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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남은 세계적 문화유산- 한옥교회] (2) 한옥교회 건축의 가치[가톨릭신문 201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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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2-17 조회 2,8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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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남은 세계적 문화유산- 한옥교회] (2) 한옥교회 건축의 가치높은 수준의 토착화 보여주는 동서양 건축문화 융합

발행일 : 2012-08-12 [제2807호, 13면]
한옥교회는 조선시대 선교 초기부터 일제강점기 말까지 상당 기간 국내 그리스도교 건축의 주류 형식으로 존재해왔다. 전문가들은 그중 원형이 잘 보존된 천주교 5개소, 성공회 3개소, 개신교 2개소의 건물을 세계유산 잠정 후보로 제안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준에 적용해볼 때, 한옥교회가 지닌 대표적인 가치로는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 ‘문화적 전통을 전승하는 증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살아있는 전통과의 연계’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한옥교회는 “일정한 시대와 문화지역 안에서 일어난 건축, 기술, 기념비적 예술, 도시계획 또는 조경설계의 발전에 관한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를 보여준다. 한옥교회는 서양 선교사의 지도로 한국인 전통 목수가 지은 건물로, 동서양의 건축문화가 만나 융합한 다양한 전개와 수준 높은 토착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또 종파를 초월한 한옥교회 건축은 공존·조화의 한국 종교문화와 그리스도교 일치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드러낸다.

“살아있거나 소멸된 문명에 관하여 독특하거나 특출한 증거가 되는 유적”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한옥교회는 한옥의 구조적, 공간적 잠재력을 확인시켜줄 뿐 아니라 한국 전통 목조 건축의 보편적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교회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한국교회만의 특징 즉 자발적인 교회의 창설, 혹독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깊은 신앙심을 이어와 현재와 같이 역동적인 교회의 모습을 갖춘 정신적 근거로서도 높이 평가받는다. ※도움말 주신 분 : 김정신 단국대 교수

■ 익산 나바위 성당 -전북 익산시, 사적 318호

남·여석을 구분, 가운데 칸막이를 설치한 목조 한식성당이다. 이러한 내부공간은 유교문화의 바탕 위에 가톨릭을 수용한 한국 천주교회의 특성을 잘 반영한다. 완전한 중층구조는 아니지만 낮은 툇간의 부섭지붕에 의해 광창의 설치가 가능하고, 종축성이 강조된 점 등이 한국 최초의 한옥성당인 되재성당(1894)보다 한 단계 발전된 형태를 보인다.

1906년 신축 후 1916년 벽돌조 종탑을 증축했으며, 외벽을 벽돌 조적벽으로 변경했다. 1922년에는 회랑을 보수, 1980년대 이후에는 6차례 이상 보수 및 주변 증축공사를 실시한 바 있다.

▲ 익산 나바위 성당

■ 인상 구포동성당 - 경기도 안성시, 경기도 기념물 82호

한식 중층구조로, 평면은 정면 5칸, 측면 9칸의 장방형이지만 작은 익랑의 구성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바실리카식라틴 십자형태다. 나중에 증축한 정면 종탑부 하부는 개방돼 배랑의 역할을 하고, 종탑부와 입구 한 칸이 2층을 형성해 성가대석으로 쓰인다.

종탑부에는 3개의 뾰족한 탑이 있는데, 가운데는 끝이 4각에서 8각형으로 접히는 브로우치형 첨탑(broach spire)이며, 양쪽 사각뿔의 모양으로 지어졌다. 처음 축복식 당시 사진을 보면, 성당 외관은 허식을 피해 앞선 한옥성당들보다 더욱 그리스도교의 전례에 충실한 내부공간을 이루는데 힘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 안성 구포동성당

■ 서산 상홍리공소 - 충남 서산시, 등록문화재 338호

상홍리공소는 규모는 작지만 전통적 한옥 형태와 구조로 바실리카식(삼랑식) 공간을 구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과 비교되는 건물이다. 평면은 동서 방향으로 종축을 이룬 장방형으로, 제단에는 성모상이, 좌우에는 성 요셉과 예수성심 성화가 각각 자리한다. 옛 제대와 현 제대도 나란히 공존한다.

