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하시면,

많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

2024.05
20
메뉴 더보기

주일복음해설

SNS 공유하기

연중 제5주일(마르 1,29-39)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1-29 08:54 조회223회 댓글0건

본문

인간의 질병을 낫게 하시는 예수님


"해가 지고 날이 저물었을 때에 사람들이 병자와 마귀들린 사람들을

모두 예수께 데려 왔으며 온 동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들었다"

(마르 1,32-33).

 

오늘은 연중 제5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시몬의 집에 가시어 시몬의 장모와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신 후에 전도 여행을 하시는 모습이다.

"얼마 뒤에 예수께서 회당에서 나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에 들어 가셨다. 때마침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사정을 예수께 알렸다. 예수께서 그 부인 곁으로 가서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열이 내리고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마르 1,29-31).

이 부분 때문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전에 이미 결혼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시몬의 장모가 앓고 있었던 열병은 지금 전하는 바에 의하면 말라리아로, 열이 내리면 낫는 병이라고 전해진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장모의 병을 고쳐주심으로써 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병을 낫게 하시어 평화를 주시는 분이심을 보여주신다. 인간의 조그마한 아픔에도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사랑을 베푸시는 메시아이신 분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 부인은 병이 나은 후에 정성을 다하여 예수님께 시중을 든다. 시몬의 장모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께로부터 치유를 받은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즉 정성을 다하여 주님께 봉사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 날 저녁에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많은 병자들을 데리고 예수님을 찾아온다.

"해가 지고 날이 저물었을 때에 사람들이 병자와 마귀들린 사람들을 모두 예수께 데려 왔으며 온 동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들었다. 예수께서는 온갖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시며 자기 일을 입밖에 내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마귀들은 예수가 누구신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마르 1,32-34).

예수님께서는 몰려든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온갖 병자들을 다 고쳐주시며, 많은 마귀를 쫓아내주신다. 사람들은 아직 메시아이신 분의 권위를 믿고 있지 못하고 있었으나, 영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마귀들은 이미 하느님의 힘을 느끼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때가 아님을 아시고 마귀들에게 입을 다물도록 함구령을 내리신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항상 마음 아파하셨던 병자들의 질병에 대한 성서적 개념을 알아보자. 질병과 거기에 따른 모든 고통들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모든 인간들에게 풀 수 없는 숙제이며 커다란 문제로 되어 왔다. 인간은 그들이 사는 세계관과 질병들을 지배하는 세력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달리 생각하면서 그 해결책을 찾아왔다.

고대 근동 지방 사람들은 질병을 악령들이 끼치는 재앙이거나, 신에 대한 경신 예식의 실수로 인하여 화가 난 잡신들이 보낸 재화로 여겼다. 사람들은 질병에 대하여 그 뒤에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한 세력들, 즉 악령들을 인정하면서 마귀들을 인격화했다. 따라서 질병의 치유를 얻기 위해서는 마귀들을 쫓아내는 푸닥거리를 한다든지, 또는 그들에게 빌고 제사를 올림으로써 용서를 청했다.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병리학적 개념도 고대 민족들의 미신적인 성격의 영향을 크게 받아, 간단한 질병은 자연적인 원인의 탓이라고 여겼지만 사고를 포함한 대부분의 질병들은 지하 세계에 사는 악마의 권세가 사람들에게 침범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나쁜 악마들은 머리에 난 구멍들을 통해서 신체 내부에 들어온다고 믿었으며,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부적, 액막이, 목걸이, 코장식 등을 사용함으로써 악마들의 침범을 제지하였다. 따라서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의술은 누구보다도 사제들의 영역이었고, 흔히는 마술에 가까운 형태로 마귀에 사로잡힌 사람, 물건, 장소를 정화하는 많은 구마 예식을 거행했다.

반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덜 미신적이었고 상당히 건전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병의 기원을 마귀의 행위로 보는 이론과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고대 민족들과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미신적 사고방식들이 이스라엘에게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욥기에 보면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 의인화된 재앙이나 마귀의 짓(욥 2,7)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바빌로니아 유배 이후에 유다인들은 그들의 영향을 받아 마귀와 악령들의 작용에 대해서 점점 더 큰 관심을 가져서 질병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악령들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한편으로는 질병이란 하느님께서 죄악에 대한 벌, 또는 노여움의 표시로 내리신다고도 생각하였다(출애 4,6).

