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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와 함께 교회 유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모색[가톨릭신문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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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1-11 00:00 조회3,4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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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 전라북도와 함께 교회 유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모색

 
“전 세계 인정·보존할 보편적 가치 충분”
전북 교회유산 가치 재조명
교황대사 방문한 자리에서 순례길 발전 방안 의견 교환
발행일 : 2011-11-06 [제2769호, 3면]

 ▲ 전주교구와 전라북도가 공동주최한 ‘전라북도 종교문화유산의 재조명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에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우리 교회 신앙 문화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까?

전주교구 천호성지를 비롯해 우리 교회 신앙 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는 움직임이 전주교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주교구와 전라북도가 공동주최한 ‘전라북도 종교문화유산의 재조명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가 ‘전라북도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모색’을 주제로 10월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렸다.

전주교구는 우리 교회 문화유산 세계화를 위해 전라북도와의 협력 하에 ‘종교문화유산 세계화추진단’을 발족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종교 문화유산 중에서도 전북이 보유한 가톨릭교회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민관 지원 체계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를 비롯한 교회 인사와 김완주 전북도지사, 김성주 전라북도 의원, 김정신(스테파노)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또 일본 나가사키 세계문화유산 추진위원회 기획부장 사카에 노부토시씨가 주제발표를 해 일본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 잠정 등재 사례에 대해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 앞서 전주교구 천호성지, 되재·여산·나바위성지 등을 둘러보고 아름다운 순례길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또한 한국 천주교 신앙 문화 유산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축사에서 “순교자들의 삶과 정신이 담겨있는 가톨릭교회의 신앙유산을 지역사회의 유산으로 인정하는 것은 순교자들의 희생을 영예롭게 하는 것이며 가톨릭교회에도 명예로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호 주교는 기조 강연에서 “전동성당을 비롯해 전주교구 천주교 역사 문화 유산이 지니는 가치는 국내는 물론 세계인이 함께 인정하고 보존할 만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교회 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곳이 경제와 물질문명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문화에서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성주 전라북도 의원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지역의 민관지원체계’에 대한 발제를 통해 “전라도 종교문화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얻어가기 위해서는 민·관 협조체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경제 정신과 경제 체제 발달에 미치는 종교의 긍정적 영향을 통해 기업의 기부문화가 자리 잡고 사회적 경제 실현의 장이 열리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라북도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등재 가능성 모색’을 주제로 발표한 김정신 교수는 전라북도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 문화유산의 세계화에 대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전망해봤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래는 김정신 교수의 발제 내용 소개.



■ 발제 / 전라북도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모색 - 김정신(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교회 유산 정체성·학문적 성과 축적 필요”

세계유산 중 교회 관련 문화유산은 약 10.8%(세계문화유산의 13.9%)에 이르며, 유럽의 중세 수도원, 대성당 등 교회건축유산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아시아의 4건(아르메니아 교회유적, 인도 고아교회와 수도원, 필리핀 바로크성당, 마카오 역사유적)과 예비단계인 잠정목록에 등록된 일본 1건(나가사키 교회유적)과 비교해 볼 때 한국천주교 문화유산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충분한 가치가 있다.

현재 국가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천주교 교회 문화유산은 사적지 5건, 건축물 29건(사적 7건, 지방유형문화재 8건, 기념물 7건, 문화재자료 7건)이며 국가 등록문화재는 22건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1단계는 잠정목록 등재이고, 이는 어떠한 심사도 없이 전적으로 체약국의 신청을 그대로 받아들여 등재된다.

등록 가능성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과연 한국 천주교 유산(특정 유산)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와 진정성(Auth enticity), 완전성(Integrity)의 기준을 지니고 있는가, 또 해당 유산이 소재하고 있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그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의 여부다.

세계유산의 잠정목록 후보를 정한다면 국가지정문화재, 지방유형문화재, 기념물, 문화재 자료 순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국가지정 문화재 중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것은 사적으로, 명동성당(1898, 사적 제258호), 약현성당(1892, 사적 제252호), 용산신학교 및 부속성당(1892, 1902, 사적 제255호)이 1977년, 인천 답동성당(1937, 사적 제287호), 계산동성당(1902, 사적 제290호), 전동성당(1914, 사적 제288호)이 1981년, 화산성당(1906, 사적 제318호)이 1987년, 그리고 사적지인 양화나루 잠두봉 유적(사적 제399호)이 1997년에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 교회는 불교문화와 유교문화를 찬란히 꽃피운 민족문화의 바탕 위에서 타종교 문화와 공존하며 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산출된 적지 않은 사적지(성지)와 교회건축물의 문화유산은 우리 신앙 선조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귀중한 자산일 뿐 아니라 보편교회와 인류 전체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세계유산 등재의 최근 경향은 문화유산보다는 복합유산이 증가추세에 있으며, 1년에 한 국가에 하나만 등재심의가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선 세계유산 등재의 1단계 작업인 잠정목록 등록을 위해서는 구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 역사의 건축 양식 관련 세미나, 학술조사연구를 통해 한국가톨릭문화유산의 정체성과 학문적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 대상 유산의 보수 정비에 대한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원형복원을 위한 지속적 보수 정비도 해야 한다. 더불어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홍보와 관리자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교회 안팎의 보전관리 체제 정비와 효율적인 추진기구 결성도 필요하다.
임양미 기자 (sophia@catimes.kr)
이관영 전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