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하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주님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치겠다고 말한 제자 베드로는 새벽닭이 울기 전에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베드로처럼 ‘지금’에서 ‘나중’을 향하며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고 가신 사랑의 구체적 표현인 ‘용서’를 실천하며 순종과 복종으로 살면 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같습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얼굴들은 모두 ‘우리’의 다른 모습들입니다. 사마리아 여인, 막달라 마리아 또한 모두 우리의 또 다른 얼굴들입니다. 순교자성월에는 이처럼 하루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순교자들이 변화된 것처럼, 나 또한 그렇게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해야하는 것입니다.

 

 

정리 오혜민 기자


[사진설명]
이병호 주교는 순교자성월을 맞아 ‘보통사람’이었던 순교자들이 목숨을 걸고 신앙을 증거했던 것처럼 ‘변화’되기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