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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2006 가을-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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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12-26 00:00 조회3,5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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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한국주교회의추계총회에서이주사목위원회의책임을맡게되어본인은여기저기많이돌아다니게되었습니다. 그만큼교구에서떠나있는시간이많게되기때문에교구민들에게는죄송한마음이없지않습니다. 그러므로본인이어디가서무슨일을하는지에관해서교구민들에게조금이라도알려드릴필요성을느낍니다.
움직이는사람은모두이주사목의대상이된다는사실은일을맡고나서처음알았습니다. 집시, 서커스단, 성지순례단, 선원, 관광단, 이민, 외국인노동자, 모두가이주사목의대상이라는것입니다. 그래서 2005 10월에는성지사목위원회아시아회의가한국에서이미예정되어있어서거기참석하는것으로이주사목위원장으로서의일이시작된셈이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국내외국인노동자사목을담당하시는분들의연수회가 3 4일간부산에서있었고, 5월에는북미주에서한국인사목을담당하시는분들의모임이주간동안미국시카고에서있어서거기다녀왔습니다. 그리고 7월에는남미에서선교하고계시는한국인사제, 수도자, 신자들의모임이 7 3일부터 7일에걸쳐서페루리마에서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모임에참가한소감을전해드리겠습니다.
 
 
남미에는한국인선교사 130분이 13나라에흩어져서열심히일하고계십니다. 우리교구로서는아마존지역의차차포야스교구에서오랫동안활동하시던장상호신부님께서 2005말에귀국하신뒤로적절한후임자가나타날때까지김형수신부님만이리마에서활동하고계십니다. 그리고성체회수녀님들이리마와차차포야스교구에서활동하고계십니다. 이번남미한인선교사모임참석자는모두 65분이었는데, 주간동안계속된연수회일종의피정은분위기만으로도감동적이었습니다. 남미교회역사전문가이며리마가톨릭대학교수인예수회제프클라이버신부님의강의가이번연수회의메뉴였는데, 시간씩여덟번에걸쳐서진행된강의가양만으로도대학에서학기수업에해당하는것이었습니다.
이런강의를듣기전부터, 현지에서활동하시는한국인선교사들의모임에서지적되어문제의하나가현지의역사와문화에대한사전지식이없이파견되는따른어려움이었습니다. 그런데‘인간역사안에서활동하시는하느님’이라는주제를내걸고진행된이번의모임은그런목마름을해소하는데에역할을하였습니다.
 
이번모임에참석하여강의를듣고현장에서일하시는분들의말씀을들으며, 저는새삼시간여행이라는생각을하게되었습니다.
사람은시간과공간이라는환경속에서살고있으며, 차원이사람전체의운명을거의결정한다고있을만큼가지는우리에게의미를띱니다. 중에서공간을먼저잠깐생각해봅시다. 어머니의뱃속에있다가밖으로나오면인간은처음으로익숙한세계를떠나낯선세계로나가는체험을합니다. 그리고그것은성장의의미만큼이나고통도따르는일입니다. 밖으로나오자마자갓난아기가내지르는고고의소리는그것을말해줍니다. 이렇게시작되는사람의삶은계속되는탄생의연속으로생각할있습니다. 아기가자라서유치원에가고, , , , 대학을거쳐서사회로진출하는모든단계에서그는성장의기쁨과그에따르는아픔도함께체험합니다. 결혼은모든단계가운데에서도가장의미있는일에속합니다. 태어나자라난가정이라는공간과분위기를떠나전혀다른가정과사람의속으로깊이들어가는결혼은, 그래서번째탄생이라고도합니다.
우리가점점넓은세상에들어가고때로는여행도하면서이른바견문을넓히는것은모두성장을위한몸짓이라고말할있습니다. 때마다일종의모험을하게되지만성장을위해서는치르지않을없는대가입니다.
한번쓰윽구경하고되돌아오는관광이아니라상당한기간또는한평생을거기눌러살기위해서떠나는선교사로서의파견은인간적인면에서본인에게대단히어려움과충격을수반할수도있는일입니다. 그런데요즈음에는교통기관이발전해서지구의반대쪽까지도 24시간동안비행기안에서졸고있으면, 날개가우리를거기까지데려다줍니다. 그런점에서요즈음에와서공간여행은자체로어려움이나의미가크지는않다고말할수도있습니다. 오늘날우리의어려움은주로시간여행에서옵니다.
 
 
선교사가아름다운꿈을안고앞으로일에대한훌륭한설계도를가지고거리를여행하여어떤땅에발을디디면, 그는자신이백지앞에화가가아니라는사실을뼈저리게느낍니다. 선교지에서만난사람들은선교사자신만큼이나오랜역사를살아오면서온갖바람과서리를맞고기쁨과슬픔을겪으며살아온이들임을발견하는것입니다. 그들에게는시간을따라여행해역사가있으며, 선교사가그들과같은숨을쉬기위해서는그들이거쳐역사속으로들어가지않을없는것입니다. 그리고여행은어떤교통수단으로도쉽게하거나단축할수가없기때문에힘겹고느린것일수밖에없습니다. 그들의언어를배우고, 행동양식을이해하며, 그들이어떤것을좋아하고어떤것을싫어하는지를깨닫는일은일생이걸리는일이며, 어쩌면죽을때까지도여행이완전히끝나지않을수도있습니다.
 
이런이야기를들었습니다.
미국의선교회신부님들이남미에가서교회와사람들의형편을보니, 아무래도현지성직자가나와야만모든것이정상궤도에오를것이라는결론을내렸습니다. 대단히상식적이고당연한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훌륭한건물을갖춘신학교를설립하고신학생들을적극모집했습니다. 젊은이들은대거모여들었고, 일은계획대로진행되는듯했습니다. 그런데십수년이지난뒤에평가를보니, 신학교에들어학생은 800명이었는데, 가운데사제가이는 8명에불과했다는것입니다. 크게실망한그들은당장모든일을접고돌아가려고했으나, 다시차분히앉아실패의원인과새로운길을찾아내자고마음먹었다는것입니다. 그렇게해서사제대신교리교사를양성하기로했고, 그들을통해먼저최소한의교리를가르친다음에사제직을정확히이해한젊은이들을선택하니차츰효과가있고, 교리교사들가운데에서도성소자가나타나, 그들의노력이전보다는훨씬효과적이었다는것입니다.
자신이태어나고자란세계의상식을기준으로하여전혀다른역사와문화를지닌세계에적용하면, 이런엉뚱한결과를수가있습니다. 상대방의시간여행을고려하지않았기때문입니다. 그런실수를인정하고, 느리고힘들지만그들의시간여행속으로들어가면선교사는비로소적절한방법과언어를익힐있게됩니다.
 
 
그러나깊이생각해보면이것은선교사에게만해당하는것이아닙니다. 사람이다른사람을만날때마다, 만남이깊으면그럴수록상대방의시간여행속으로함께들어갈필요는더욱절실해집니다. 그리고그렇게때에만사람사이의진정한만남이이루어질있습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는인간의역사속으로들어오신하느님입니다. 그분의이런여행때문에우리는하느님을향한여행을제대로있게것입니다. 길이요진리요생명이신그분과함께걸어가면우리는틀림없이목적지에도달할것입니다.
“나는뒤에있는것을잊고앞에있는것만바라보면서목표를향하여달려갈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그리스도예수를통하여나를부르셔서높은곳에살게하십니다. 그것이나의목표이며내가바라는상입니다”(필립 3,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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