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일(요한 20,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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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4-06 09:26 조회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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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믿음
“예수께서는 토마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20,27).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수난에 대해서도, 다시 살아나신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이 왜 죽으시고 묻히셨는가 하는 의문은 그들을 한없이 두렵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무덤에 묻히신 것을 보고 두려움을 가지고 크게 실망하고 있었다. 또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 새벽의 ‘빈 무덤’ 사건에 대해서도 요한을 제외하고는 믿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마르코복음사가는 당시 제자들의 믿음에 대해서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 계시다는 것과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마르 16,11)라고 전하고 있다.
제자들에게 다시 살아나셨음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부활하신 분의 체험이 반드시 필요했다. 빈 무덤을 발견했다는 사건만으로는 그들을 믿게 하는 데 부족하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히 시체를 옮긴 것으로도 설명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면서 주님의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지난주 복음인 요한복음사가가 전하는 ‘빈 무덤’ 사건 이후부터는 부활하신 주님의 발현이 시작되며,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게 된다. 앞으로 부활 시기에 전하는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의 발현에 대한 사건과 제자들이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주님의 체험들이 전개될 것이다. 이는 주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는 승천 날까지 40일 동안 계속된다.
오늘 복음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전하는데, 전반부는 예루살렘에서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제자들에게 일어났던 일이고, 후반부는 여드레 뒤에 있었던 토마의 불신앙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면 전반부 복음을 살펴보자.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19-23).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한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예수님을 죽인 유다인들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제자들은 안식일 다음날 새벽에 일어났던 ‘빈 무덤’ 사건과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일어났던 일 때문에 그날 저녁에 어떤 집에 모여 있었다. 제자들이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들어오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시고 제자들에게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직접 보고 만지는 것보다 더 확실하고 분명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확신에서 오는 믿음의 기쁨이었다. 제자들은 방안으로 들어오신 예수님과 옆구리를 보여주신 예수님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고 즉시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받아들인다.
복음을 보면 방에 들어오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먼저 평화와 파견에 대한 말씀을 하신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는 믿음과 신앙에서 오는 ‘평화’였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믿음에서 오는 평화를 주시고자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아버지께서 당신을 보내신 것처럼 당신의 제자들을 보내신다고 하신 이 말씀은 제자들의 삶 역시 예수님의 삶을 닮아갈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이루신 삶을 암시하신 것이다.
그리고 복음에서 요한복음사가는 잠시 예수님께서 숨을 쉬고 계셨음을 강조하고 있다. ‘숨을 내 쉬신다’는 것은 주님께서 유령이 아니시고 다시 살아나셨음을 확실하게 증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의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셨음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아라”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기에 앞서 제자들이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셨다. 지금까지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이시며 스승으로서 아버지의 말씀과 사랑을 가르쳐주셨으나,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깊이 깨닫게 하시고 영적인 믿음을 주시고자 하신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신다. 영적인 믿음과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하시는 분은 곧 성령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시면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신다. 죄란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고 하느님을 거역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은 하느님을 거역한 상태에서 하느님과 화해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죄의 용서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하느님의 새 생명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죄를 용서하는 그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신다. 이제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세상에 나아가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전하게 되며, 이를 믿는 이들은 모두가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을 얻게 된다. 참으로 큰 은총이 아닐 수 없다.
복음의 후반부인 또 하나의 사건은 여드레 뒤에 일어난 토마의 불신앙에 대한 이야기이다.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토마는 거기에 없었다. 그래서 토마는 제자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열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요한 20,24-25).
토마는 대단히 인간적인 의심을 드러낸다. 토마의 행동에서 당시에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얼마나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있었는지를 볼 수 있다. 토마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거리낌없이 동료들에게 말하였다. 그 후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 토마도 함께 있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토마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토마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20,26-29).
토마는 예수님을 보자마자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믿음을 고백한다. 토마는 자기 앞에서 말씀하시는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의 신성을 보았고, 하느님의 현존을 느낀 것이다. 그때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은 곧 하느님의 현시였다.
예수님께서는 토마에게 보고 믿는 신앙에서 보지 않고도 믿는 영적인 신앙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보지 않고도 믿는 영적인 신앙은 훗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성령에 의한 신앙이며,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신앙이다.
발현하신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시대가 열릴 것임을 예고하신다. 따라서 주님의 부활 시기는 성령의 시대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성령의 시대가 열림은 성령을 받은 제자들이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세상에 나아가 증언하며 말씀을 전파하는 교회의 시대를 말한다. 그리고 제자들, 즉 교회가 증언하는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믿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새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증언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이며 또한 오늘날 교회의 사명이기도 하다.
끝으로 요한복음사가는 이렇게 전한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