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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구는 지금] 13. 전주교구[가톨릭신문 200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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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7-07 조회 1,6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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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구는 지금] 13. 전주교구[가톨릭신문 2006-05-21]
  ▲ 전주교구 군산지구 12개 본당이 지난해 9월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지구 합동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전주교구 가톨릭센터 조감도.
가톨릭센터 신축으로 새 역사 쓴다

내년 교구 70주년 맞아 교회 문화공간 우뚝

순교자정신 바탕으로 호남지역 복음화 한몫

‘한국 최초의 방인 자치 교구로서

온갖 어려움을 꿋꿋이 헤쳐 온 지난 세월에서

주님의 손길을 돌아보며 비오니

우리가 시작하는 일이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교구민 전체가 가톨릭센터 신축을 준비하며 봉헌하는 ‘가톨릭센터 신축 기도문’ 속에서 전주교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교구 설정 70주년을 맞아 열어갈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온갖 어려움을 꿋꿋이 헤쳐 온 과거를 주춧돌 삼아 주님의 뜻대로 이뤄질 수 있는 교구의 미래를 청하는 교구민들의 기도가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성전을 쌓아가고 있다.

‘교회와 인류의 역사를 이끄시는 하느님 아버지,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려 하나이다’(가톨릭센터 신축기도문 중)

한국 최초 본토인 자치교구인 전주교구가 새 역사를 쓴다.

2007년 70주년을 준비하는 전주교구의 대역사(大役事). 호남지역 복음화의 요람이자 교회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가톨릭센터 신축이다.

전주시 완산구 남노송동 옛 전주공전 부지에 들어설 가톨릭센터는 2005년 9월 1일 첫 삽을 뜬 이후 현재 골조공사가 한창이다. 6월 중순까지는 골조공사가 마무리 되며 내부공사가 끝나는 올해 말에는 교구 행정청사와 사제관이 완공될 전망이다. 새 교구청사 축복식은 교구 설정 70주년 기념일인 2007년 4월 13일 열린다.

교구행정청사와 사제관이 들어선 후 2단계로 교육문화관이 지어진다. 교육문화관에는 신자들의 영적쇄신과 신앙교육을 위한 공간인 도서관, 교육 부대시설, 방송국, 제단체실, 나눔의 공간이 들어서며, 교회 문화를 대사회적으로 소개하고 전하는 선교공간인 신앙문화유산 박물관과 전시실도 마련될 계획이다.

‘수많은 자재들이 모여 하나의 집을 이루듯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하나가 되게 하소서’

가톨릭센터 신축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경제 침체도 어려움이지만 무엇보다도 교구청 신축이라는, 내 본당이 아닌 나와 동떨어진 교구의 집을 짓는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기가 힘들었다. 십여년 전부터 새 가톨릭센터 신축에 대한 의견이 나왔음에도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교구의 새 집을 짓는 일은 시대의 요청이며 교회의 사명이었다. 어느 교구보다도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라는 평을 받는 사제단이 먼저 나섰다. 센터 신축기금을 자발적으로 모았다. 기금 마련 바자에서는 손수 앞치마를 두르고 유학 생활 중 갈고 닦은 요리 솜씨를 선보이며 헌금에 솔선했다.

자연스럽게 신자들도 가톨릭센터 신축이 교구민 전체가 꼭 이뤄내야 할 의무임을 공감하게 됐다. 단칸방에 사는 팔순의 할머니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폐종이상자를 주워 헌금을 마련했다. 어느 본당은 김장배추를 팔아 기금을 마련했고, 교구 농촌사목에서는 손수 고구마를 재배해 얻은 수익금을 신축 기금으로 봉헌했다. 교구민 전체가 마음을 모아 하나의 집을 만들고 있다.

