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하시면,

많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

2024.05
17
메뉴 더보기

주일복음해설

SNS 공유하기

부활 제3주일(루가 24,35-48)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4-08 08:45 조회68회 댓글0건

본문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유령이 아니시다


"예수께서는 '여기에 무엇이든 먹을 것이 좀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드리니

예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잡수셨다"(루가 24,41-42).

 

오늘은 부활 제3주일이다.

오늘 복음 역시 지난주에 이어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을 전하고 있다. 루가 복음사가가 전하는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오늘 이야기는 지난주 복음에 나오는 요한 복음사가가 전하는 안식일 다음날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와 같다. 그런데 안식일 다음날 저녁 사건에 대해서 요한 복음사가가 전하는 것과 약간 다르게 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하고자 하는 복음사가들의 뜻은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확실한 증언이다. 복음은 이렇게 전한다.

"그 두 사람도 길에서 당한 일과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씀하셨다"(루가 24,35-36).

제자들이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서 문을 닫아걸고 그 날 새벽에 무덤이 비어 있었던 일과 예수님께서 여자들에게 나타나셨던 일, 그리고 그 날 오후에 두 사람이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예수님과 함께 동행하였던 일들을 걱정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날 오후에 두 사람이 길에서 당한 이야기는 엠마오 사건(루가 24,13-35)이다. 두 사람이 엠마오라는 동네를 갈 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동행하셨는데, 그들이 주님이신 줄을 알아보지 못했다가 엠마오에 도착해서 빵을 떼어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아보았다는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그 날 저녁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제자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자기들이 겪은 일을 설명하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그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특별히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시고자 하신 것은 불안에 싸여 있는 그들에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평화를 주시고자 하신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으심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다인들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런데다가 그 날 새벽에 세 여자들에게 들은 비어 있던 무덤 사건과 엠마오로 가는 두 사람에게 나타나셨던 일들이 더욱 제자들을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하였다. 그런 중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이다. 복음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그들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워서 유령을 보는 줄 알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의심을 품느냐? 내 손과 발을 보아라. 틀림없이 나다! 자, 만져 보아라. 유령은 뼈와 살이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지 않느냐?' 하시며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셨다"(루가 24,37-40).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많은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지만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때까지도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믿지 못하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혹시 유령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유령이란 무엇인가? 유령은 죽은 영혼이나 망령을 말하고 있으며, 대개 저승에 살면서 특수한 형태, 즉 죽은 사람의 희미한 형체나 그 밖의 형태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상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당시에 유령 신앙은 헬레니즘적 사상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인간의 영혼이 육체와 분리될 수 있으며, 사람이 죽은 뒤에도 영은 그대로 존재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에 뿌리를 두고 존재하고 있었다. 유령은 뼈와 살이 없는 형태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유령에 대한 의심을 없애주시려고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시면서 직접 만져 보라고 하신다. 성서의 예언대로 육신이 다시 살아나셨음을 보여주시면서 당신의 부활을 확실하게 믿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잡수시는 내용이 나온다. 복음사가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유령이 아니라 다시 살아나셨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음식을 드신 이야기를 바로 이어 전한다.

"그들은 기뻐하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아서 어리둥절해 있는데 예수께서는 '여기에 무엇이든 먹을 것이 좀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드리니 예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잡수셨다"(루가 24,41-43).

예수님께서 음식을 드신 이야기는 요한 복음서에도 더욱 자세하게 나온다(요한 21,9-10). 예수님의 부활은 육신이 다시 살아나신 것이다.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잡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마지막 분부를 하신다. 복음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말했거니와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나를 두고 한 말씀은 반드시 다 이루어져야 한다' 하시고 성서를 깨닫게 하시려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며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다고 하였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루가 24,44-48).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다시 살아나신 것은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서 말씀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하시면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이 하느님께서 하신 일임을 제자들에게 다시 한 번 깨우쳐주신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미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의 수난과 부활에 대해서 '고난받는 종의 넷째 노래'(이사 52,13-53,12)에서 이렇게 예언하였다.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이사 53,10).

이사야 예언자는 고난받는 종이신 메시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서 이미 언급하였고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속죄의 제물로 내놓으셨음을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불안해 하는 제자들에게 이러한 성서의 말씀을 상기시키시면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하느님의 뜻으로 깨닫게 하려 하신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성서의 말씀과 주님의 부활에 대한 산 증인이 될 것을 당부하신다. 

훗날 제자들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의 체험을 통하여 무서움과 불안을 떨쳐 버리고 굳은 믿음으로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증인이 된다. 그러므로 주님의 부활을 믿고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우리 시대에 복음을 선포하면서 다시 살아나신 분의 부활을 증언하는 증인이 되어야 한다.

 

"주님은 참으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