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복음: 마태 11,2-11)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2-08 09:02 조회76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세례자 요한의 고뇌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마태 11,3).
오늘은 대림절 제3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이신지를 확인하는 내용이다.
세례자 요한! 그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주님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기 위하여 세상에 온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라고 주님 앞에 자기 자신을 한없이 낮추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은 정작 알아야 할 주님이 누구신지 모르고 있었다. 세례자 요한의 고뇌였다. ‘주님은 이미 세상에 오셨는가? 오셨으면 과연 누구이신가?’ 하는 생각은 요한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들이었다.
마태오 복음서의 흐름을 보면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많은 병자들과 허약한 사람들을 고쳐주셨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예수님에 대한 소문은 온 이스라엘 전역에 퍼져 있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그분이 바로 주님이시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가 생각했던 왕으로서, 또는 무서운 심판관으로서의 모습을 예수님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세례자 요한은 세상에 오시는 메시아의 모습과 삶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은 매우 혼란스러워하였다. 그러는 중에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에 의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서 다급해졌다. 그분이 정말 오시기로 되어 있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신가, 아니면 다른 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오늘 복음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께 이를 직접 확인하는 부분이다.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묻게 하였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마태 11,2-3).
세례자 요한은 이처럼 제자들을 보내어 묻게 하지만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시라는 확신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그는 메시아에 대한 의심스러운 부분을 말끔히 씻고자 하였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이 제자들을 보내어 묻게 한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대답을 통하여 직접 메시아이심을 세상에 드러내시는 것이었으며, 또 하나는 세례자 요한이 자기의 시대가 끝나고 메시아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분명하게 매듭짓는 것이었다. 이로써 세례자 요한은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 즉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지나 명성 그리고 자기 제자들까지 메시아이신 예수님께 다 보내는 계기가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보낸 제자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신다.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마태 11,4-6).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에 대한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분명히 드러내신다. 오늘 제1독서에 이사야 예언자는 메시아 시대에 대해서 이렇게 예언하였다.
“그때에 소경은 눈을 뜨고 귀머거리는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절름발이는 사슴처럼 기뻐 뛰며 벙어리도 혀가 풀려 노래하리라”(이사 35,5-6).
예수님께서는 메시아가 오시면 이루어질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이 지금 당신에게서 이루어졌음을 말씀하신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새로운 희망의 나라가 시작되었음을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요한의 제자들에게 당신이 곧 메시아이심을 분명하게 하신다. 이로써 700년 동안 이스라엘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메시아 시대에 성취될 자유와 해방에 대한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끝으로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신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세례자 요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기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서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의 반응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확실한 결정만 내리지 않았을 뿐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이 돌아간 뒤에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요한의 제자들이 물러간 뒤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요한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다.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그런데 사실은 예언자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았다. 성서에, ‘너보다 앞서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으리라’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사람을 가리킨 것이다’”(마태 11,7-10).
이스라엘에는 예언자 에즈라 이후 400년 동안 이렇다 할 예언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은 예언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 따라서 당시에 사람들은 예언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광야로 세례자 요한을 찾아갔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예언자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가 예언자가 아니라 주님의 사자(使者)임을 구약성서를 인용하여 말씀하신다. 말라기서에 보면 사자에 대한 말이 나온다.
“보아라. 나 이제 특사를 보내어 나의 행차 길을 닦으리라. 그는 너희가 애타게 기다리는 너희의 상전이다. 그가 곧 자기 궁궐에 나타나리라”(말라 3,1).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을 이미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했던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요, 말라기에 나오는 ‘주님의 길을 닦아 놓기 위해 온 특사, 즉 사자’임을 말씀하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일찍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마태 11,11).
분명 세례자 요한은 예언자들보다 큰 사람이며 우리의 상전이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행차 길을 위해 그분보다 앞서 온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은 감추어진 하늘나라의 신비를 드러내신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가 아니면 감히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말씀이다.
이제 세례자 요한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하고 감옥에서 죽음만을 기다린다. 왜냐하면 자기가 길을 닦아놓은 메시아가 오시려 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미 그분은 세상에 와 계셨기 때문이었다.
이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께서 오실 성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두 주일만 지나면 성스러운 메시아의 탄생인 성탄이 돌아온다. 그리스도인들은 세례자 요한이 외치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를 마음속 깊이 새기면서, 그분의 탄생과 더불어 이루어질 신비스러운 하늘나라의 오심을 맞이해야 한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왔습니다. 형제 여러분,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서로 남을 탓하지 마십시오. 심판하실 분이 이미 문 앞에 서 계십니다”(야고 5,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