‘순교자들의 선혈위에 세워진 우리 교구가 그분들의 숨결이 감도는 땅에 자리를 잡고’

새 가톨릭센터는 한국 교회 첫 순교 1번지인 전동성당과 호남의 사도라 불리는 유항검 일가 순교자 7위의 합동 묘가 있는 치명자산 성지와 삼각 축을 이루고 있어 호남 지역 복음화의 전초기지로 자리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인 전주시의 적극적인 동참이다. 시는 치명자산 성지와 전동성당 원형 복원 등이 전통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려는 시의 목표와 부합한다고 보고 성지개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주시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성지순례자들이라는 한 교구 관계자의 말은 이러한 전주시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교구는 이처럼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토대로 교구 내 곳곳에 수없이 많은 성지들을 보다 많은 순례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해부터 평신도로 구성된 ‘신앙문화유산해설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전주시의 후원으로 성지 소개 리플릿을 전국 각 교구 본당에 배포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성전을 이루는 살아있는 돌이 되게 하시고’

교구는 보이는 성전인 새 가톨릭센터 신축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성전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해부터 시작된 ‘함께하는 여정’ 교육이다. 교구는 지난 해 각 지구별로 교육을 실시해 1200여명의 봉사자를 각 본당에 파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해 ‘함께 하는 여정’을 교구 공식 교리교재로 채택한 이후 현재까지 60%이상의 본당이 예비신자 교리와 신자 재교육용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교구 사목국장 김광태 신부는 “함께 하는 여정 교재를 반모임이나 예비신자 교리에 사용하면서 신자들이 주도적으로 공동체 쇄신에 동참하게 됐다”며 올 6월과 10월에는 2, 3단계 함께 하는 여정 교육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구는 올 한 해 동안 함께 하는 여정으로 불어온 쇄신의 바람을 가정성화와 소공동체 활성화로 이끌어 갈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구는 지난 해 가정사목부를 독립시켰으며, ‘가정상담봉사자 양성 프로그램’을 올 해 처음으로 개설했다.

가정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성과를 이룬다면 성화된 가정은 이웃과 함께 소공동체를 이룰 것이며, 소공동체의 확산은 곧 교회 전체의 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 교구가 내다보는 미래다.

교구는 이와 함께 설정 70주년을 맞아 교구의 현 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와 심포지엄도 계획 중이다. 구체적인 일정과 주제는 아직 준비되지 못했지만 행사를 위한 행사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진지한 연구의 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이 교구의 의지다.

■인터뷰/교구장 이병호 주교

“말씀의 힘 깨달을때 성숙한 교회로 거듭나”

센터 건립 힘모으는 교구민에 감사

현대사회 요청에 부응하는 교회로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때 센터 신축에 힘을 모아주시는 교구민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주교는 “신부님들과 신자들의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주교는 2005년 6월 발표한 특별 메시지에서도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보며 그동안 걱정했던 저 자신이 오히려 놀라우면서 어떤 부끄러움마저 느끼게 된다’며 감사를 표한 적이 있다.

이주교는 “기도문에 나와 있는 대로 우리 교구 역사에서 가톨릭센터 신축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 중 하나로 순교자들의 흔적이 배어 있는 곳에 센터가 들어선다는 것을 꼽았다. 아울러 교구 행정청사 뿐 아니라 센터에 들어설 모든 시설들은 현대 세계가 우리 교회에 요구하는 모든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밝혔다.

신자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씀을 청하자 이주교는 요한 복음 15장을 인용해 성경과 함께 하는 생활을 소개했다.

“복음은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무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르게는 할 수 있죠.”

이주교는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은 우선 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리적으로 말씀이 내 안에 머무는 것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그 의미가 들어오게 됩니다. 오랜 기간 해 보면 하느님 말씀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직 교회 신자들에게 성경을 읽고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지적한 이주교는 “모든 신앙인들이 말씀의 위대한 힘을 오랜 기간 노력해 깨닫는다면 우리 교회도 지금과는 분명히 다른 성숙한 교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