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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복음: 마태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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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2-23 08:53 조회23회 댓글0건

본문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그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그리고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마태 17,2-3).

 

 

 

오늘은 사순절 제2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사건이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엿보게 하는 것으로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신성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신앙의 눈을 뜨게 하는 사건이다. 이 변모 사건은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 예고와 관련이 있으며,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즉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시고 제자들에게 당신의 신성을 체험하게 하심으로써 수난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더욱 굳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죽음은 큰 충격이고, 그들의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릴 만한 큰 사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오늘 복음을 이해하기 위하여 잠시 복음의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자.

엿새 후에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마태 17,1).

여기에서 복음의 배경이 되고 있는 엿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가? 엿새 전에 예수님의 수난에 대한 첫 번째 예고가 있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예루살렘 여행을 앞두시고 제자들과 함께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을 여행하실 때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때 베드로가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신앙 고백을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들으시고 당신께서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그들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주님, 안 됩니다.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마태 16,22) 하고 말렸다. 하느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난 예고에 큰 충격을 받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 것을 말렸다. 베드로는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메시아이신 스승께서 왜 많은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셔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보시고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장애물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구나!”(마태 16,23) 하고 꾸짖으셨다. 그러고 나서 엿새 후에 오늘 복음 사건인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이 일어났다. 따라서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수난이 하느님의 뜻임을 깨닫게 하시려고 당신의 신성을 체험하게 하신 것이다.

그러면 복음을 살펴보자.

그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그리고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께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마태 17,2-4).

제자들이 산에 오르자 예수님의 모습이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성을 보여주신 하느님의 현현(顯現)이었다. 이날 보여주신 하느님의 현현은 먼 옛날 모세와 엘리야가 시나이 산-호렙 산에서 목격한 하느님의 현시를 상기시켜준 것이었다. 출애굽기를 보면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실 때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시나이 산은 연기가 자욱하였다. 야훼께서 불속에서 내려오셨던 것이다. 가마에서 뿜어 나오듯 연기가 치솟으며 산이 송두리째 뒤흔들렸다”(출애 19,18).

그리고 하느님께서 엘리야에게 나타나실 때에도 구름과 불 가운데서 나타나시어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셨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세 명의 제자들 앞에서 영광스럽게 변모하셨음은 하느님의 모습이었으며, 당신의 신성을 보여주신 것이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세와 엘리야는 누구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모세와 엘리야는 구약 시대에 유일하게 하느님의 현시를 체험한 사람들로 하느님 나라의 주인들이었다. 제자들은 이때 예수님에게서 경이로운 하느님의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체험하였다.

제자들은 대단한 두려움을 가졌다. 이 두려움은 하느님 면전에서 느끼는 종교적인 경외심이었다. 이 종교적인 경외심은 베드로와 두 명의 제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내적인 변화를 일으켰는데, 베드로는 자기도 모르게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말씀 드렸다.

신비적인 하느님의 체험은 하느님과 함께 살고자 하는 내적 변화를 일으킨다. 따라서 베드로가 주님과 함께 살고자 청하는 것은 종교적인 하느님의 체험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제자들이 가진 종교적인 하느님의 체험은 먼 옛날 구약의 예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구약성서에 보면 예언자들이 메시아의 시대에 대하여 말한 바 있었는데 메시아 시대가 오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과 함께 사실 것이다라는 예언이다. 이와 같이 베드로와 두 명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에서 영원히 주님과 함께 살고 싶은 종교적 충동을 느낀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주님과 영원히 함께 사는 메시아 시대가 바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날이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최후의 영광스러운 메시아의 날이 아니었다. 다만 예수님께서 메시아 시대에 이루어질 하느님의 세계를 잠시 보여주신 것뿐이었다.

주님과 함께 사는 메시아 시대의 완성은 많은 고난과 수난이 있고 나서야 주어진다. 제자들은 수난을 통해서만이 메시아의 시대가 완성된다는 것을 몰랐다. 베드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복음은 다시 이렇게 전한다.

베드로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이 소리를 듣고 제자들은 너무도 두려워서 땅에 엎드렸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손으로 어루만지시며 두려워하지 말고 모두 일어나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고개를 들고 쳐다 보았을 때는 예수밖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에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하고 단단히 당부하셨다”(마태 17,5-9).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이심을 직접 선포하셨고, 제자들은 하느님의 음성에 큰 두려움을 가지고 땅에 엎드렸다. 제자들은 다시 한 번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하느님의 신성을 체험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셨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이 체험을 통하여 훗날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지켜보면서 십자가 신비를 이해하는 데 큰 힘을 얻는다. 그리고 제자들의 갈등과 동요를 잘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하면서 제자들이 부활의 신비를 깨닫는 데 크게 기여를 한다.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부활의 영광은 반드시 많은 고난과 수난이 주어져야 한다. 이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이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이렇게 권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능력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해서 나와 함께 고난에 참여하시오”(2디모 1,8).

이제 주님의 고통과 죽음이 서서히 드리워지는 사순절 제2주일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수난을 깊이 묵상하면서 주님의 부활을 기다려야 하겠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