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복음: 마태 2,13-15.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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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2-24 09:45 조회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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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가정
“요셉은 일어나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 왔다”(마태 2,21).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대축일’이다.
성가정 대축일은 신자들이 나자렛 성가정을 특별히 기억하고 본받도록 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성가정에 대한 공경과 신심 운동은 17세기 이후부터 교회 내에서 발전하였다. 성가정 대축일은 1921년 처음으로 제정되었는데,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고 난 후 첫 주일로 삼았다. 그리고 1969년에 전례력을 개정하면서 ‘성탄 8일 축제 내 주일’로 바뀌었다. 이후 교회는 지속적으로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가정의 신앙생활을 강조하였다. 1994년 국제 연합이 ‘국제 가정의 해’를 정했을 때 교회측에서도 1993년 성가정 대축일부터 1994년 성가정 대축일까지를 ‘가정의 해’로 정하였다. 그리고 교황은 그해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를 ‘인류의 평화는 가정으로부터’로 정하여 선포하였다.
교회는 가정을 대단히 중요시해왔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가정이 간직하고 있는 책임이 크기 때문이었다. 가정이라는 어원은 히브리어로 ‘바이트’이다. 합성 명사로는 ‘베델’ 곧 ‘하느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성서 안에서 가정은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하느님의 집, 즉 성스러운 집이다.
교회는 성가정의 모범으로 ‘나자렛 성가정’을 가르치고 있다. ‘나자렛 성가정’이 교회의 ‘성가정’의 모범이 되는 것은 주님께서 마리아와 요셉과 함께 사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마리아와 요셉이 주님과 함께 하느님에 대한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았기 때문이다. 아기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와 요셉의 삶은 항상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거룩한 가정이었다. 그런데 성서는 아기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와 요셉이 함께 산 가정 생활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전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하느님이시며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이 너무 큰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마태오 복음서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것처럼 세 분께서 이집트에 함께 피신하셨을 때와 그 후에 나자렛에 가셔서 사셨다는 간단한 사실만을 전하고 있다. 이는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린 이후의 사건으로 요셉과 아기와 아기 어머니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집트에 피신하시여 사신 일이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박사들이 물러간 뒤에 주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어서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알려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하고 일러주었다. 요셉은 일어나 그 밤으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 내었다’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마태 2,13-15).
헤로데가 아기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두 살 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죽이려하자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아기와 아기 어머니 마리아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였고,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이집트로 잠시 피신한 일에 대해서 이미 구약에 예언된 일이 이루어진 일로 전하고 있다.
호세아서에 보면 그 예언이 이렇게 나온다.
“내 아들 이스라엘이 어렸을 때, 너무 사랑스러워, 나는 이집트에서 불러 내었다”(호세 11,1).
복음사가는 호세아서에 나오는 하느님께서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을 이집트로 피신하신 일에 연결시키고 있다. 이는 아기 예수님께서 이미 구약에 예언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조심스럽게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요셉이 얼마 동안 이집트에서 살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헤로데가 죽은 후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헤로데가 죽은 뒤에 주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이미 죽었으니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가라’ 하고 일러주었다. 요셉은 일어나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르켈라오가 자기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 왕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리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마태 2,19-22a).
아르켈라오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면 아르켈라오는 헤로데의 아들로서 헤로데 왕이 죽자(A.D. 4년) 제1의 계승자가 되었다. 그는 왕이 된 후 한 달도 되기 전에 유다인들의 적개심에 의한 소요를 진압하기 위하여 무력을 사용하였고, 과월절 기간 동안에 유혈 사태가 성전에서 발생하자 군대를 풀어 포악하게 진압하였다. 그 후 그는 형제들인 안티파와 필립보와의 다툼에서 소송에까지 이르는데, 로마 황제 아우구스토는 헤로데가 통치하던 땅의 절반(주로 유다 지방)은 아르켈라오에게 주고, 나머지 절반은 안티파와 필립보에게 주었다. 따라서 요셉은 유혈 사태가 일고 있는 유다 지방에 가기를 두려워했다. 요셉이 걱정을 하고 있을 때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 지시를 하였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꿈에 지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가서 나자렛이라는 동네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그를 나자렛 사람이라 부르리라’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마태 2,22b-23).
나자렛은 북부 이스라엘의 수도인 사마리아보다 북쪽에 있는 조그마한 동네였다. 그리고 요셉과 마리아가 호구조사를 하기 전에 살았던 곳이기도 하였다. 요셉은 주의 천사가 지시한 대로 다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나자렛으로 돌아감으로써 아기 예수는 나자렛에서 성장한다. 복음사가는 예수께서 ‘나자렛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구약에 예언된 일이라고 증언하면서 하느님께서 하신 일임을 말하고 있다. ‘나자렛 사람’이라는 예언은 구약에 이렇게 나온다.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거든 그 머리에 면도칼을 대지 말라.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이미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다”(판관 13,5).
이 이야기는 판관 삼손에 대한 예언의 말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훗날 태어나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을 예시한 이야기로 전해진다. 여기에서 나지르인이란 훗날 나자렛 사람을 암시하는데,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는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나자렛 성가정’에서 건강하고 튼튼하게 한 인간으로 성장하신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우리와 똑같이 평범한 가정에서 사셨다. 그러시면서 우리에게 거룩하고 성스러운 가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다. 이처럼 가정이란 하느님께서 함께 계셔야만 성가정이 된다. 그리고 가정을 구성하고 있는 가족들은 하느님의 자녀들답게 거룩하고 성스럽게 살아야 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실천해야 한다.
오늘 제1독서인 집회서는 자식 되는 사람들에게 어버이에 대한 공경을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아비를 공경하는 것은 자기 죄를 벗는 것이며 어미를 공경하는 것은 보화를 쌓아올리는 것이다”(집회 3,2-4).
집회서는 부모에 대한 공경에 대해서 다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너는 네 아비가 늙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말라. 그가 설혹 노망을 부리더라도 잘 참아 받고 네가 젊고 힘 있다고 해서 그를 업신여기지 말라. 아비를 잘 섬긴 공은 잊혀지지 않으리니 네 죄는 용서받고 새 삶을 이룰 것이다”(집회 3,12-14).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남편과 아내, 어버이와 자녀들’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것을 자세하게 권고하고 있다.
“아내된 사람들은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본분입니다. 남편된 사람들은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아내를 모질게 대해서는 안 됩니다. 자녀된 사람들은 무슨 일에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어버이들은 자녀들을 못 살게 굴지 마십시오. 그들의 의기를 꺾어서는 안 됩니다”(골로 3,18-21).
가정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순종과 사랑,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남들과는 달리 ‘사랑하고, 온순하게 참고 견디며, 용서하는 인내’를 보여주어야 한다. 바오로 사도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려고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아 한 몸이 된 것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십시오”(골로 3,15).
교회는 넓은 의미로 가정이다.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뽑아주신 사람들이고, 하느님의 성도들이며,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백성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들이며, 한 가정의 가족들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한 가정의 구성원들로서 바오로 사도의 권고대로 서로 사랑하면서 따뜻한 동정심과 친절한 마음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마음을 새롭게 하여 서로 도와주고, 피차에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해주어야 한다. 오늘 성가정 대축일을 맞이하여 신자들의 각 가정에 주님의 큰 축복과 은총이 있기를 바란다.
“아비를 공경하는 것은 자기 죄를 벗는 것이며
어미를 공경하는 것은 보화를 쌓아올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