하느님께서 절대자시라면 지상에 왜 죄악이 생겨났고 악령이 어떻게 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유다인들에게는 항상 남아 있었다. 이에 성서적 계시는 죄와 질병의 관계를 명백하게 해주었다. 원래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모습대로 만드시고 고통과 질병과 죽음이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살게 해주셨으며, 다른 모든 고통과 마찬가지로 질병도 하느님의 뜻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질병은 인간이 저지른 죄의 결과로서 세상에 들어왔고, 또한 죄인의 세계에서는 하느님께서 진노를 보여주신 표시 중의 하나라고 여겼다. 그리고 불충실한 백성이 당하는 저주의 주요한 형태 중 하나로 질병을 꼽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질병이 충실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보내신 시련일 수도 있다고 여겼다.

우선적으로 질병은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의지해야 했다. 왜냐하면 악의 세력과 죄와 질병을 지배하시는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훌륭한 의사이시다. 시편에 보면 병자들이 자기네들의 딱한 처지를 하느님께 하소연하고 도움을 호소하면서 하느님의 자비와 전능의 손길을 간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심으로 청하는 바를 얻으려 했으며,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시기 위해 그들의 간절한 호소를 들어주시고, 질병을 낫게 해주시는 기적을 보여주셨다.

질병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든 그것은 역시 '악'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성서의 예언자들이 전하는 종말론적인 약속에 따르면 마지막 시대에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들을 위하여 마련하실 새 세상에는 질병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때에는 불구자도, 눈물도, 고통도 없을 것이며, 죄에서 해방된 세상에는 온 인류를 압박하는 죄의 결과까지도 없어지고, 또한 고통받는 의인이 우리의 질병을 짊어지게 되면 그의 이름으로 우리는 치유될 것이다(이사 53,4-5)라고 말하고 있다.

신약에 와서 예수님께서는 활동하시는 동안 어디서나 병자들을 만나시는데 질병을 죄의 결과로, 인간을 괴롭히는 악으로, 또한 인간을 지배하는 악마의 세력의 표징으로 보셨기에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그들을 위해 손을 쓰신다. 자연적인 질병이나, 또는 마귀로부터 오는 질병을 구태여 구별하지 않으시고 병자들을 다 고쳐주시고 악령들을 쫓아내신다. 이 모두는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탄에 대한 예수님의 승리와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질병이 당장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종말에 가서 결국 질병을 완전히 소멸시키실 하느님의 능력이 지금부터 이미 활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질병이나 고통중에서도 실망하지 말고 주님께 의지하고 평화를 얻어야 한다. 주님께서는 질병의 근원인 악의 세력을 물리쳐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온갖 병자들을 고쳐주신 다음날 예수님께서는 전도 여행을 떠나시기에 앞서 기도하러 가시는데,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다음 날 새벽 예수께서는 먼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외딴 곳으로 가시어 기도하고 계셨다. 그 때 시몬의 일행이 예수를 찾아다니다가 만나서 '모두들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마르 1,35-37).

홀로 외딴 곳에 가시어 기도하시는 모습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항상 함께하심을 볼 수 있다. 하느님의 권능을 통하여 인류를 괴롭하는 질병과 악마를 쫓아내시는 주님의 깊은 사랑과 종말에 있을 고통과 질병이 없는 하느님의 나라가 지금 당신에게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신 것이다. 그때에 시몬 일행이 예수님을 만나 모두들 선생님을 찾고 있다고 말하였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은 것은 하느님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설령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당신께서 하시고자 하는 뜻을 접어두지 않으신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전도를 널리 펼치신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근방 다음 동네에도 가자. 거기에서도 전도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갈릴래아 지방을 두루 찾아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며 마귀를 쫓아내셨다"(마르 1,38-3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하셔야 할 일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하셔야 할 일은 곧 '전도'였다. 전도란 말씀으로 당신이 오신 사명을 모두 대변하신다. 전도란 하느님의 말씀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면서, 완성될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시작되었음을 세상에 선포하는 일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전도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몫으로 남는다.

 

"이 근방 동네에도 가자. 거기에서도 전도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