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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특별희년 ‘자비의 육체적 활동’ 체험기

겨자씨를 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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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5-23 조회 2,673회

본문


​‘파시피크’와 ‘아리엘’
우리집 가족사진 옆에 나란히 사진이 놓인 아이들의 이름이다. 이 아이들과의 인연은 몇 해 전 친정아버지의 새해덕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젊어서는 너희들 공부시키느라 자선활동을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요즘에는 하고 싶은 곳에 후원할 수 있어서 삶이 아주 만족스럽다”며 친정아버지는 적극적인 자선을 권하셨다. 얼마 되지 않는 수입으로 아버지가 후원하시는 20여 곳의 후원 명부는 팔십 평생 아버지의 삶을  올곧게 지켜온 신앙의 결단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때까지 몇몇 복지기관이나 성지개발에 후원을 해오는 것으로 겨우 신앙인의 체면(?)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 나에게 하느님께서는 좀 더 적극적인 신앙의 행동을 요청해 오셨다. 나는 몇 해 전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 인간적인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천국에 들어가셨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 집 앞에 누군가 업둥이로 두고 간 아이를 정성껏 길러내심으로써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25,40) 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셨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머님에 대한 추억은 아이들과 관계된 후원으로 방향을 잡게 해주었고, 며칠 후 르완다에 사는 ‘파시피크’는 정기후원을 받는 인연으로 우리집의 막내가 되었다. 처음 받아본 사진에서 다소 쭈뼛거리는 표정의 파시피크가 1년 뒤 활짝 웃는 모습의 사진으로 다시금 우리 집에 왔을 때,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아리엘’을 또다시 막내로 맞이하게 되었다.
몇 해 전 친정아버지를 통해 자선의 길로 부르신 하느님께서는 이번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다시금 자비의 여정을 살라는 강력한 요청을 해오셨다. 이번 요청에서 나는 친정아버지가 그러하셨듯이 자녀들에게 신앙을 삶으로 살도록 이끌어야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신앙의 책무를 강하게 느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스스럼없이 자선의 구체적 실천을 권했고, 딸아이는 고맙게도 나의 권고를 즉각 수용했다.
얼마전 ‘자비의 육체적 활동 체험기’ 원고 요청을 받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특별할 것도 없고 부끄럽기까지 한 겨자씨만한 자선을 소개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겨자씨의 가능성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런 겨자씨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 나라를 건설해 가신다고 믿기 때문이다. 파시피크와 아리엘, 두 아이에게 서툰 편지를 쓰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되뇌어 본다. “자비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궁극적인 최고의 행위입니다.”(자비의 얼굴 2항) 

오안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