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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백합 40호> 새처럼 자유롭게, 어린이처럼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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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ecil 작성일13-02-26 00:00 조회3,5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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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제서품을 앞둔 여러분과 함께 이번에 장성에 있는 글라라 수녀원에서 피정을 도왔습니다. 신학교에서 양성과정을 마치고, 이제 사제생활을 향해 첫발을 내디딜 여러분과 함께 묵상한 성서 구절 속에는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믿어주는 자, 마음에 들어 뽑아 세운 나의 종이다. 그는 나의 영을 받아 뭇 민족에게 바른 인생길을 펴주리라” 하는 말로 시작하는 이사야 예언서의 한 대목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제1독서에서도 우리는 역시 이사야 예언서의 한 대목을 들었습니다. 주님이신 그리스도 예수께서도 복음선포자로서 첫발을 내디디실 때, 바로 이 대목을 인용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받은 당신의 사명이 무엇이며, 그것을 무슨 힘으로 수행하실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천명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와 같은 하느님의 영, 성령을 받아 그 힘으로 그분과 같은 일을 수행하시게 될 것입니다. 억눌린 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찢긴 마음을 싸매주고 포로들을 해방하는 일, 옥에 갇힌 이들을 자유롭게 하는 일,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일, 그런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초상집 같은 분위기에서 살던 이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주는 일, 한 마디로, 정말 사람답게, 보람과 기쁨을 누리며 사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리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성세대뿐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들까지 무엇에 묶이고 어떤 감옥에 갇혀 사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까지 인생의 목표가 돈이라고 말하고, 중·고등 학생들은 돈 10억을 벌 수 있다면, 죄를 지어서 1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는 일이 있어도 그쪽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삶의 현장에 서기도 전의 세대가 이렇다면, 기성세대가 어떤 생각과 환상에 갇혀 사는지는 물어볼 필요조차 없이 확실합니다. 물질주의, 향락주의, 겉치레, 남의 눈에 맞추기, 치열한 경쟁.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다보니 삶의 보람과 기쁨을 잃고 심한 우울증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인구 대비 자살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자살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이 전 국민의 27%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1200~1300만 명이 어떤 상황이 되면 죽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어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세상에 가서 기쁜 소식, 사람이 정말 사람답게 사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말로 선포하고, 삶으로 증언하기 위해서 사제로 서품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런 사명을 우리가 방금 복음에서 들은 주님의 말씀으로 표현한다면, 주님께서 여러분과 모든 인간을 사랑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이제부터 맡게 될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서 하느님의 영을 받으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주님의 마음속 가득했던 그 기쁨이 우선 여러분의 마음을 가득 채워 여러분의 마음이 언제나 기쁨에 넘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주님의 가르침이 참으로 기쁨을 주는 가르침이고, 그분이 가져오신 것이 정말로 하느님의 나라라는 사실을 실제로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바오로 사도께서 에페소 교회 사목자들에게 하신 당부가 오늘날 여러분을 통해서도 실현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늘 자신을 살피며 성령께서 맡겨주신 양 떼들을 잘 돌보시오. 성령께서는 여러분을 감독으로 세우셔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피로 값을 치르고 얻으신 당신의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습니다”(사도 20,28).


천지의 창조주, 영원한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의 뒤를 이어 사람들에게 길과 진리와 생명의 복음을 전할 사명을 띠고 이제 사목 현장에 서게 될 여러분을 보며, 저는 지금 다소 엉뚱하게도 아이폰의 개발자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1955. 2. 24-2011. 10. 5)가 죽기 6년 전 미국의 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을 머리에 떠올리게 됩니다. 잡스는 한 발명가나 사업가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이 짧은 삶을 사는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어떤 자세로 수행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다 간 이 시대의 현자로서도 우리에게 큰 깨우침을 준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2005년 6월 12일, 잡스는 미국의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인 스탠포드의 졸업생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겪은 세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런 요지의 연설을 했습니다.

