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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그 흔적을 찾아서(5)-전주.원주교구 편[가톨릭신문 200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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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7-07 조회 1,816회

본문

하느님의 종 그 흔적을 찾아서(5)-전주.원주교구 편[가톨릭신문 2006-06-11]
 “시복시성에 대한 교회적 관심 확산되길”

전주 전주옥사·전동성당·개갑장터 등

원주 강원감영 터·서지 교우촌 등 조사

현장조사에 춘천교구 추가…8월 29일

[전문]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123위 시복시성에 대한 전 교회적인 관심이 보다 확산되길…. 124위 현장조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 바람이다. 전주교구 현장조사에 참가한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는 “순교자들과 관련된 증언들을 직접 현지에서 확인하는 한편 순교사실들을 그 지역 교구민들이 믿고, 그분들에 대한 공경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절차” 라고 현장조사 의의를 설명했다.

우리는 과연 124위 순교자들중 제대로 알고 있는 분은, 아니 제대로 알지는 못하더라도 이름이라도 들어본 분이 몇 명이나 될까? 지금부터라도 ‘순교’가 무엇인지, ‘순교자’, ‘순교신심’이 무엇인지 신앙선조들을 통해 확인해 보는 작업에 돌입하자.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와 각 교구들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현장조사에 춘천교구가 추가됐다. 홍인(레오) 순교자가 성장한 경기도 포천이 춘천교구 관할이기때문. 8월 29일 실시한다.

‘전주 옥터 확인’ 큰 성과

“윤지충과 권상연, 유항검 가족의 신앙적 삶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죠. 이분들이 빠른 시일 내에 보편교회의 성인품에 올라 후대에 귀감이 되길 소망합니다.”

6월 1일 전주교구 현장조사 법정 개정식에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인사말이다. 개정식에는 이병호 주교를 비롯 박정일 주교와 주교회의 조사단, 전주교구 사무처장 윤양호 신부, 전주교구 법원장 김진화 신부, 호남교회사연구소 김진소 신부 등이 함께했다.

전주교구 순교자는 윤지충(바오로), 권상연(야고보), 한정흠(스타니슬라오), 김천애(안드레아), 최여겸(마티아), 유항검(아우구스티노), 윤지헌(프란치스코), 유중철(요한), 유문석(요한), 이순이(루갈다), 유중성(마태오), 이경언(바오로), 이일언(욥), 신태보(베드로), 이태권(베드로), 정태봉(바오로), 김대권(베드로), 김조이(아나스타시아), 심조이(바르바라), 이봉금(아나스타시아), 홍재영(프로다시오), 최조이(바르바라), 이조이(막달레나), 오종례(야고보) 등 24명. 이 중 윤지충, 권상연, 유항검, 유중철, 이순이 등 다섯 순교자들은 이미 1987년부터 전주교구에서 독자적으로 시성을 추진, 교황청 시성성으로부터 ‘이의 없음’ 판정까지 받았으나 1997년 전 교회 차원에서 추진하자는 주교회의 의결에 따라 지금까지 미루어진 분들이다.

법정개정후 조사단은 전주교구청에서 350여 미터 거리에 있는 전주옥사 터(현 전주시 경원동3가 14-6)로 향했다. 전주옥사는 1801년 유중철과 유문석 순교자가 교수형을 당하고, 1827년 이경언, 1839년 김조이, 심조이 순교자가 옥사, 이봉금 순교자가 교수형을 당한 곳. 이 옥사 터는 호남교회사 연구소 김진소 신부가 이번 조사의 준비 작업을 하면서 1840년대 지도와 1910년대 지도를 통해 정확한 지점임을 고증해 낸 곳이다.

김신부는 “옛날부터 옥터에 일반 가옥을 짓는 것을 꺼려한 관행에 따라,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옥터는 직전에는 전북도청 제2청사 주차장으로 그전에는 전북도립병원 영안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조사단이 방문한 곳은 전동성당(전주시 완산구 전동 200-1). 김준호 주임신부의 안내를 받으며 성당으로 들어가 시복시성 기도문을 함께 봉헌하고 설명을 들었다.

전동성당은 1791년 윤지충과 권상연, 1801년 유항검, 윤지헌 등이 처형된 곳으로 보두네 신부에 의해 1908년 성당기공식을 가진 후 우여곡절 끝에 성당을 완공하고 1931년 8월 드망즈 주교에 의해 축성 봉헌된 성당. ‘비잔틴과 로마네스크를 절충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동성당은 유항검 순교자가 처형되어 효수(梟首, 죄인의 목을 베어 높이 매달던 일)되었던 당시 성벽의 흙과 돌을 주초로 지어져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유항검 순교자가 성인 반열에 오르게 되면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수식어보다 ‘성인의 기초 위에 세워진 성당’ 이라는 더욱 의미 있는 수식어가 붙게 될 것 같다.

