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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마태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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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1-01 13:06 조회3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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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박사들을 인도한 별과 베들레헴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마태 2,2).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이다.
주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세상에 처음으로 드러내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주님 성탄을 지내고 나서 성가정 대축일 다음에 이 축일을 지낸다. 해마다 교회는 주님 공현 대축일에 마태오 복음사가가 전하는 동방박사들의 방문 이야기를 전하는데, 이는 주님 공현의 대표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헤로데왕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나셨는데 그 때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왕이 당황한 것은 물론, 예루살렘이 온통 술렁거렸다"(마태 2,1-3).
동방에서 박사들이 메시아께서 태어나신 것을 알고 예루살렘에 찾아온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천사들이 유다인 목자들에게 전한 것만이 아니라 이미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이방인들에게도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스스로 메시아의 탄생을 알고 찾아왔기 때문이다. 성서를 보면 그들은 단순하게 새로 태어나신 왕을 경배하기 위해 별의 인도로 동방에서 찾아왔다고 전하고 있는데, 하느님의 계시가 이방인인 그들에게도 주어졌음을 볼 수 있다. 사도행전에 보면 바오로 사도 역시 하느님의 계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 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사도 10,35).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도 메시아의 탄생에 있어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찾아오리라고 이렇게 말한다.
"민족들이 너의 빛을 보고 모여 들며, 제왕들이 솟아 오르는 너의 광채에 끌려 오는구나. 머리를 들고 사방을 둘러 보아라. 모두 너에게 모여 오고 있지 않느냐? 너의 아들들이 먼 데서 오고, 너의 딸들도 품에 안겨 온다. … 큰 낙타떼가 너의 땅을 뒤덮고 미디안과 에바의 낙타들이 우글거리리라. 사람들이 스바에서 찾아 오리라. 금과 향료를 싣고 야훼을 높이 찬양하며 찾아 오리라"(이사 60,3-4.6).
미디안과 에바, 그리고 스바는 이방인들이지만 그들은 모두가 아브라함의 후손들이기도 하다(가해-주님 공현 대축일 참조). 그들은 유다인은 아니지만 원래 한분이신 하느님만을 경배하고 다신론과 우상을 배격하는 자들이었으며 높은 도덕성을 갖춘 성실한 사람들이었다. 성실한 그들의 방문은 이미 이처럼 예언되어 있었다. 동방박사들이 주님을 찾아오자 예루살렘이 온통 술렁거린다.
헤로데는 동방박사들의 말을 상당히 신뢰하였던 것같다. 그래서 그는 동방박사들의 말을 듣고 당황하였으며, 메시아가 태어나신다면 그곳이 어디겠느냐고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묻는다. 그들은 미가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한다. 복음서는 미가서에 나오는 말을 이렇게 인용하여 전한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서의 기록을 보면, '유다의 땅 베들레헴아, 너는 결코 유다의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될 영도자가 너에게서 나리라'고 하였습니다"(마태 2,5-6).
모레셋 사람 미가를 통하여 전해진, 메시아가 탄생하시리라는 베들레헴은 어떤 곳인가? 베들레헴이란 말의 뜻은 '빵의 집, 음식의 집, 그리고 싸움의 집, 신의 집'이라고 한다. 베들레헴은 유다에 있는 한 성읍으로 다윗의 고향이며 훗날 예수님의 탄생지가 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진다. 이곳은 즈블론에 있는 같은 이름의 성읍과 구별하기 위해 '유다 베들레헴'이라고 말하는데, 위치는 예루살렘의 남서쪽 약 10km 지점에 있으며, 예루살렘과 헤브론 및 네게브 지방을 연결하는 남북 주요 도로 가까이에 있다. 베들레헴에 관한 최초의 역사적 언급은 기원전 14세기 초의 한 아마르나 서신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창세기에 보면 야곱의 아내 라헬이 묻힌 곳으로 나온다.
"라헬은 에브랏으로 가는 길가에 묻혔다. 에브랏은 곧 베들레헴이다"(창세 35,19).
베들레헴은 또한 구약성서 룻기의 대부분의 이야기 무대로 나오며, 구약에서 이 지명이 두드러진 것은 대체로 이 마을이 다윗과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베들레헴은 다윗의 고향이었고 그가 사무엘에 의해 기름 발리움을 받은 장소였으며, 불레셋 사람의 영채가 있었고, 엘하난의 고향인 동시에 아사헬이 묻힌 곳이었다. B.C. 10세기 말엽에 이 성읍은 르호보암에 의해 요새화되었다. 이곳이 이스라엘 백성들 마음속에 더욱 자리한 것은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것처럼 미가서에서 메시아의 탄생지로 언급되면서부터이다.
헤로데는 동방에서 온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정확히 알아보고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가서 그 아기를 잘 찾아 보시오. 나도 가서 경배할 터이니 찾거든 알려 주시오"(마태 2,8).
동방박사들은 헤로데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난다. 그들은 별의 인도로 아기가 있는 곳을 알아낸다.
"그 때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마침내 그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이를 보고 그들은 대단히 기뻐하면서 그 집에 들어 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마태 2,9-11).
동방박사들은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멈추는 것을 보고 아기가 있는 집으로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한다. 그리고 아기에게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린다. 동방박사들이 드린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메시아이신 왕에게 드리는 상징적인 예물이다. 이는 태어난 아기가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증언하는 것이며, 또한 하느님의 신성을 세상에 드러낸 공현이다. 교회는 동방박사들에 의해서 메시아이심이 세상에 처음으로 드러난 이 사건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행하신 술의 기적과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사건과 함께 중요한 주님의 공현 사건으로 기념하고 있다. 동방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간다.
오늘 동방박사들이 찬란히 빛나는 별의 인도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께서 태어나신 곳을 찾아가 그분께 엎드려 경배드린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을 알아 뵙도록 깨우쳐주는 빛의 표상이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의 빛으로 하느님께 나아가야 한다.
오늘은 참으로 뜻 깊은 날이다. 이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께서 세상에 오시어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경건한 이방인들을 통해 처음으로 드러내신 날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며 깊고 심오한 하느님의 계획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태어나신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분께 믿음과 경외심으로 엎드려 경배하면서 찬양을 드려야 한다.

"유다의 땅 베들레헴아, 너는 결코 유다의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