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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2004년 봄-성서, 그리고 부모와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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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12-26 00:00 조회3,0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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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집 안방의 네 아내는 포도알 푸짐한 포도나무 같고 밥상에 둘러 앉은 네 자식들은 올리브나무의 햇순과 같구나. 보아라, 야훼를 경외하는자는 이렇게 복을 받으리라.”(시편 128,3-4)

 

1.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행복한가정, 화목한집안이란 그것을 사진으로 찍으면 이런 모습이 될 것이다. 시대와 문화의 차이에 따라 그 그림에 등장하는 모습에서 작은 차이는 발견될 수 있지만 그 본 바탕만은 언제어디에서나 같다. 가족은 서로에게 힘과 자랑이 된다. “어버이는 자식의 영광이요, 자손은 늙은이의 면류관이다”(잠언 17,6). 부부사이, 부모와 자식사이는 이래야한다. 그래서 모든 가족관계의 바탕인 부부의 인연은 당사자가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면이있지만 실제로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다 (창세기 1,27; 2,24; 마태 19,24).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믿음을 바탕으로 가정을 지켜야한다.

그런데, 실제 삶 속에서 가정을 화목하게 유지하고 하느님께서 하나로 맺어 주신 인연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세상에 감동을 주는일화가운데 하나가룻을 주인공으로하여 우리에게 전해진다. 유다베들레헴에 살던 엘리멜렉이 살길을 찾아 모압이라는 외국으로 가서 살았는데, 얼마뒤 두아들과 아내나오미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두 아들은 각기현지에 사는 이방인 여인을 맞아 결혼을 했는데, 얼마 후에는 그들마저 세상을 떠나게 되어, 핏줄이라고는 하나도 없게된 나오미는 두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내고 홀몸으로 고향에 돌아갈 생각이었다. 한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권고대로 친정으로 돌아갔으나 룻이라는 며느리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에게 어머님을 버려두고 혼자 돌아가라고 너무 성화하시지마십시오. 어머님가시는 곳으로 저도 가겠으며, 어머님 머무시는곳에 저도 머물겠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제겨레요,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하느님이십니다. 어머님이 눈감으시는 곳에서 저도 눈을 감고 어머님곁에 같이 묻히렵니다. 어떠한 일이있어도 안됩니다. 죽음밖에는 아무도 저를 어머님에게서 떼어내지 못합니다.”(룻기 1,16-17)

엄밀한 의미의 법으로 따지거나 일반 관례혹은 상식으로 생각할때에도 더 이상 시어머니를 모셔야할 의무가 없는 룻이 죽을때까지 시어머니를 모시기로한 이 선택으로하여, 그는 하느님 백성에 편입되었고, 나아가서 구세주의 선조가문에 들게되었다. 이것은 한 개인이 삶의 결정적인 기로에서서,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인연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것이 그개인뿐아니라 민족과 인류전체의 역사에 얼마나 큰파장을 일으키며 그진운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잘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2. 그런데 부모자식사이의 인연에서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을 보는 심정과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를 대하는 태도사이에는 흔히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은 아버지의 왕위를 찬탈할 목적으로 반란을 일으켰다가 왕의군대에 쫓겨 결국 죽고말았는데, 이소식을 승전보로 전하는 신하앞에서 다윗은 너무나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왕이 소식을 전하는 사람에게“철부지 압살롬은 무사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임금님을 대적하여 반역이나 하는자는 누구든지 그가 당한일을 같이 당하게 되기바랍니다.”이 말을 들은 다윗은 원수를 마침내 제거하게된 왕으로서가아니라 아들을 잃은 아버지로서의 슬픔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성서는 증언한다. “이 말을듣고 왕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같아 성문위에 있는 골방으로 올라가 ‘내자식 압살롬아, 내자식아, 내자식 압살롬아, 차라리 내가 죽을것을, 이게 웬일이냐? 내자식 압살롬아, 내자식아.’하고 목놓아 울었다. 이소식을 들은 누군가가 요압에게 전하였다. ‘왕께서 목놓아 울고계십니다. 압살롬이 죽었다고 통곡하고 계십니다.’그래서 그날의 승리는 오히려 모든장병에게 슬픔을 안겨주게되었다.”(2사무 19, 1-3).

자기를 죽이려든 자식의 죽음앞에서 오히려 자신이 죽고 아들이 살기를 바라는 한 어버이의 심정은 자신과 똑같은 외아들을 죽인 인간들을 무한히 사랑하셔서 그들의 잘못을 덮어주시는 아버지하느님을 어렴풋히 보여주는 모습이다.

하느님앞에 우리는 모두 압살롬에 해당하지만 우리의 하느님은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해 주시는”(요한 3,16) 아버지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확신할 수가 있을 뿐 아니라, 깨어지기 쉬운 가정을 지켜낼 힘을 같은 아버지에게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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