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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국[서한] 2008년 사제 성화의 날 서한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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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5-20 00:00 조회4,7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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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성

예수 성심 대축일
- 2008년 5월 30일 -


사제 성화의 날

사랑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 삶과 세상의 유일한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 우리 정신과 마음의 눈을 고정시키고 끊임없는 사랑으로 바라봅시다. 그리스도를 바라본다는 말은 온 인류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에 대한 열렬한 갈망을 채워주는 그 얼굴을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얼굴을 뵙는 바로 그 날, 그 순간, 그분의 사랑이 우리 마음속 깊이 아로 새겨져 우리는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아침에 제 목소리 들어 주시겠기에, 아침부터 당신께 청을 올리고 애틋이 기다립니다”(시편 5).
거룩한 전례는 우리가 다시 한 번 교회의 기원이시며 교회의 삶 자체이신 말씀의 강생의 신비, 곧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 그 신비를 묵상해 보도록 이끕니다. “먼저 주님 육의 겸손으로 치유되지 않고는, 아무도 그분의 영광을 볼 수 없습니다. …… 여러분은 먼지로 눈멀었으나 먼지로 치유됩니다. 육이 여러분에게 상처를 입혔으나 육이 여러분을 치유해 줍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요한 복음 강해」(Iohannis evangelium tractatus) 『설교집』(Sermones) 2,16].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고 오늘날에도 우리 한사람 한사람에게 특별한 사랑을 기울이시며 살아 계시고 활동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인성을 다시 바라볼 때에 비로소,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성의 끝없는 갈망을 밝히시고 채워 주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맡길 수 있고, 우리의 한계를 감싸주고 우리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잘못을 용서하도록 가르치는 자비를 확신하고, 굳은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폭포 소리에 따라 너울이 너울을 부릅니다”[시편 42(41)].
예수 성심 대축일에 거행하는 전통적인 사제 성화의 날을 맞이하여, 저는 행동에 대한 기도의 우위성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행동의 효과는 바로 기도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사명은 우리 각자가 주 예수님과 맺는 개인적인 관계에 따라 크게 좌우되므로 기도에서 힘을 얻어야 합니다. “증대하는 세속주의와 행동주의에 직면하여, 기도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여야 할 때입니다”[베네딕토 16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 37항]. 우리는 끊임없이 주님의 자비에 의지하고 주님께서 우리 죄의 아픈 상처를 살피시고 치유해 주시도록 우리 자신을 주님께 맡겨야 합니다. 우리는 구원받은 우리 인류에게 베푸시는 늘 새로운 기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는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 자비의 전문가이고, 그렇게 될 때에만 언제나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상처를 보듬어 주시는 하느님의 도구가 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인성에서가 아니라 인성을 통하여 구원하십니다.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오시어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구원 받게 하시려는 것입니다(요한 3,17 참조)”(베네딕토 16세, 2006년 12월 25일 성탄 메시지). 마지막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특별한 호의의 가장 드높은 행위인 성품성사를 받은 사제들입니다.

두 번째로 그리스도를 향한 억누를 수 없는 목마름과 갈망으로 우리 사제직이 지닌 가장 진정한 차원은 침묵 기도로 익히는 단순하고 지속적인 기도인 간청입니다. 이는 언제나 성인들의 삶의 특징이 되어 왔고 꾸준히 요청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우리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날마다 시련의 정화를 거칩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로서’(in Persona Christi Capitis) 활동하는 우리 사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날마다 깨닫습니다. 그분을 알고 계속 그분을 따르고자 하는 열망이 없으면 단 한 순간도 그분의 현존 안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제 신분을 그 누구에게도 위임할 수 없어 짊어질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짐으로 여기게 되는 유혹에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짜임새 있고 일관된 사목 계획이라도 ‘기계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사제직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그분과 함께 머물도록 우리를 부르셨고 지금도 계속 부르고 계신 성소이고 길이며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