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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Beautiful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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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3-11-03 00:00 조회1,3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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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음

1. ‘한 여자가 다섯번째 이별을 하고 산속으로 머리 깎고 완전하게 떠나 버렸네’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몇 년 전에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무기여 잘 있거라’라는 제목을 지닌 노래이고, 그 노래의 박자가 경쾌하고 밝은 반면에 그 내용을 들여 다 보면 슬프기 짝이 없는 한 여인이 모든 것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릴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사연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실패와 실연을 거듭하면서도 그래도 희망하며 남자를 만나 진실하게 사랑을 했지만, 그 중의 단 한명도 그녀를 진실하게 사랑하며 받아들인 남자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가 택한 길은 믿을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내면적인 뒤틀림과 부정, 그로인해 사람들로부터 마음을 굳게 닫아버리는 자기 안으로의 도피였습니다.

2.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는 평생을 현실과 가상의 인물조차 구분할 수 없는 정신분열증에 빠진 한 남자가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그리고 그 과정을 힘겹게 이겨내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실제 인물인 수학 천재 존 내시라는 사람으로 1949년 스물 한 살의 나이로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균형이론’을 만들어내 일약 수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던 사람이었습니다. 이후 그의 화려한 업적에 걸맞게 명문대학 MIT교수로 부임하고 암호해독의 전문가로서 명성을 날리지만, 뜻밖의 불행이 그의 내면으로부터 찾아옵니다. 바로 “숫자의 논리만이 세상을 풀이해주고,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그의 믿음과 욕망이 숫자의 세계로 그를 갇히게 합니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그만의 세계 속에 갇혀서 그는 그를 인정하고 그의 욕망을 부추기는 가상의 인물 -현실에는 없지만 본인은 현실에 있다고 믿는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나중에 바로 그것이 정신분열증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저능아’라는 것을 깨닫는 그 순간마저도, 자신의 병을 자기 스스로 숫자의 논리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 늘 그의 곁에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그의 아내 ‘알리샤’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녀는 약을 투여해서 남편의 병을 멈출 수는 있지만 그 후유증으로 얼빠진 사람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남편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기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세상은 머리가 아닌 따스한 마음과 진실로 이해되어진다”면서 그녀는 그녀의 남편이 약에 의존하지 않고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시련과 맞서 싸우도록 도와줍니다. 결국 존 내시는 아내의 항구한 사랑으로 50년 동안의 정신분열증을 이겨내고 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는 극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자리에서 숫자만을 믿고 자기 안에 갇혀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회고하면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 알리샤를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사랑이 내 삶의 이유’라고…

3. 요한복음 4장, 우물가에 물을 길러 나온 사마리아의 여인, 그 시간이 정오의 시간, 인적이 드문 틈을 타서 우물가로 나온 사마리아 여인, 남자들의 사랑에 배신당하고 사랑과 믿음과 진실은 다 호사스러운 말이다라는 자기 암시의 어두움 속에서 살아가는 이 여인의 갈증은 “변하지 않는 것들, 영원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갈증이었을 것입니다. ‘무기들아, 다들 잘있거라’하면서 불신의 어두움 속으로 빠져버린 여인의 모습입니다. 한편으로 ‘나의 신념과 나의 논리만이 살 길이다’라는 오만한 자부심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면서 그만의 세계 속에서 먹고 살아가다 결국은 나자빠진 수학자 존 내쉬의 모습입니다. 어쩌면 이런 모습은 개인의 모습일 뿐만 아니라, 강자의 논리를 앞세워서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고, 과학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라는 그 믿음 안에서 끊임없이 사랑과 생명의 허기와 갈증을 느끼는 우리 인류의 불행한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요한복음 4장 "사마리의 여인"에 관한 복음은 우리에게,  자기 신념의 논리, 자신의 체험의 논리 속에서 세상을 부정적인 쪽으로 끌어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 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 바로 주님의 논리가 우리의 영원한 갈증과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과 사랑의 논리, 곧 ‘아름다운 마음(A Beautiful Min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