먼저, 자신은 대학생이던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즉시 가난한 노동자 부부에게 입양되었는데, 그 부모님이 생모에게 약속한 대로 17세에 대학에 들어가기는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서, 가난한 부모가 평생 모은 재산을 다 써도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그분들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 6개월 만에 대학을 그만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막연하게나마 모든 일은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말의 불안이 없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돌아보니, 그때 학교를 그만두기로 한 결정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가운데 하나였음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퇴학 후에는 약 1년 반 동안을 무등록자로서 이 교실 저 교실에서 듣고 싶은 강의를 도둑질해서 듣는 식으로 공부를 계속했고, 그동안에 서양식 서예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것입니다. 퇴학과 함께 기숙사에서도 나왔기 때문에, 잘 곳이 없어서 다른 친구들의 침실 바닥에서 자고, 낮에는 코카콜라 병을 수거해서 한 개에 5센트를 받아 빵을 사고, 한주일에 한 번은 정식 식사를 하기 위해서 주일에 어떤 종교단체에서 주는 무료 급식소까지 11km 이상을 걸어가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호기심이나 직관을 따라 가다가 만난 것들 가운데 대부분이 후에 돌아보면 매우 귀중한 것이었음이 드러나곤 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때 대학에서 듣고, 보고, 배운 서예가 후에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다양한 서체를 선보일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삶에서 자기에게 일어난 사건이나 일들이 그 당시에는 서로 아무 연관도 없는 컴퓨터의 점dot처럼 보였지만, 뒤에 돌아보면, 그것이 묘하게 서로 연결되어 아름다운 그림으로 나타나곤 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잡스 자신의 말을 들어봅시다.
- 그 점들을 앞에서 보았을 때는 그 사이를 연결할 어떤 줄이나 선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뒤돌아보면, 그 사이를 연결해 주는 아름다운 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믿으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속 깊이에서 울려오는 소리를 믿고, 여러분의 삶이 가고 있는 최종적인 방향을 믿고, 삶을 믿으십시오. 이런 믿음과 삶의 자세가 나를 속인 적이 결코 없었고, 바로 그것이 나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며, 저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새로운 목소리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잡스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봅시다.
- 저는 다행히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일찍 발견했습니다. 우즈와 저는 제 나이 스무 살에 부모님의 헛간에서 애플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10년 후에는 두 사람이 헛간에서 시작한 일이 자산 가치 20억 달러에 4000명을 고용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이룩해 낸 작품, 매킨토시를 내놓은 지 1년이 되고 제가 갓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제가 설립한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했습니다. 제가 경영인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초청한 회사의 매니저가 이사진과 함께 저를 해고하기로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미래를 위해 나아갈 방향에 관해서 우리 두 사람 사이의 견해가 크게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직장을 잃었고, 저의 해고는 홍보매체들이 대서특필할 만큼 떠들썩한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철든 이후의 삶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고, 그것은 참혹한 경험이었습니다.

몇 달 동안 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앞선 세대의 기업가들을 딛고 일어나서 새로 바통을 넘겨받는 순간 그 바통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저는 실리콘밸리를 떠나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의 마음속에 어떤 실낱같은 빛이 서서히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했던 일을 나는 아직도 사랑하고 간절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것입니다. 애플과의 이러저런 사건들은 나의 그런 마음과 그 일에 대한 애정을 전혀 바꾸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나는 퇴짜를 당했지만, 나는 아직도 그 일을 사랑한다.’ 그래서 저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로서는 몰랐지만, 그 뒤 날이 갈수록 점점 확실해진 사실인데, 다름 아니라, 애플 회사로부터 당한 해고는 내 삶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내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제 일생에서 가장 창의력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5년 안에 저는 NeXT라는 회사와 Pixar라는 회사를 세웠고, 나중에 아내가 될 정말 훌륭한 여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애플이 NeXT를 사들이는 바람에 저는 다시 애플에 재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이 애플의 부흥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애플에서 해고되지 않았다면, 이 여러 가지 일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제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약은 진절머리가 나게 썼지만, 환자에게는 그런 약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때때로 삶은 맨땅에 헤딩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제가 어떤 상황에서도 앞으로 갈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제가 하는 일을 제가 사랑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이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냈다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그것을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

여기서 살짝 서품 후보자 여러분에게 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사제직에 목숨을 걸기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그분을 선택하기보다 더 먼저 여러분을 선택하셨다고 보장해 주십니다. 앞으로 세월이 갈수록 여러분은 선택하신 이 일을 더욱 더 사랑하고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잡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 저의 세 번째 이야기는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열일곱 살이 되었을 때, 이런 경구를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당신이 매일을 마치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간다면, 어느 날 당신은 가장 확실하게 자신이 옳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저는 크게 감명을 받았고, 그 이후 지난 33년 동안, 저는 아침에 눈을 뜨고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내가 하려고 생각하던 일을 정말로 하고 싶을까?” 이 질문에 대해 여러 날 계속해서 “아니다!”하는 대답이 나온다면, 나는 무언가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곤 하였습니다.

