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일(복음: 마태 9,3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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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6-08 08:53 조회10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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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제자의 파견
“가서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사람은 고쳐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7-8).
오늘은 연중 제11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열두 사도’와 ‘열두 제자의 파견’에 대한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고통에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드시어 당신의 제자들을 그들에게 파견하고자 하셨다. 왜냐하면 그들을 돌볼 사람들이 부족하셨던 것이다. 복음은 먼저 열두 사도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전한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여라.’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비롯하여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와 세리였던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가나안 사람 시몬 그리고 예수를 팔아 넘긴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마태 9,36-10,4).
복음에 ‘제자’와 ‘사도’라는 두 단어가 나온다. 두 단어의 어원을 보면 ‘제자’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고, ‘사도’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파견되는 사람이다. 따라서 두 단어는 특별히 구분되어지는 단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가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파견되는 사도들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사도들 중 대표적인 사람들은 물론 예수님께로부터 파견된 열두 제자들이다.
그러면 오늘 복음의 배경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자. 예수님께서는 전도를 하시면서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나병환자를 고쳐주시고, 백인대장의 하인을 고쳐주시고, 중풍병자와 회당장의 딸과 소경을 고쳐주시고, 벙어리를 고쳐주셨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대하시면서 연민의 정을 느끼시어 모두 고쳐주셨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 혼자 힘으로는 그들을 다 돌보실 수가 없으셨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당신의 제자들을 각 마을로 보내고자 하셨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는 먼저 마을로 파견되는 열두 제자들에게 하느님 아버지께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도록 하신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위하여 파견되는 자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파견을 허락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어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수행하는 일꾼들은 오직 하느님께서 허락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하는 그러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하여 파견되는 당신의 사도들에게 신적인 능력을 주신다. 먼저 하느님의 자녀들을 괴롭히는 악령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고쳐주는 능력을 주신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사도로 파견하신 제자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예수님께서 부르신 제자들은 열두 사람이었다. 열두 제자들은 이스라엘의 열두 부족을 상징하면서 오늘날 우리 교회를 상징한다. 메시아의 탄생으로 시작된 하느님의 구원 사업은 이제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을 통하여, 즉 교회를 통하여 전 세계로 퍼져나아감을 암시하고 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은 똑똑하거나 유식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 가운데는 어떤 이는 죄인이었고, 세리였으며, 또 어떤 사람은 혁명당원이었고, 어부였다. 지체 높은 가문의 사람도 없었고 정확한 출신을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당신의 제자들로 불러주셨고 그들을 사도로 파견하여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완수하도록 하셨다. 따라서 하느님의 일은 신분이나 직책이나 귀천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선택이시고 부르심임을 볼 수 있다. 이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하느님의 일이기 때문이다.
복음은 이어서 열두 제자의 파견에 대한 말씀을 전한다.
“예수께서 이 열두 사람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다. ‘이방인들이 사는 곳으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 사람들의 도시에도 들어가지 말라. 다만 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잃은 양들을 찾아가라. 가서 하늘나라가 다가 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사람은 고쳐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5-8).
먼저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에게 사명을 수행할 지역에 대해서 제한하고 계신다. 이방인이 사는 곳과 사마리아 사람들의 도시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하신다. 여기에서 이방인이 사는 곳이나 사마리아 사람들이 사는 곳은 모두 하느님을 믿지 않고 우상을 숭배하는 지역이다.
그러면 왜 예수님께서는 먼저 길 잃은 이스라엘 백성을 찾아가라고 하셨을까? 파견된 자의 제일 사명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2천 년 동안 하느님 나라를 기다려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먼저 전하기를 바라셨다. 이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가 오셨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제 예수님의 오심으로 시작되는 하느님 나라는 이스라엘에서부터 서서히 전파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계신다. 결국 하느님의 구원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이스라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열두 제자들에게 앓은 사람을 고쳐주고, 죽은 사람을 살려주고, 마귀를 쫓아내라고 하신다. 이처럼 파견된 자는 먼저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선포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병들고 불쌍한 사람들을 고쳐주는 일이다.
그러면 ‘파견’이란 무엇인가? 성서적 파견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자. 사전에서는 파견이라는 말을 ‘어떤 임무를 주어서 사람을 보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종교적으로 ‘파견된 자’는 단순한 임무 수행이 아니라 신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신들의 사자, 감독관, 영웅, 신의 중재자’로서 신의 위치에 있는 자로 여기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가르침과 증거로써 사람들 사이에 신의 빛을 빛나게 하려고 하늘로부터 사명을 받아 온 사람이다. 그러나 성서에서 말하는 파견은 타종교에서 말하는 그런 의미와는 다르다. 하느님의 파견은 하느님의 구원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역사 안에 소명을 가지고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보내진 자로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이루기 위하여 파견된다.
그 예로는 구약에 있어서의 ‘예언자들’이다. 예언자들은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었는데 그들은 다만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위하여 끊임없이 보내져 그들의 사명을 수행하였다.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을 가장 큰 사명으로 가졌으며, 때때로 백성들을 회개 시키고, 벌을 예고하고, 하느님의 구원 약속을 전하는 일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여기에서 파견된 자란 특정 개인일 수도 있고, 이스라엘 백성 전체일 수도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 전체란 훗날 하느님 자녀들의 공동체인 교회를 말하는 것이며, 이는 전 세계를 향하여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수행하여야 할 교회의 사명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된 자의 원형은 물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성령이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구원 사업을 완수하시기 위하여 당신의 아들이신 분을 세상에 파견하셨고, 후에 당신의 아들을 통해서 성령을 파견하셨다. 그리고 이 세상에 파견되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이루시기 위하여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셨고, 또한 그 제자들을 파견하셨다. 이 파견은 세상을 향한 교회의 사명이며 파견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파견에 있어서 사도들에게 특별히 당부하신 것은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이다. 주님으로부터 파견된 자는 자신의 이익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의 능력은 오직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즉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어 파견된 사람들은 어떠한 보수나 대가를 받아서는 안 되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서도 안 된다. 파견된 자의 원형이신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오직 하느님의 구원 사업만을 묵묵히 수행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들이며 주님의 제자들이 되었다. 또한 하느님의 일을 위해 파견된 사람들이 되었다. 따라서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선포하고,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의 죽으심과 부활을 증언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하느님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앓는 사람과 고통 받는 사람과 소외 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의 시대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
“가서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