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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단·전라북도 공동 주최 2012 세계순례대회[가톨릭신문 201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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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2-17 조회 2,6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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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20_2012_1118_2106.jpg [인터뷰] 무의탁 청소년들의 보금자리, 전주교구 ‘천사의 집’ 임영숙 원장“언제나 아이들 곁에서 사랑하는 ‘엄마’ 될게요”
발행일 : 2012-11-18 [제2820호, 21면]

▲ 임영숙 원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따뜻한 가정이 필요해요. 소년원 사목을 하면서 아이들의 보금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절히 느꼈습니다.”

전주교구 사단법인 양지뜸 ‘천사의 집’은 소년원에서 나왔거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무의탁 청소년들을 가톨릭 신앙 아래 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보금자리이다. 이 가정의 ‘엄마’ 임영숙(안나·52) 원장은 30년 넘게 소년원 사목에 헌신해왔다. 수녀회 입회를 준비하던 임 원장이 수도 성소를 포기하고 사회에 남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제가 이 삶을 택했을 때 첫째도 십자가 죽음, 둘째도 십자가 죽음, 셋째도 십자가 죽음이라 생각했어요. 제가 죽을 때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이 아이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이런 마음에서 볼 때는 포기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아이가 단 한명도 없는 거죠.”

입회를 포기하고, 당장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소년원을 나와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하나 둘 데려다가 키웠다. 임기가 끝나면 헤어져야하는 관계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할 가족이 되고자 했다.

“그러던 중 1999년에 5명의 신자 소년들이 한꺼번에 소년원에서 나오게 됐어요. 기존에 데리고 있던 아이까지 총 6명을 한꺼번에 데리고 있을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교정사목 신부님과 상의를 했고, 일일호프도 열었어요.”

이 사정을 들은 미국 LA 교포 유영만(사베리오)씨 부부가 후원한 3000만 원과 일일호프 수익금으로 1999년 7월 31일 소년원 출소자 보호시설 ‘천사의 집’을 마련했다. 이후 ‘천사의 집’에서 생활한 아이들이 상급학교 진학률도 높고 사회적응도 잘하는 것을 본 전주보호관찰소와 전주 청년회의소, 전주교구의 도움으로 274.38m²(83평) 규모의 집을 신축하고 2004년 12월 31일 교구장 이병호 주교의 주례로 축복식을 봉헌했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들의 잦은 이혼으로 인해 사랑을 제대로 못 받고 사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서조차 사랑보다는 정해진 규칙대로만 학생을 대하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어요. 사랑이 없는 가정, 학교, 사회 속에서 아이들은 어두워져 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에요.”

교구의 요청에 의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다보니 임 원장이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기란 쉽지 않다. ‘네가 한다고 시작해놓고 왜 자꾸 사람을 귀찮게 하느냐’라는 말을 듣는 것이 무섭다기보다는 천사의 집에 사는 아이들이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 두려웠다.

“정말 똑같이 어렵고 중요한 일을 해도, 평신도와 수도자를 같은 눈으로 바라봐주지 않거든요. 그러나 수도자는 수도자만의 고유한 장점이 있듯 평신도도 평신도만의 장점이 있어요. 저는 그 장점을 살려서 아이들에게 언제나 함께하며 사랑하는 엄마가 될 거에요.”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