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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전주교구 성음악 지도 맡은 정범수 신부[가톨릭신문 201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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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2-17 조회 3,5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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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82_2014_0216_1501-2.jpg  [문화인터뷰] 전주교구 성음악 지도 맡은 정범수 신부“성음악은 자기 색깔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 가져”

공동체 한 목소리 발성법 중요
올바른 성음악 알리는 강의 계획
매주 작은 음악회도 개최 예정
발행일 : 2014-02-16 [제2882호, 15면]

“성가가 두배의 기도라는 말은 성음악에 있는 기도문을 온전히 묵상하고 받아들인 이후에 멜로디를 담아 부르기 때문이지, 단순히 노래를 하는 것이 기도보다 낫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아요.”

로마에 있는 교황청 설립 성음악 대학에서 합창 지휘를 전공하고 학위를 받아 지난 해 귀국한 정범수 신부는 올해부터 전주교구에서 성음악 지도를 담당하게 됐다. 십 년 가까운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정 신부에게 성음악 지도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 있었다.

“성가대는 열심히 성가를 부르고 있지만 신자들의 표정은 굳어있어요. 자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전례는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 모든 신자들의 것인데 마치 성가대만의 노래인 양 받아들이고 있어요.”

정 신부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발성법’을 꼽았다.

“성음악은 가장 자연스럽지만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된 방법을 취했어요. 성대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자기 목소리가 사라져요. 성대를 반절 낮춰서 개인의 목소리 반절과 공동체의 목소리 반절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했죠.”

공동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도했던 성음악의 발성과는 달리 우리가 듣는 많은 성악식의 발성은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 어느 순간 미사 중에 성가를 통해 하느님께 감사나 찬미를 드리기보단 성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십 년 전 유학을 떠나기 전에 청소년 미사에 밴드가 도입됐어요. 더 풍성하고 화려해졌지만 십 년이 지난 지금 청소년들이 늘기는커녕 주일학교 학생들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는 상황이 됐죠. 드럼을 쳐서 세속적인 것이 아니에요. 기타를 쳐서 세속적인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니까 세속적인 거죠.”

정 신부는 교구 내 성가대뿐만 아니라 신자들 모두에게 성음악의 본질을 알리고자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악보 보는 법, 발성, 합창, 라틴어, 지휘자 교육 등 성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강의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책들과 음반들을 출판할 예정이다. 또한 매주 정기적으로 교구청 입구에 있는 광장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 생각이다.

“제가 노래를 잘하진 않지만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을 담아서 사람들에게 어렵고 힘들어도 누군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성음악의 정신에 맞게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미 찬양할 수 있도록 이끈다면 틀림없이 전례가 살아나고 유익한 변화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성음악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추스르고, 자신이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할지 삶의 방향도 잡고, 복음의 선포자로서 세상에 나아가도록 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정 신부는 우선적으로 미사곡들을 작곡하고자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50여 곡 정도를 작곡한 상태다. 아직도 300여 곡은 더 작곡해야 한다며 큰 일 났다고 말하지만, 정 신부의 얼굴에는 걱정보다 기대가 가득했다.

“성가가 잘 불러지고 그 전례 안에서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면 거기에서 힘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주님께서 내어주시는 당신의 몸을 받아 모셨을 때 그것이 딱 결합이 되면 파견 때 기쁘게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나아가게 되죠.”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