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복음: 마태 1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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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7-27 09:11 조회37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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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걸으신 기적
“베드로가 예수께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
오라고 하십시오’하고 소리쳤다. 예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를 밟고 그에게로 걸어갔다”(마태 14,28-29).
오늘은 연중 제19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물 위를 걸으신 기적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적을 통하여 제자들에게 주님을 따르는 데 있어서 ‘믿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보여주신다. 물 위를 걸으심으로써 제자들에게 당신의 신성을 체험하게 하시고, 또한 훗날 제자들이 살아가는 데 믿음이 없이는 얼마나 두렵고 힘겨운 것인지를 보여주신다.
그러면 복음을 살펴보자.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군중을 보내신 뒤에 조용히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셔서 날이 이미 저물었는데도 거기에 혼자 계셨다. 그 동안에 배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역풍을 만나 풍랑에 시달리고 있었다”(마태 14,22-24).
복음의 배경을 보면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을 행하신 후에 저녁이 되자 제자들을 베에 태워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 소식에 착잡하시어 기도하시려고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런데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가다가 그날 저녁에 풍랑을 만나 시달린 것이다.
그러면 잠시 풍랑이 자주 이는 갈릴래아 호수에 대해서 알아보자. 갈릴래아 호수는 해발 약 2,700미터나 되는 높은 헤르몬 산을 끼고 있는데 헤르몬 산은 그 모습이 아름답고 장엄하다. 헤르몬 산은 1년의 대부분이 눈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아랍 사람들은 이 산을 설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산에서 흐르는 물이 갈릴래아 호수로 들어오기 때문에 요르단 강의 근원이 헤르몬 산기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헤르몬 산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해발 200미터나 낮은 갈릴래아 호수의 더운 공기와 만나 호수에 가끔 큰 풍랑이 인다고 한다. 제자들은 그날 저녁 한밤중에 이러한 갑작스러운 역풍과 풍랑을 만난 것이다. 그때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셨다. 복음은 다시 이렇게 전한다.
“새벽 네 시쯤 되어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다.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본 제자들은 겁에 질려 엉겁결에 ‘유령이다!’하며 소리를 질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예수께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하십시오’ 하고 소리쳤다. 예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를 밟고 그에게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거센 바람을 보자 그만 무서운 생각이 들어 물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는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고 비명을 질렀다. 예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함께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하고 말하였다”(마태 14,25-33).
잘 분간이 안 되는 어두운 시간에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제자들은 유령인 줄 알고 겁에 질려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이셨다. 그때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의 신성을 보았다. 하느님의 신성을 본 베드로는 자기도 물 위를 걷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예수님께 자기도 물 위를 걸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하였다. 이처럼 하느님의 신성의 체험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하느님의 신성에 머물러 지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오늘 물 위를 걸으신 기적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러면 먼저 기적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하여 바다가 상징하는 성서적 의미를 살펴보자. 바다는 한 번 노하면 모든 것을 집어삼킬 위험을 지닌 곳으로 어마어마한 위압감과 공포를 주는 곳이다. 그래서 성서에서 바다는 위험과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무질서한 악의 세력권으로 상징되고 있다. 신약성서에서도 바다는 종교적으로 악의 세력과 관련되어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악령에 사로잡힌 돼지 떼가 뛰어 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바다는 악의 세력이 작용하는 곳으로서 세속을 상징하였다. 여기에 바람이 거꾸로 부는 역풍과 큰 파도가 치는 풍랑은 세속에 악의 세력이 극도로 넘치며 공포감을 주는 극한 상황을 연상케 한다.
따라서 제자들이 바다 한가운데서 겪는 역풍과 풍랑은 훗날 세상에서 복음을 전하는 어려움과 방해 그리고 박해를 연상케 하는 체험이었다. 이는 제자들이 이끌어가야 하는 교회를 암시하는 것이며, 훗날 제자들과 교회가 겪게 될 험난한 앞날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풍랑이 멈추고 바람이 그쳤다는 사실이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고 주님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모든 악의 세력은 잠잠해지고 세상은 주님의 뜻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없음을 크게 책망하셨다.
인간은 항상 자신의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더욱이 하느님의 일을 하거나 주님을 따라 가는 데는 의욕과 자신감, 좋아 보이는 것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뢰심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악과 공존하는 세상은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을 때 거센 바람이 불자 무서운 생각이 든 것은 악의 세력이 얼마나 자극적이며 적극적인가를 보여준 것이다. 바다와 거센 바람과 파도는 베드로를 겁에 질리게 하고도 남는 공포였다. 그러자 베드로는 “주님, 살려주십시오!”라고 비명을 질렀다.
이러한 삶은 이미 과거에 많은 예언자들이 보여주었다. 예언자들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공포 속에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살았다. 따라서 예언자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주님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악의 세력이 넘치는 세속을 헤쳐 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주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이는 한순간도 물 위에 떠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믿음 없이는 우리의 삶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제자들은 한밤중의 바다 위에서 생애에 가장 큰 신앙 체험을 하였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신성을 보았고, 예수님께서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체험하였다. 훗날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더 큰 체험을 하지만 오늘의 이 사건은 제자들이 세상에 나아가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항상 마음속에 담아 간직하게 되는 소중한 신앙 체험이 된다.
오늘날 주님의 사명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겸손한 믿음을 가지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온 힘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믿음 안에서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신앙을 고백하며 살아가야 한다.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