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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차 세계이민의 날, 이주민 체육대회_글 : 오안라, 사진 : 송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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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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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자산성지 잔디광장이 오랜만에 즐거운 함성으로 가득하다. 줄다리기를 하며 내지르는 이주민들과 가족들의 함성이다. 4월 26일(주일) 교구 이주사목국(국장=김창신 신부)이 도내 이주민 공동체 친교의 장으로 마련한 이주민 체육대회의 흥겨운 모습이다. 잔디광장주변을 드라이브하는 희망카에는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즐겁고, 퍼니존 솜사탕부스와 페이스페인팅 부스에서는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성 루카 무료진료소의 무료진료가 펼쳐지고 있다. 이주민공동체의 어우러진 모습이 봄꽃처럼 아름답다.
101차 이주민 체육대회는 지난 여름, 도내 이주민들이 워크숍을 통해 자신들이 지향해야하는 공동체의 비전으로 제시한 ‘한 마음, 한 뜻’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주민들이 모이는 모든 자리는 한 마음과 한 뜻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주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표어아래,  교구내 6개 이주민 공동체(전주, 군산, 익산, 정읍, 장수, 김제)에서 참석한 450여 명의 이주민과 가족들은 각종 스포츠경기에 몸을 맡기고, 응원의 함성을 지르며, 동료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타향살이의 고단한 마음이 슬그머니 풀어진다. 한 공동체로서의 동반의식이 서로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것이다. 15년 전 한국에 정착한 한나나(익산공동체대표)자매는 “무시하는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지금은 후배 이주민들에게 “참고 살라”는 격려의 말을 전하는 희망의 멘토가 되었단다. 김창신 신부는 “해를 거듭할수록 이주민들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한다”며 “무엇보다도 이주민들을 동등한 이웃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유학시절 이주민으로서 받았던 배려가 시초가 되어 이주사목 봉사자가 됐다는 임진호(요한)형제는 “대부분의 봉사자들이 외국생활경험을 통해 이주민들의 처지를 깊이 공감하게 되어 봉사자가 된다”며 이주민들을 한 형제, 자매,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복음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날 파견미사는 이병호 주교 주례로 영어미사로 진행되었다. 각 공동체별로 특산물 봉헌이 있었고 군산공동체에서는 성가를 맡아 미사전례를 더욱 풍요롭게 해 주었다.
  이주사목국은 이번 행사의 후속으로 외국인 노동자 인권교육 강사양성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의 목적은 이주 노동자들이 현실을 바로 알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데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주민들을 인권의 주체로 받아들이는 올바른 인식의 확장에 있다.
  뛰고, 웃고, 떠들었던 이주민들의 즐거운 하루시간 뒤로 해가 기울었다.
오늘 복음의 장소로 빛을 발한 치명자산 성지 광장에, 이주민들이 하나, 둘 떠난 자리위로 하나의 질문이 내려앉았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