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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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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일(마르 1,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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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1-22 09:45 조회1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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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의 부르심에 따라 나서는 제자들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오늘은 연중 제3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갈릴래아 전도 시작과 첫 번째로 부르신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난주에는 요한 복음사가가 전하는 예비적 소명이었고, 오늘은 공관 복음인 마르코 복음사가가 전하는 갈릴래아 전도 시작과 제자들의 부르심이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복음서 첫 장에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일과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일, 그리고 갈릴래아 전도 시작에 대해서 전하고 있는데, 갈릴래아 전도 시작에 대한 말씀이 오늘 복음이다.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하셨다"(마르 1,14-15).
예수님께서는 요르단강으로 요한을 찾아가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시어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신 뒤에 갈릴래아로 가셔서 전도를 시작하시는데, 복음사가는 세례자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통하여 세례자 요한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메시아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려주고 있다.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는 말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 서두의 주제이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시어 제일 먼저 선포하신 이 신비스러운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이며, 또한 하느님의 나라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하느님 나라의 신비는 신약에서 예수님에 의해 서서히 벗겨지지만, 하느님 나라의 원천은 구약에 있다. 구약에서 이미 하느님의 나라를 예고하고 준비하였으며 그 윤곽을 드러내었다.
야훼 하느님께서 왕이시라는 관념은 시초부터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 후에 야훼와 당신 백성과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하여 왕이라는 이 상징적인 표현을 사용하였다. 야훼께서 왕으로 이스라엘을 통치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왕이 되시어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되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이스라엘은 정치적 구조를 띠게 되었고, 야훼 하느님의 허락 하에 이스라엘도 주변 국가들처럼 지상의 대표자를 갖게 되었다. 이스라엘의 왕정 제도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왕정 제도는 야훼의 왕권에 종속되었고, 하느님의 계약에 근거한 신정 제도의 기구가 되었으며, 이스라엘의 왕들은 일반적인 주변 왕들처럼 왕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만 받들어 섬겨야 할 야훼 하느님의 왕국을 다스렸고, 야훼께서도 다윗의 후손인 그들을 당신의 아들로 간주하셨다. 이스라엘의 왕들은 야훼 하느님의 아들로서 심부름꾼들이자 종들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종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나라였다. 
그런데 왕들의 지상적인 야심과 범행으로 하느님의 율법을 무시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인 이스라엘은 흔들리게 되고 결국에는 멸망하게 되었다. 다윗 왕조 몰락의 근본 원인은 왕들이 야훼 하느님을 결별하고, 하느님의 왕권을 무시하면서, 자기 스스로의 왕권을 행사하려는 데 있었다. 이로서 하느님께서 다스리는 하느님의 나라는 사라지고 말았다.
이스라엘 왕정이 붕괴된 그 순간부터 종교적 지도자들은 최초의 신권 정치, 하느님께서 다스렸던 나라를 회상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재건하려고 하였다. 예언자들 역시 하느님의 신정 제도를 다시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선포하였으며, 하느님 나라의 재건에 대한 강한 희망을 주었다. 야훼의 왕권이 행사되는 메시아의 통치가 특히 바빌로니아 유배 이후부터 더욱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하느님의 나라가 건설되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주었다. 따라서 예루살렘에 기쁜 소식이란 "너희 하느님께서 왕권을 잡으셨다"(이사 52,7)는 내용이었다. 이스라엘은 야훼 하느님께서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나라, 즉 메시아에 의한 다윗 왕국이 복구되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가 오심으로써 하느님의 왕국인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될 것으로 굳게 믿었고, 또한 희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가 오시어 통치하실 그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에 의해서 선포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이 바로 그것이다.
예수님께서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라고 하신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메시아가 세상에 오셨음을 선포하신 것이며, 당신이 곧 하느님 나라를 통치하실 왕이심을 드러내신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에 의하여 선포되면서 이 세상에 왔으며, 복음 선포에 동반된 기적들은 하느님 왕국에 대한 표징이고 우리에게 왕국의 신비를 알게 해준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하고 말씀하심으로써 세례자 요한이 호소한 회개에 대해 똑같이 되풀이하신다.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가 곧 오실 것이라는 외침으로 회개에 대해서 긴박성을 주었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와 더불어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을 받아들이라는 회개를 말씀하신다.
사실 하느님 나라의 오심으로 인간에 대한 악령, 죄 그리고 죽음의 지배는 끝났다. 예수님께 서는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며 죽음의 고리를 끊고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성령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러니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따라서 메시아가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하나의 결정이 필요한데 그 결정이란 바로 죄의 회개이다.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음을 선포하신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로 나가시어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신다.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 가시다가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어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시고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마르 1,16-18).
시몬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이곳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의 제자로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람 낚는 어부'로서 예수님을 따라 나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이후부터 예수님과 함께 삶과 운명을 같이 한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부르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부르신다.
"예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부르시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와 삯꾼들을 배에 남겨 둔 채 예수를 따라 나섰다"(마르 1,19-20).
이들 형제들 역시 예수님의 부르심에 아버지와 그 삯꾼들을 남겨 둔 채 예수님을 바로 따라나선다. 이들이 모두 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들이다.
오늘 복음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의 전도 시작에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도래와 더불어 회개에 대한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담아 두어야 할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첫 번째 부르신 제자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깊이 묵상하게 한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