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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국2008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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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6-11 00:00 조회4,7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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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입니다(1요한 4,7). 하느님의 사랑을 모르고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려고 할 때 그 사랑에는 욕망과 소유와 집착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기적인 사랑은 그 사랑이 끝내 완성되지 못하고 서로 상처를 주기 마련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은 자기 방식으로 사랑하려는 이기심 때문에 분단의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웃을 사랑할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신 그 사랑”(1요한 4,10)은 십자가의 신비를 통해서 이 세상에 완전하게 드러났습니다. 십자가의 사랑은 자기희생과 용서를 통해서 원수까지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십자가의 사랑을 통해서 우리 민족이 분단의 악을 극복하기를 바라십니다.

 

변화의 표징들
지난 몇 년간 북한의 핵실험과 계속적인 미사일 훈련으로 심각한 위기들이 초래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핵물질과 핵시설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좁혀나가고 있고, 북한의 태도에서도 핵문제의 해결을 통해서 경제재건을 위한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더디게 느껴지지만 근본적인 위기 상황이 개선된다면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입니다.

남한도 새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잠시 대북정책에 대한 혼선이 있기는 하지만 정권이 안정되는 대로 주변국들과 보조를 맞추어 슬기롭게 평화통일 정책을 실천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새 정부는 평화 통일을 위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미간은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현 정부는 북한과의 기본적인 대화통로마저 놓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도 남한의 새로운 정부에 대해서 일방적인 요구와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정부와 진지하게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식량난
한반도 주변의 정세는 호전되고 있지만 북한 내부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올 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주려 죽어갔던 90년대 후반의 상황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대량아사의 사태가 재연될까 걱정이 됩니다. 기본적인 식량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또다시 국민들을 굶주리게 하는 북한의 통치방식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알고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굶주려 죽어가는 동포들의 죽음에 우리 신앙인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식량난이 발생하면 북한 사회의 약자들이 죽어갑니다.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의 분배과정이 투명하지 못하여 따뜻한 사랑으로 동포들의 배고픔을 도와주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러나 올 해와 같이 절대적 식량 부족과 북한 사회 전역에서 기아와 아사가 발생할 때에는 더 깊은 사랑의 마음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그 고통을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명을 담보로 견뎌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터민들에 대한 관심
새터민들에 대한 관심도 더 필요합니다. 지금도 숱한 역경을 헤치고 남한 땅을 찾아오는 새터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남한 사회에 정착하려는 이들이 가장 절망스러워하는 것은 따뜻한 사랑으로 맞아주는 이웃이 적다는 것입니다. 우리 곁을 찾아온 동포들도 보살펴주지 못하면서 북한 동포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