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일(복음: 마태 10,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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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6-15 08:52 조회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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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말라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영혼과 육신을 아울러 지옥에 던져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마태 10,28).
오늘은 연중 제12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지난주 복음과 연결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와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하고 당부하시는 말씀이다. 복음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다. 내가 어두운 데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서 말하고,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을 지붕 위에서 외쳐라. 그리고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영혼과 육신을 아울러 지옥에 던져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두 마리가 단돈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런 참새 한 마리도 너희의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아버지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훨씬 더 귀하다”(마태 10,26-31).
먼저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의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난주 복음에 나왔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각 마을로 파견하시면서 하늘나라가 다가왔음을 전하고, 앓는 사람을 고쳐주며, 죽은 사람을 살려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박해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서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은 마치 양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양순해야 한다. 너희를 법정에 넘겨주고 회당에서 매질할 사람들이 있을 터인데 그들을 조심하여라”(마태 10,16-17)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의 박해와 방해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박해를 각오하라고 하셨다. 그런 후에 제자들에게 오늘 복음인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는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에게 박해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나 특별한 능력을 주신 것이 아니라 박해를 받아들이라고 하시면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의 삶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에도 하느님의 일을 위해 파견되어 가는 사람들은 변함이 없다. 그들에게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두려움은 하느님의 일을 위해 부르심을 받은 순간부터 주어진다. 부족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이기에 하느님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고, 하느님의 일을 한답시고 경거망동하게 하느님께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그리고 두려운 것은 하느님의 대변자로서 세상의 온갖 악을 대적해야 하고, 반대자들과 맞서서 싸워야 하며, 그들로부터 미움과 욕을 먹으면서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죽음도 각오해야 하는 두려움이다.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어 하느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삶은 모두가 다 그러하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인 진리는 항상 사회악에 대항하는 것이며, 불의를 범하는 자들에게 잘못을 알게 하고, 그들의 잘못된 삶을 질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어 가는 사람들은 악을 일삼는 자들의 표적일 수밖에 없다. 파견된 자의 대표자들인 예언자들의 삶이 그것을 보여주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예레미야 예언자는 자신을 괴롭히는 박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수군거립니다. ‘저자야말로 사면초가다. 고발하자, 고발하자.’ 저와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도 모두 제가 망하기를 바라 모의합니다. ‘걸어 넘어뜨리고 잡아 족치자. 앙갚음을 하자’”(예레 20,10).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 같은 두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계심을 굳게 믿으면서 무서움을 떨쳐버리려고 하였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그러나 제 곁에는 힘센 장사처럼 야훼께서 계시기에 저를 박해하다가는 당하지 못하고 나가떨어질 것입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여 부끄러움으로 머리도 들지 못하고 길이길이 잊지 못할 수치를 당할 것입니다”(예레 20,11)라고 말하였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떠한 일에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라고 말씀하신다. 감추어진 것과 비밀은 곧 하느님의 신성과 하느님 나라의 신비이다. 언젠가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하늘나라의 신비도 그분을 통하여 알려지게 될 것임을 말씀하신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에게 믿음을 가지고 크게 외치라 하고 말씀하신다. 스승이신 주님보다 더 밝은 데서 말하고 주님보다 더 큰 소리로 여러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멀리 외치라고 하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박해를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생명을 쥐고 계시는 하느님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육신과 영혼의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이심을 말씀하시면서 육신만 죽이는 박해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육신과 영혼을 죽이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제자들에게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깊으신 사랑과 배려를 말씀하신다. 하느님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리는 분으로서 참새 한 마리도 하느님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시고, 머리카락 하나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두셨다고 말씀하신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에게 하느님께서 다 알고 계심을 강조하신다. 제자들이 당하는 무서운 일들, 박해와 죽음까지 하느님 아버지께서 다 아시고 허락하신 것이며, 모두가 아버지의 뜻임을 마음에 새겨두도록 하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증언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다”(마태 10,32-33).
예수님께서는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증언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시며 그리스도이심을 증언해야 함을 강조하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신다. 당시에 어느 누구도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었고, 부르지 않았던 ‘아버지’라는 칭호를 쓰신다. 예수님께서 ‘아버지’라고 부르신 것은 당신께서 하느님의 친아들이심을 분명하게 하신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증언하는 제자들에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증언해주시겠다고 하신다. 이는 파견되어 가는 제자들의 사명을 다시 한 번 강조하신 것이다.
제자들의 사명은 박해와 죽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아들을 세상 사람들에게 증언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파견되어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를 증언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박해나 어려움이 주어지더라도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주님의 파견된 제자로서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