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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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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복음: 요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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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4-14 08:51 조회186회 댓글0건

본문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그들은 그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요한 20,8-9).

 

오늘은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하느님의 신성이 세상에 넘치는 가장 거룩한 날이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구원 역사의 절정이며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신 예수님께서 인간의 육체적 속박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보여주셨고, 장차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처럼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주신 날이다. 오늘 복음은 매년 주님의 부활 대축일에 읽혀지고 있는 요한 복음 사가가 전하는 빈 무덤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금년은 특별히 주님의 부활에 앞서 일어난 예수님의 죽음과 장사, 그리고 무덤에 대해 잠시 알아보자.

요한 복음은 예수님의 죽으심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날은 과월절 준비 일이었다. 다음 날 대축제 일은 마침 안식일과 겹치게 되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체를 십자가에 그냥 두지 않으려고 빌라도에게 시체의 다리를 꺾어 치워 달라고 청하였다. 그래서 병사들이 와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의 다리를 차례로 꺾고 예수에게 가서는 이미 숨을 거두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는 대신 군인 하나가 창으로 그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거기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왔다”(요한 19,31-34).

당시에 로마인들은 십자가에 매달아 죽기까지 2-3일 동안 그대로 두었으며, 보통 십자가에 매달린 시체를 독수리가 다 쪼아 먹을 때까지 방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유다인들의 율법에는 안식일에 시체를 십자가에 매단 채 그냥 두어서는 안되며 처형된 그날에 시체를 매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신명기에 보면 시체 효시 규정에 대해서 이렇게 나온다.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을 처형하고는 나무에 달아 효시할 경우가 있다. 이렇게 나무에 달린 시체는 하느님께 저주를 받은 것이니, 그 시체를 나무에 단 채 밤을 보내지 말고 그날로 묻어라. 그렇게 두어서 너희 하느님 야훼께 유산으로 받은 너희 땅을 더럽히면 안 된다”(신명 21,22-23).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자 아리마태아 요셉이라는 사람이 예수님의 시신을 가져가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들은 시체를 그날로 매장해야 한다는 율법에 따라 쉽게 예수님의 시신을 내어줄 수 있었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그 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체를 가져 가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도 예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의 허락을 받아 요셉은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렸다. 그리고 언젠가 밤에 예수를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침향을 섞은 몰약을 백 근쯤 가지고 왔다. 이 두 사람은 예수의 시체를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풍속대로 향료를 바르고 고운 베로 감았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는 동산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직 장사지낸 일이 없는 새 무덤이 하나 있었다. 그날은 유다인들이 명절을 준비하는 날인데다가 그 무덤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예수를 거기에 모셨다”(요한 19,38-42).

아리마태아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내려 장사지내려 하자 니고데모(나해-사순 제4주일 참조)가 와서 도와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정성스럽게 예수님의 시신을 요셉이 준비한 무덤에 장사 지냈다.

그러면 잠시 아리마태아 요셉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기 속마음을 숨기면서까지 위험스럽게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려 한 아리마태아 요셉은 누구인가? 요셉은 유다 지방의 중앙 산지의 북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헬라어 지명 아리마태아) 출신으로 부자였으며, 산헤드린(다해-성금요일 참조)의 의원이었다. 그는 자기의 출생지 아리마태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주한 후 부귀와 명성을 누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예루살렘의 귀족으로 부유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둔 새 무덤을 가질 수 있었고, 때문에 예수님의 시신을 장사 지낸 곳은 아리마태아 요셉이 준비한 새 무덤이었다.

아리마태아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요청한 동기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제자였다고 간단하게 말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제자들에 대한 호의로서 그가 빌라도에게 요청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산헤드린의 의원인 그가 명예의 실추를 무릅쓰고 위험스럽게 범법자인 예수님의 시신을 자기 무덤에 장사 지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아리마태아 요셉에게 무엇이 있었기에 과연 그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복음서는 아리마태아 요셉의 행위에 대해서 더욱 깊고 진실한 동기를 제시하고 있는데 복음 사가들은 요셉을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로 말하고 있다. 마르코 복음 사가는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용기를 내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청하였다. 그는 명망 있는 의회 의원이었고 하느님 나라를 열심히 대망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마르 15,43)라고 말하고 있다. 루가 복음 사가 역시 “의회 의원 중에 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올바르고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는 예수를 죽이려던 의회의 결정과 행동에 찬동을 한 일이 없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동네 아리마태아 출신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살던 사람이었다”(루가 23,50-51)라고 기록함으로써 이 사실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마태오 복음 사가도 요한 복음 사가처럼 요셉이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한 사람이었다고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아리마태아 요셉은 니고데모와 함께 예수님의 시신을 정성스럽게 유다인들의 장례 풍습대로 향료를 바르고 고운 베로 감았으며, 시체를 무덤에 놓고 돌을 굴려 무덤 문을 닫았다.

예수님께서는 아리마태아 요셉과 니고데모가 정성스럽게 장사 지낸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에 부활하셨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시어 부활하셨음을 빈 무덤 사건으로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두 사람이 같이 달음질쳐 갔지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 가 먼저 무덤에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곧 뒤따라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가 그도 역시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그들은 그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요한 20,1-9).

요한 복음 사가는 예수님의 시신을 두었던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을 두고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막달라 마리아의 말을 듣고 베드로와 자신이 빈 무덤을 확인하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 여기에서 요한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베드로와 자기가 무덤에 다다랐을 때 주님의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즉시 예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알았다는 것이다. 즉 예수님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달았고, 예언자들이 예언한 죽은 백성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부활에 대한 가르침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주님의 부활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자신 있게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주님은 참으로 부활하셨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구원 역사의 절정이며, 신앙의 핵심인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증언하면서 주님과 주님의 말씀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

베드로 사도는 오늘 제1독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분은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자기를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자로 정하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모든 예언자들도 이 예수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증언하였습니다”(사도 10,4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