또 십자가의 길과 남녀로 나눠 고해성사를 볼 수 있게 한 고해소, 장궤틀 등도 옛 신앙의 향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1940년에 해체된 종루는 1986년에 복원됐다. 특히 상홍리공소는 프랑스 선교사의 식견과 한중일 목수의 기술이 결합된 한옥성당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 서산 상홍리공소

■ 장수 수분공소 -전북 장수군, 등록문화재 189호

수분리에 공소 건물이 세워진 것은 1913∼1914년경이었다.

당시 사제들은 무주, 남원, 임실 등지의 공소를 방문하며 쉬어가기 위해 서로 왕래하는 중간 지점인 장수 수분리에 강당과 침실을 지었다.

이 공소 건물은 목구조에 팔작지붕을 이은 한옥성당이다. 내부공간은 합각부 쪽을 정면으로 하는 측면 진입 방식으로, 좌우 열주에 의해 공간이 3열로 구분되는 서양의 바실리카식(삼랑식) 평면을 이룬다.

제단 뒤 한 칸 반의 공간은 제의실과 고해실로 쓰고 있으며, 사방에 출입문을 갖췄다.

▲ 장수 수분공소

■ 진안 어은공소 - 전북 진안군, 등록문화재 28호

현재의 공소건물은 1909년, 목조 한옥에 지붕을 너와로 이어 지었다.

장방형 평면으로 오른쪽 2칸의 일부는 제대로, 나머지는 제의방과 사제관 등으로 사용했다. 또 왼쪽 측면 좌우 1칸씩은 남녀가 따로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구로 사용했다.

이에 따라 건물 내부 평면은 ‘아’(亞)자 형식을 이루고 있고, 가운데 기둥 사이를 칸막이로 막아 좌우 남녀석을 엄격히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1967년 너와지붕을 가벼운 함석지붕으로 바꿨지만, 등록문화재가 되자 다시 청석을 깔았다. 한국교회 건축물 중 지붕을 천연 돌판으로 얹은 유일한 사례다.

▲ 진안 어은공소

◆ 대한성공회와 개신교 한옥교회

성공회 3개소·개신교 2개소 대표적 한옥교회로 꼽혀

대한성공회의 한옥교회로는 강화성당(사적 424호)과 온수리성당(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52호), 청주 수동성당(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49호)이 대표적이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첫 본당사제이자 대한성공회 제3대 주교가 된 트롤로프(Mark Napier Trollope) 신부가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치밀한 구상을 바탕으로 설계하고, 대궐목수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에 의해 이뤄진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순수한 한식목조건물로 서양의 바실리카식 교회건축 공간구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했을뿐 아니라 배치 및 외부공간 구성도 한국의 구릉지 사찰건축 배치기법을 잘 응용했다. 토착화의 귀중한 사례로서, 한옥성당의 대표적인 모델이 된 건물이다.

온수리성당은 단층 팔작지붕의 일자형(一字形) 전통 한옥으로, 지붕 용마루 양쪽의 십자가 장식과 지붕 양쪽 끝 합각 벽면에 벽돌로 새긴 십자 장식을 빼면 향교나 관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건물 형태를 보인다. 수동성당은 낮은 기단 위에 사각형의 주춧돌과 사각 기둥을 세운 목조 한옥이다.

개신교회 예배당으로는 금산교회(전북 문화재자료 136호)와 강경 북옥감리교회(등록문화재 42호)가 꼽힌다.

금산교회에서는 ‘남녀유별’이라는 유교전통의 영향에서 발생된 ㄱ자형 평면의 교회 모습을 볼 수 있다. 북옥교회는 깊이보다는 좌우의 폭이 더 넓은 장방형 평면으로 건물의 조형성이 전통적인 비례를 벗어나 있지만, 기능에 따른 평면 구성과 상부의 가구 구조는 개신교 토착화 과정에서 나타난 한옥교회 건축방법을 잘 보여준다.

▲ 성공회 강화성당 정면.
▲ 강화성당의 내부 모습.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