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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요한 20,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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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4-01 08:47 조회114회 댓글0건

본문

제자들과 의심 많은 토마의 체험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요한 20,19-20).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다.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지난해(가해)와 똑같은 복음인 요한 복음사가가 전하는 내용이다. 복음은 두 가지 사건, 즉 '안식일 다음날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과, 여드레 뒤에 토마와 다른 제자들이 함께 있었을 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토마의 불신앙'에 대한 이야기이다. 복음서의 기록을 보면 역시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한 확신을 준 것은 결정적으로 '나타나심(발현)'이었다. 따라서 '나타나심'은 초기의 제자들 증언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있어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이심을 증언하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며, 우리의 부활에 큰 희망을 주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자기가 손수 전해 받은 본래의 전승 일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서 일련의 '나타나심(발현)'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 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또 한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동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1고린 15,5-8).

모든 복음서들 안에서도 '나타나심'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다. 오늘 복음 전반부에서도 다시 살아나신 날 저녁에 제자들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신 모습을 전하고 있는데, 공관 복음인 마태오, 마르코, 루가 복음사가들과는 달리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사건을 더욱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 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요한 20,19-20).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시어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평화를 주시고자 하신다. 그때에 제자들은 주님의 손과 옆구리를 확인하고 무척 기뻐하면서 다시 살아나신 주님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진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파견에 대한 말씀을 하시는데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20,21).

예수님께서는 다시 한 번 평화에 대한 말씀을 하시고, 당신께서 하신 일을 제자들에게 위임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부활에 대한 증인이 되어 세상 곳곳에 나아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 당하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희망을 주기를 바라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숨을 내 쉬시며 말씀을 하셨다'고 특별히 강조하면서, 육신이 다시 살아나셨음을 증언한다. 요한 복음사가 역시 바오로 사도가 말한 것처럼 육체의 부활(1고린 15,35-58)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모습은 훗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갖게 되는 부활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으라고 하시면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신다. 죄의 용서는 하느님만이 하시는 일이다. 왜냐하면 죄란 하느님을 거스린 행위로, 즉 인간이 죽음의 세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우리의 구원인 생명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신다. 이는 예수님께서 부활과 동시에 하느님의 영광에 들어가시어 하느님의 권한을 가지고 계심을 말씀하시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복음은 바로 이어 토마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토마는 예수님께서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그곳에 있지 않았다. 제자들이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을 때 그는 제자들의 말을 믿지 않고 자기가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열 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동이라고 불리던 토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요한 20,24-25).

이 의심은 토마 개인의 것이기보다는 제자들과 우리 모두의 의심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죽은 육신이 다시 숨을 쉬면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쉽게 믿을 수 있는 그리 간단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셨는데 그때 토마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토마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20,26-27).

요한 복음사가는 토마의 불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전하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해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증언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토마에게 직접 손으로 만져 보고, 옆구리에 손을 넣어 보라고 하시자 토마는 고양된 신앙고백을 한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요한 20,28)

쉽게 믿지 못하는 그의 태도 때문에 그는 '의심 많은 토마'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복음서에서 토마는 아주 헌신적인 인물로 묘사되어 있지만, 그가 잘 이해하지 못할 때에는 예수님께서 진리를 더욱 분명하게 밝혀주실 정도로 약간 둔한 제자였다. 그러나 일단 이해하기만 하면 그는 굽히지 않는 충실한 사람임을 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예수님께서는 영적인 믿음에서 오는 참 행복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우리의 믿음은 일일이 확인하고 증명하면서 믿는 신앙이 아니다. 우리의 신앙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말씀과 가르침, 그리고 제자들과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서 의심 없이 믿는 신앙이다. 이보다 더 확실하고 분명한 신앙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체험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내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의 증명이나 확인을 필요로 하지 않고, 설명도 필요로 하지 않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확실하게 다시 살아나셨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요한 복음사가는 끝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0-31).

요한 복음사가가 전하고자 하는 목적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로 믿어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교의 신앙이다.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셨음을 확실하게 믿어 영원한 생명을 얻어야 한다. 왜냐하면 구원은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서 오기 때문이다.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