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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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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일(복음: 마태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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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7-27 09:10 조회379회 댓글0건

본문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마태 14,19).

 

오늘은 연중 제18주일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하신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자만 오천 명을 먹이시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차게 하신 기적이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적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훗날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하시는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신 성체성사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복음은 먼저 그 배경에 대해서 이렇게 전하고 있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거기를 떠나 배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러나 여러 동네에서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육로로 따라왔다.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거기 모여든 많은 군중을 보시자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고쳐주셨다”(마태 14,13-14).

복음에서 “이 말을 들으시고…” 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대한 소식이다. 배경을 보면 지난 몇 주일 동안 주일 복음에서 읽었듯이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유로 가르치시고 난 뒤에 잠시 고향에 들르신 일이 있으셨다. 예수님께서는 고향에 들르신 후 갈릴래아로 돌아오셨는데 그때에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으셨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대한 소식은 예수님께 큰 슬픔이었다.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먼저 온 선구자였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으시고 마음이 착잡하시어 한적한 곳을 찾아 배를 타고 가셨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혼자 있고 싶어 하셨지만 사람들은 가만 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배를 타고 가시는 예수님보다 먼저 육로로 해서 그곳에 가 있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들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예수님께서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시다 보니 저녁때가 되었다. 제자들이 걱정이 되어 예수님께 말씀드리자 예수님께서 빵의 기적을 행하셨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저녁 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군중들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 먹도록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낼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제자들이 ‘우리에게 지금 있는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입니다’ 하고 말하자 예수께서는 ‘그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을 풀 위에 앉게 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 되었다”(마태 14,15-21).

왜 예수님께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을까? 이 말씀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장차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주님의 살과 피를 나누어주는 교회의 신비를 암시하시는 것이었고, 또한 배고픈 사람들에게 빵을 나누어주어야 하는 교회의 사명을 가르쳐주시는 말씀이었다. 

그 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 군중을 풀 위에 앉게 하셨다.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뒤에 축복된 빵을 군중들에게 나누어주도록 제자들에게 내어주셨다. 예수님께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심은 중요한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 성서에서 감사는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 즉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시어 가나안 땅에 살게 하시고, 끊임없이 지켜주셨던 일들을 찬미하는 기도와 연결된다. 다시 말해서 감사를 드림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큰 사랑과 은혜들에 대한 감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림은 위대한 업적에 대한 감사였고, 아울러 위대한 업적을 생각한다는 것은 자연히 감사와 찬미가 우러나게 되는 것이었다.

감사는 유다인들의 식사에서 뚜렷하게 표현되었다. 그들은 식사 때 빵에 감사하고 기도를 바치는 풍습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때 이스라엘은 특히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에 감사를 드렸다. 이에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이 가져 온 빵을 드시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셨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드리신 감사 기도는 과거에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은혜들을 기억하는 ‘기념’을 동반하는 것이면서,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드리는 감사였다. 

그러면 잠시 감사의 뜻이 담긴 빵에 대한 성서적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자. 구약 시대부터 빵이 시사하는 의미는 매우 크고 깊었다. 구약 시대에 빵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서 인간에게 힘을 주는 원천이었으며 생존의 기본적 수단이었다. 그래서 빵이 없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셨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일체의 선물을 요약하기 위해 아버지께 빵을 청하게 하셨다. 이처럼 빵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풍년은 하느님의 축복이요, 흉년은 죄의 벌이었다. 따라서 인간은 하느님께 겸손한 마음으로 빵을 청해야 하고, 신뢰하는 가운데 그 빵을 기다려야 했다.

이런 점에서 성서에 빵을 많게 한 이야기들은 의미심장한 것들이었다. 구약성서에서 엘리사는 보리떡 스무 개로 백 명을 먹이는 기적을 행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들이 먹도록 나누어주어라. 야훼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니, 과연 야훼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이 먹고도 남았다”(2열왕 4,43-44).

엘리사는 빵의 기적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인간의 생명을 주관하시고 다스리시는 일과 또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시고 아끼시는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먹고도 남았다는 표현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넘치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빵은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주신 사랑과 은혜를 드러내신 것이었다. 그리고 훗날 이 빵은 성찬의 음식이 되고 성체성사의 중심인 예수님의 몸과 피가 되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을 통하여 감사의 기도와 더불어 영적 양식인 당신의 몸과 피를 주시고자 하셨다. 사람이 육신의 양식인 빵을 먹고 살아가듯이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영적 양식인 주님의 몸과 피를 주시어 살게 하셨다. 이는 오늘날 성체성사이다.

그리고 복음에서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라는 말은 시편 78장 25절을 인용하고 있으며, 광야에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배불리 먹게 하신 ‘힘센 자들의 빵’을 연상케 한다. 또한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함은 예수님의 사랑 역시 얼마나 깊고 넘치는지를 보여주신 것이다.

빵이 상징하는 의미는 하느님의 생명이며, 말씀이고, 넘치는 사랑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시면서 ‘매일의 빵’을 청하도록 권장하셨다. 이에 제자들은 빵을 청하는 기도를 통하여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자녀로서의 신뢰심을 가지고 모든 것을 기대하고 의탁해야 했다. 이 기도는 오늘날 미사 성제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다른 기적과 달리 제자들이 예수님의 기적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수님께서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빵을 제자들이 나누어주도록 하셨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건네주신 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이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신 말씀이 실현되는 것이며, 또한 이는 두고 두고 군중의 굶주림을 해결해주어야 할 사명이 제자들의 몫임을 깨우쳐주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만으로 오천 명이나 되는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여주셨다. 이는 제자들의 힘이 비록 미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주님과 함께라면 많은 군중들을 먹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의 몫으로 주어진 사명은 곧 교회의 사명이 된다.

교회는 가진 것이 적을 지라도 세상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어야 한다. 이는 교회가 하느님의 사랑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제1독서에서처럼 이미 이사야 예언자도 주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하였다.

“너희 목마른 자들아, 오너라. 여기에 물이 있다. 너희 먹을 것이 없는 자들아, 오너라”(이사 55,1).

그리고 또 주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하였다.

“들어라, 나의 말을 들어 보아라. 맛 좋은 음식을 먹으며 기름진 것을 푸짐하게 먹으리라.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로 오너라. 나의 말을 들어라, 너희에게 생기가 솟으리라”(이사 55,2-3).

오늘은 성체성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하신 날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과 사랑이 담긴 성체성사의 깊은 뜻을 묵상하면서, 먹을 것이 없고 목마른 자들에게 맛 좋은 음식과 기름진 음식이 푸짐하게 주어지는 그날이 성취되기를 기도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천상 식탁인 성체성사는 감사의 기도와 함께 종말까지 끊임없이 재현될 것이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