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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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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일(마르 13,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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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12-19 12:25 조회176회 댓글0건

본문

야훼의 종이 다시 오시는 날

 

주인이 갑자기 돌아 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큰일이다. 늘 깨어 있어라.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마르 13,36-37).

 

 

 

오늘은 대림절 제1주일이다.

오늘부터 교회는 전례력으로 나해를 맞이하게 된다. 매년 대림절 제1주일에는 주님의 재림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고 있듯이 금년에도 주님께서 다시 오시겠다는 재림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고 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 복음사가가 전하는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말씀인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그 때가 언제 올는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 있어라"(마르 13,32-33).

재림에 대한 말씀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마르코 복음사가가 전하는 말씀의 배경을 먼저 살펴보자.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과월절-유월절'을 맞이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성전에서 군중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가르치시고,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에게는 그들의 위선과 그릇된 삶을 책망하시고는 성전을 떠나 나오시는데, 제자 한 사람이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 보면서 "선생님, 저것 보십시오. 저 돌이며 건물이며 얼마나 웅장하고 볼 만합니까?"(마르 13,1) 하고 말씀드렸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한 일이 있은 뒤에 예수님께서 성전 건너편 올리브산에 앉아 성전을 바라보고 계실 때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과 안드레아가 찾아와서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다 이루어질 무렵에는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성전 파괴를 세상의 종말로 생각했던 제자들이 두려운 생각이 들어 그 날과 일어날 징조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질문에 '재난의 시작과 가장 큰 재난', 그리고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며 그 날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재난이 다 지나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고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며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마르 13,24-26).

당시에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훗날 이 말씀은 박해 때에 제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희망과 신앙이 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구름을 타고 영광을 떨치며 다시 오실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말씀이 오늘 복음이다.

"그 때가 언제 올는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 있어라. 그것은 마치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 종들에게 자기 권한을 주며 각각 일을 맡기고 특히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하는 것과 같다"(마르 13,33-35).

예수님께서는 '먼길을 떠나는 사람'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곧 있을 당신의 수난을 암시하신다. 당신의 죽음을 앞두시고 멀리 떠나는 사람의 비유를 통하여 '당신의 종들'에게 권한을 주고 떠나시겠다고 하신다.

그러면 신적인 권한을 주시겠다는 '당신의 종들'은 누구를 가리키는가? 사실 '종'이란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노예'이다. 그러나 노예를 그의 주인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그러한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에벳'(Ebed; )이라는 단어는 계약에 있어서 강자에 대한 약자의 관계를 표현하지만, 성서에서의 종은 주인으로부터 보호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이다. 여기에서의 사랑이란 확고부동한 사랑으로 양자를 계약으로 결합시키는 정서적인 결속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어떠한 신에게라도 그를 예배하는 자가 되거나 아니면 그를 열심히 신봉하는 자가 되면 그는 그 신의 '종'이었듯이, 성서에서도 어느 경우이건 이스라엘 백성들 개개인은 야훼의 종이었다. 개개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백성들도 '야훼의 종()'으로 불리웠다. 탁월한 부류는 예언자나 선지자들인데 특히 엘리야, 요나, 이사야 등이었고, 같은 칭호로 불리우는 부류는 족장들인데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모세, 여호수아, 욥이었으며, 또한 왕들 중에는 다윗, 히즈키야, 즈룹바벨 등이었다.

종은 출생할 때부터 야훼의 부르심을 받은 자였으며, 그가 사명을 이행하기 위해 항상 준비가 되어 있던 자임을 하느님을 경원한 민족들에게 드러내었다. 그는 야훼 하느님을 영화롭게 할 '이스라엘'이었다. 그리고 계속하여 이스라엘을 회복시키기 위해 야훼의 종이 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야훼의 구원이 땅 끝까지 미치도록 민족들의 빛이 되어야 할 자임을 확신하는 자였다. '종'은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될 수도 있었고, 한 개인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권한을 주시며 각각 일을 맡기시는 종들은 누구인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기보다는 예수님의 특정한 사람들, 당신의 제자들이며, 훗날 교회라는 공동체 이름을 가진 하느님의 자녀들인 그리스도인들임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를 믿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들 개개인은 곧 하느님의 종이다.

예수님께서는 문지기에 대한 말씀도 하시는데, 문지기는 어떤 특별한 직책을 지닌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소명과 사명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넓게는 그리스도인들을 가리키는 것이며 좁게는 제자들과 사도들, 나아가 사목자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다. 하느님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은 특히 깨어 있어야 한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비유 하나를 더 말씀하신다.

"집 주인이 돌아 올 시간이 저녁일지, 한 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혹은 이른 아침일지 알 수 없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주인이 갑자기 돌아 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큰 일이다"(마르 13,35-36).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렇게 강조하신다.

"늘 깨어 있어라.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마르 13,37).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물음에 답변하시면서 재림에 대한 가르침을, 하느님을 믿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교훈으로 남겨 놓고자 하신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은 생명이 주어지는 날이다. 주님께서는 언젠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틀림없이 다시 오실 것이다. 주님의 재림에 대한 기다림은 구원의 날을 기다리는 것이기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큰 희망이며 기쁨이다. 특히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그 기쁨은 더할 것이다.

우리는 한해를 시작하면서 주님께서 언젠가 다시 오시리라는 희망으로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해야 한다.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시기적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그리스도의 성탄을 맞이해야 하겠다.

 

"그 때가 언제 올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