얼마 안 가서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삶에서 내가 바른 선택을 하는 데 가장 확실한 도움을 주는 수단이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기대들, 자존심, 실패하지 않을까 수치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데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안개처럼 사라지고, 정말로 중요한 것 하나만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무언가를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의 덫에 걸리지 않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당신은 이미 알몸입니다. 당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약 1년 전에 저는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의사는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니, 집에 가서 주변 정리를 하라고 권했습니다. 저는 내시경 검사, 생체 표본 추출 검사 등을 거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췌장암치고는 치유가 가능한 종류의 것이어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죽음 직전까지 가 보았기 때문에, 죽음이 단지 머릿속의 개념으로만 있던 때보다는 훨씬 깊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천당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거기 가기 위해서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우리가 결국 맞이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그것을 피해 간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죽음이야말로 생명이 만들어낸 발명품 가운데 가장 걸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생명의 변환을 이루어내는 수단입니다. 그것은 낡은 것을 치우고 새것이 들어설 수 있게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새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머지않은 미래에, 여러분은 점차 늙어가고, 삶의 무대에서 치워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원색적인 표현을 써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실입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사노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견해라고 하는 덫에 갇혀 사는 데 그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나 생각이라고 하는 소음에 당신 자신의 내면 깊이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잠겨버리지 않게 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를 가지고 당신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것들은 당신이 정말 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는 모든 것이 부차적인 것입니다. -

여기서 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이 인간의 내면, 그 마음, 마음 중에서도 가장 깊은 마음, 그래서 좋은 마음이라는 의미로 양심이라고 부르는 것에 관해서 선언한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양심은 인간의 가장 깊이에 있는 중심이며 가장 거룩한 곳이다. 거기에서 인간은 혼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의 목소리를 듣는다”(사목헌장 16).


다시 잡스의 말로 돌아갑니다.
- 제가 어렸을 때, <세계 전체의 목록>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이 출판되었었습니다. 우리 세대에 그것은 일종의 성경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스튜어트 브랜드Stewart Brand라는 사람이 쓴 것인데, 여러 가지 사진과 그림에 시적인 표현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책은 판을 거듭해서 인쇄되어 나왔는데, 마지막 판 표지 뒷면에, 이른 아침 시골 길을 보여주는 사진이 실려 있었고, 이런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배는 비어 가난하게,  머리도 비어 바보가 되어 살아라. Stay Hungry, Stay Foolish.” 이것이 그 책을 마지막으로 내면서 저자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기 위해서 애써 왔습니다. 이제 학창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삶의 현장을 향해 나가는 여러분에게도 이 메시지가 삶의 지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


이제 주교로서 저는 스티브 잡스의 이 대목에 이르러, 세상이 생각하는 행복과는 정반대 쪽을 가리키시며, 참된 행복의 길이라고 알려주시는 주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사제서품을 앞두신 여러분들이야말로,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배도 머리도 비어 가난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행복의 길임을 확신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 이 길을 선택하고, 또 선택된 분들입니다. 우리는 바오로 사도께서 고린토 전서에서 하신 말씀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사람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하는 일보다 지혜롭고, 하느님의 힘이 사람의 눈에는 약하게 보이지만 사람의 힘보다 강합니다”(1고린 1,25). 모든 복음선포자들의 모범이신 사도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십니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의 지혜는 하느님이 보시기에는 어리석은 것입니다”(1고린 3,18-19ㄱ).

저는 현대판 바오로 사도의 면모까지도 보이고, 오늘 다시 인류에게 행복의 길을 일깨워주는 것으로도 보이는 잡스의 메시지가 여러분의 삶에서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의 말씀을 간단히 요약하는 표현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몸은 비워 새처럼 가볍게, 마음은 비워 어린이처럼 신나게 사시기를 빕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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