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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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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4주일(복음: 루카 23,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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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1-21 09:25 조회108회 댓글0건

본문

 

왕이신 예수님과 두 강도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루카 23,42).

 

오늘은 연중 제34주일이다.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며 교회 연력으로 금년 한해가 끝나는 마지막 주일이다. 따라서 오늘은 주님의 사랑에 감사 드리면서 온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왕이시며 우리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평화가 주어지기를 기도하는 날이다. 교황 비오 11세는 1925년 연중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하느님 나라가 이룩되기를 촉구하였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드러내신 왕권에 대한 말씀이다. 루카 복음 사가는 예수님의 십자가 머리 위에 간단하게 적힌 ‘이 사람은 유다인의 왕’이라는 죄목을 매우 중요한 의미로 시사하면서 ‘유다인의 왕’이라는 패와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달려 죽어 가시는 모습을 일치시키며 십자가에 죽어 가시는 예수님이 진정한 그리스도(왕)의 모습임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십자가에 달리시어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신 예수님을 박해받는 의인들과 순교자들의 원형으로 보면서 진정한 왕의 모습으로 보고 비록 예수님께서 인간의 눈으로는 무기력하게 패배하여 돌아가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분은 진정으로 승리에 찬 왕이셨음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하느님께서 왕이신 하느님 나라(가해-연중 제34주일 참조)는 순수한 종교적 주제이면서 성서에서 항상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역사적 경험과 예언자들의 약속에 근거를 둔 하느님 나라(왕국)는 신약에 와서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집약이 되면서 핵심이 되는데, 하느님께서 왕이신 하느님 나라의 건설은 이미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종말에 가서 완전히 이루어지겠지만, 장차 오실 ‘야훼의 종’이신 메시아, 즉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이루어지리라는 예언이 예언자들에 의해 주어졌다. 그런데 예언자들의 예언에 따라 그 하느님 나라가 실제로 신약에 와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요한의 제자들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가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게 되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다”(루카 7,22-23).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한 하느님 왕국의 모습을 인용하시면서 당신에게 하느님 왕국을 다스릴 왕권이 있음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 당신이 곧 ‘그리스도(왕)’이심을 ‘유다인의 왕’이라는 죄목을 통하여 확실하게 드러내셨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사람들이 곁에 서서 쳐다보고 있는 동안 그들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보고 ‘이 사람이 남들을 살렸으니 정말 하느님께서 택하신 그리스도라면 어디 자기도 살려 보시지!’ 하며 조롱하였다. 군인들도 또한 예수를 희롱하면서 가까이 가서 신 포도주를 권하고 ‘네가 유다인의 왕이라면 자신이나 살려 보아라’ 하며 빈정거렸다.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 사람은 유다인의 왕’ 이라는 죄목이 적혀 있었다”(루카 23,35-38).

예수님을 로마 황제에게 대항하는 왕쯤으로 기대했던 유다인들의 지도자들과 군인들은 예수님께서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빈정거리며 조롱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조롱과 비웃음을 다 받아들이시면서 아무 말씀 없이 참으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왕은 군중들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차원이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라는 빌라도의 질문에 왕이라는 호칭을 거절하지 않으시고 “내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요한 18,36) 하고 분명하게 말씀하신 것이다. 이를 복음 사가들은 예수님께서 지니신 하느님 나라의 왕권이 빌라도의 심문과 군중들의 비웃음과 채찍질하는 군인들에 의해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전하고 있다(나해-연중 제34주일 참조). 따라서 루카 복음 사가는 예수님의 죄목으로 적힌 ‘유다인의 왕’이라는 십자가 명패가 예사로운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느님 나라의 참‘왕’이심을 공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또한 루카 복음 사가는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의 모습에서조차 예수님께서 ‘하느님 왕국의 왕’이셨음이 증명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죄수 중 하나도 예수를 모욕하면서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살리고 우리도 살려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다른 죄수는 ‘너도 저분과 같은 사형선고를 받은 주제에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느냐?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저분이야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이냐?’ 하고 꾸짖고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의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오늘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루카 23,39-43).

첫 번째 강도는 예수님의 왕권을 조롱하고 모욕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잃었다. 방관자들이 예수님의 왕권을 우롱하고 놀리는 데 열중함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생명을 잃어 버리는 것처럼 그는 그의 생명을 잃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두 번째 강도는 예수님의 왕국과 왕권을 깨닫고 “왕이 되어 오실 때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하고 예수님께 간청했다. 이 강도는 하느님 왕국의 종말론적 심판과 구원의 날인 ‘재림의 날’을 믿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강도에게 “오늘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강도는 예수님의 왕권을 믿고 고백함으로써 구원을 얻었다. 참으로 감동적이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는 강도의 모습을 통하여 당신을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을 구원하실 수 있는 하느님 나라의 왕권이 당신에게 있음을 보여 주셨다. 이는 당신께 세상을 심판하실 수 있는 하느님의 왕권이 있음을 분명하게 하신 것이며, 왕권이 ‘오늘’ 즉시 행사되고 있음을 보여 주신 것이다. ‘오늘-지금’이라는 말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왕이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통하여 시대적으로 각자에게 주어지는 지금의 시간이다. 따라서 왕의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구원이 ‘오늘’, 우리 각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에서 구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시어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아들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속박에서 풀려났습니다”(골로 1,13-14).

하느님 나라의 왕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나라로 불러들이셨고,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심으로써 영원히 당신 왕국에 살게 해 주셨다.

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매우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하느님 나라의 왕권을 증언하고 있다. 즉 그리스도께서 종교 지도자들의 조롱과 군중들의 비웃음과 죽음으로 패배하신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모습은 승리자의 모습이었음을 다시 한 번 증언하고 있다. 십자가는 곧 하느님 나라의 승리였다. 이로써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왕국을 당신 아들의 십자가를 통해서 세상 종말의 그날까지 다스리실 것이며 이룩하실 것임을 보여주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왕권을 당신 제자들에게 주셨다는 것이다. 복음서를 보면 이렇게 나온다.

“너희는 내가 온갖 시련을 겪는 동안 나와 함께 견디어 왔으니 내 아버지께서 나에게 왕권을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에게 왕권을 주겠다. 너희는 내 나라에서 내 식탁에 앉아 먹고 마시며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루카 22,28-30).

예수님께서는 만찬석상에서도 친히 열두 제자들에게 당신의 왕권을 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세상을 심판하고 용서하는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이란 교회를 상징하므로 하느님의 왕권은 왕이신 주님과 함께 교회 안에 존재하며 교회를 통하여 영원히 종말의 그날까지 행사되어질 것이다.

 

“내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