전동성당에 이어 조사단은 전주교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회장 서동호)가 지난 달 새로 만든 순교성인 표지석을 확인한 후 전주 숲정이와 치명자산을 둘러봤다. 숲정이 방문시, 한봉섭 숲정이 본당신부와 신학원장 김선태 신부의 영접을 받으며 전주시 신앙문화유산해설사회 한상갑 회장으로부터 현장 설명을 들은 조사단은 치명자산 성지에서는 성지전담 김봉희 신부와 성지 봉사자들, 때 마침 순례온 150여명 서울 서초동 본당 구역반장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

조사단은 빠듯한 일정으로 곧바로 유항검 순교자 생가터인 초남이 성지를 방문, 성지 담당 김환철 신부의 안내로 생가와 파가(破家)저택 자리의 설명을 듣고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잘 관리되고 있는 김제 동헌을 찾아 동헌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감옥이 있었다는 증언을 들었다.

김제 요촌성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조사단은 고창성당 주임 김의철 신부와 고창 문화원장 이기화씨 등과 함께 조사 마지막 장소인 개갑장터(현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석교리 개갑)를 확인했다. 개갑장터는 1801년 최여겸 순교자가 처형된 곳이며 순교자가 처형되기 전에는 전남지방 선교의 거점 역할을 하던 곳으로 현재 논과 밭으로 되어있다. 고창군은 개갑장터에 대한 고증을 거쳐 2004년 6월 향토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하고 가톨릭 성지로 조성키 위해 3000여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폐정선언후 전주교구 법원장으로 현장조사 담당을 한 김진화 신부는 “사전조사에서 전주옥터와 김제 요촌의 형장자리를 정확히 찾아낸 것이 큰 성과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지석 주교 조사 내내 동행

6월 2일 오전 10시. 원주교구청. 전날 전주교구 조사를 끝낸 조사단과 원주교구 관계자들이 법정을 개정했다.

이 자리에서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현장조사는 시복시성에 있어 중요한 절차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 기회를 통해 우리 교구민들 마음에 순교자들의 신앙심이 확고하게 자리잡길” 당부했다.

원주교구 순교자는 김강이(시몬)과 최해성(요한), 최비르짓다 등 3명. 조사단이 처음 방문한 곳은 강원 감영 터(원주시 일산동 54-2번지). 사무를 보던 곳은 복원돼 있었으나, 감옥 터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복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가 지금 얼마남지 않은 목숨을 보존하려고 한다면, 제 영혼은 영원히 죽을 것이므로 주님을 배반할 수 없습니다. 임금과 의(義)를 위해 죽겠다고 약속하고 나서 배반하는 백성이 있다면, 그는 반역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과 땅의 위대한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맹세한 제가 어찌 형벌을 두려워하여 이를 배반할 수 있겠습니까?”

최해성 순교자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관장은 더욱 혹독한 형벌을 가한다. 순교자의 살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정신은 혼미해진다. 하지만 주님 사랑에 대한 확신은 깊어만 간다. 강원 감영은 김강이와 최해성 순교자가 옥살이 한 곳이다.

이어 조사단은 최해성 순교자 등이 성장한 서지 교우촌(현 원주시 부론면 손곡 2리)을 방문, 흔적을 찾아내진 못했지만, 최양업 신부 서한 등을 통해 ‘교우촌이 있었다’라는 사실은 확인했다.

최해성 순교자의 순교지 확인도 또 하나의 과제. 조사단은 자료부족으로 순교자가 사형당한 곳이 ‘남문밖 장대’(원주천변)일 것이라는 추정하는데 그쳤다.

배론성지 여진천 신부는 이와관련 “원주에서 참수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최해성 순교자가 원주에서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은 아마 그 당시 신자들도 몰랐을 것”이라며 “최양업 신부님이 수집한 자료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진천 신부는 또 “순교자들의 신심을 신자들에게 알려, 신앙선조들을 본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구차원에서 순교자 기념관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편 원주교구장 김진석 주교는 이번 법정개정에서부터 현장조사까지 함께 하며 조사단을 격려하는 등 124위 시복시성 작업에 깊은 관심을 드려냈다.

사진설명

▶6월 1일 실시된 전주교구 현장조사에서는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순교자 등 24명의 발자취를 따라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전주옥사 터를 비롯해 전동성당, 전주 숲정이와 치명자산 등에서 진행됐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6월 2일 원주교구에서 시복시성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원주교구 순교자는 김강이(시몬)와 최해성(요한), 최비르짓다 등 3명이다. 조사단은 강원 감영 터를 시작으로 서지 교우촌 등을 방문했다.

장병일 기자 (jb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