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4주일(복음: 마태 1,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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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2-15 09:04 조회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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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마태 1,22-23).
오늘은 대림절 제4주일이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께서 이 세상에 오신다.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 안에서 두 가지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하나는 인간의 모습을 지니신 ‘인성’이요, 또 하나는 하느님의 본성인 ‘신성’이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분은 인성으로 말하면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신 분이며 거룩한 신성으로 말하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하느님의 권능을 나타내어 하느님의 아들로 확인되신 분입니다. 그분이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로마 1,3-4).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셨는데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을 ‘예수님의 인성’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의 세계를 보여주셨다. 이처럼 부활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보여주신 하느님의 모습을 ‘예수님의 신성’이라고 말한다. 우리 가톨릭교회는 이 두 가지 ‘인성과 신성’을 모두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대림절 제4주일인 오늘 복음은 육신을 취하여 세상에 오시는 예수님의 탄생 신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즉 예수님의 인성에 대한 말씀이다. 예수님의 인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음을 증언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다윗의 후손임을 특히 강조하고자 하였다. 그 목적은 예수님께서 구약에 예언된 다윗 가문의 메시아이심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서는 요셉이 예수님을 다윗의 후손이 되게 한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요셉이 다윗의 후손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요셉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요셉의 믿음과 순종에 대한 복음이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먼저 예수님의 잉태에 대해서 이렇게 전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마태 1,18-19).
마태오 복음사가는 먼저 다윗의 후손임을 말하기 전에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잉태하셨음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성령에 의한 예수님의 잉태 사실에 대해서는 마태오 복음사가보다는 루가 복음사가가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잠시 루가 복음사가가 전하는 말씀에 대해서 살펴보자. 먼저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마리아에게 보내시어 예수님의 잉태 사실을 전하게 하셨다. 암시에 마리아는 요셉과 정혼한 상태로 아직 처녀였고, 따라서 마리아는 천사의 말에 깜짝 놀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잉태란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유다인의 율법에 의하면 처녀의 잉태는 사회적인 추방, 곧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였다. 믿으려 하지 않는 마리아에게 천사는 친척 엘리사벳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는데, 엘리사벳은 아이를 낳지 못할 정도로 나이가 많았지만 하느님의 뜻으로 아이를 가진 지가 벌써 여섯 달이나 되었다고 했다. 마리아는 잉태가 하느님께서 하시는 성령에 의한 것임을 믿고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이런 일이 있은 뒤에 마리아는 즉시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갔다. 엘리사벳은 예루살렘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인 카림’이라는 유다 지방에서 살고 있었고, 나자렛에서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였을 때 엘리사벳은 즉시 마리아의 잉태를 알고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마리아를 주님의 어머니로 불렀다. 이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아니면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 후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집에서 석 달가량 지내고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석 달이라는 기간은 매우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석 달가량을 나자렛에서 멀리 떨어진 유다 지방의 엘리사벳 집에서 지냄으로써 마리아의 잉태는 나자렛에 있는 요셉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증언하는 것이었다. 석 달이 지난 후 마리아가 나자렛으로 돌아왔을 때는 마리아의 잉태가 외부로 드러나게 되었고, 마리아의 부모는 물론이고 정혼한 요셉도 이를 알게 되었다.
잉태가 자기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요셉은 큰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요셉은 마리아의 잉태가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을 알고 마리아와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다. 요셉이 이러한 생각을 하며 두려움에 쌓여 괴로워하고 있을 때에 주님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 요셉에게 말하였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마태 1,20-21).
천사는 요셉에게 성령의 역사하심을 알려주면서 태어날 아이에게 ‘예수’라는 이름을 지어주도록 말하였다.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이다. 이는 예수님을 이스라엘 율법에 의한 다윗 가문의 요셉의 아들로 합법화하는 것이다. 율법에 의한 합법적인 요셉의 아들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또한 예수님께서 구약의 예언에 따라 다윗의 후손인 메시아이시라는 것을 분명하게 증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천사는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라는 말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마음에 새기게 한다.
그리고 마태오 복음사가는 잠시 말을 바꾸어 다윗의 후손이신 예수님의 탄생 신비인 동정녀의 잉태에 대해서 말한다. 복음사가는 마리아가 처녀였음을 강조하면서 그분이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셨음을 말하고 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언자를 시켜 말씀하신 구약의 예언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마태 1,22-24).
메시아에 대한 구약의 예언이 오늘 제1독서에 이렇게 나온다.
“주께서 몸소 징조를 보여주시리니,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 7,14).
‘임마누엘’이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이다. 이는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우리 안에 오시고, 또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이제 한 아이의 탄생으로 하느님께서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되신다. 즉 처녀의 몸에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이를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일이 있은 뒤에 요셉은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천사가 지시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한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요셉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임으로써 구약에서 예언된 메시아에 대한 예언이 모두 이루어진 것으로 증언한다.
그러면 잠시 요셉에 대해서 알아보자. 요셉에 대해서는 신약에서 몇 번 언급되어 있을 뿐이며, 그것도 주로 예수님의 탄생과 소년기에 국한하여 전해지고 있다. 복음서 초기에 요셉의 이름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요셉이 예수님의 공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죽었으리라는 설이 있다. 그리고 요셉이 베들레헴 주민이면서 나자렛에 정착한 사실에 대해 확실한 것은 전해지지 않지만 유다 지방에서 사는 것이 여러 가지로 이롭지 못했기 때문에 나자렛으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다윗 가문의 요셉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메시아가 이 세상에 오시는 데 크게 협력한 사람이다. 다시 말해서 요셉은 당시에 메시아는 다윗 가문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는 이스라엘에게 예수님께서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믿게 한 사람이다. 따라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요셉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임으로써 예수님께서 율법이 정한 합법적인 다윗 가문의 아들이 되었음을 특히 강조한다.
다윗 가문의 후손에 대한 예언을 보면 1000년 전 나단이 다윗 왕에게 전한 영원한 왕조에 대한 예언으로 이를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네 왕조, 네 나라는 내 앞에서 길이 뻗어나갈 것이며, 네 왕위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 하리라”(2사무 7,16).
이제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날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분은 다윗 가문의 후손으로서, 또한 동정녀에게 태어나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분명히 그리스도이신 메시아이시다. 그분이 곧 우리 가운데 오시려 하신다. 그리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려 하신다. 우리는 마리아와 요셉처럼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 믿음과 순명으로 협력해야 한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깃들기를 빕니다”(로마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