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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축복이었습니다」 펴낸 전주교구 원로사제 서석구 신부[가톨릭신문 201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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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2-18 조회 3,047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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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축복이었습니다」 펴낸 전주교구 원로사제 서석구 신부“평범하다 생각했던 삶…돌아보니 모든 것은 축복이었습니다”
유년 시절부터 미리 쓴 유언장까지
삶의 일화들 솔직담백하게 엮어
사제의 고민 풀어낸 자작시도 담아
발행일 : 2015-01-11 [제2927호, 14면]

축복이었습니다 / 307쪽 / 1만8000원 / 신아출판사

“사목생활을 하면서 상처도 있었고,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그러한 것들은 기억이 안나고, 행복했던 순간만 기억이 나요. 그래서 제목을 ‘축복이었습니다’ 이렇게 썼죠.”

서석구 신부(전주교구 원로사제)가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담은 자서전 「축복이었습니다」를 출간했다.

유년시절부터 신학생, 사제의 삶과 은퇴 이후는 물론 미리 써둔 유언장까지의 이야기 중에는 굳이 이런 이야기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데 싶을 만큼 솔직한 고백들도 담겨 있다.

“지금은 홀랑 벗어도 괜찮아요. 오히려 독자들은 그걸 더 좋아해요. 그런 이야기들을 더 찾아서 소개하고 싶었죠. 글을 아름답게 쓰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나도 이런 약점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오줌싸개 사건, 친구 도시락 사건, 술을 즐겨했던 하숙생활, 김병엽 신부님 술안주 사건 등등, 읽으면 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있다.

여러 편의 시집을 출간했던 서 신부는 이런 이야기들을 구수하면서도 부드럽게 읽히도록 썼다. 또 구국철야기도회, 자살예방사건과 같이 진지하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들도 함께 넣어 읽고 나서 여운을 느끼도록 하는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내 삶을 그대로 쓴 것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이 부담이 없을 거라 생각해요. 내용이 신앙적으로 큰 깊이는 없어요. 제 삶은 평범해요. 그래서 그런 평범한 삶을 솔직하게 기록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글을 쓰게 됐죠.”

은퇴 이후 ‘다시 쓰는 인생노트’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 신부는 서점에 들러 자서전들을 찾아봤다.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자신을 알리는 내용으로 가득 채운 자서전들을 보면서 평범한 신부의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신부님들은 자서전이라는 말을 잘 안써요. 회고록이나 고백록이라 하시죠. 그런데 그런 책들은 신앙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요. 저는 그저 제 삶을 그대로 기록하고 싶어서 손을 댔죠.”

글을 마치고 나서도 낼까 말까 자신이 없었던 서 신부는 출판사에 글을 보내놓고도 몇 달을 고민했다. 자신의 마지막 책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은 물론 사진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음에도, 다른 자서전들과 비교해보니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을 그냥 덮어두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추억을 하나 남겨야겠다고 마음 먹고 쓴 책이라 가식이 전혀 없어요. 글이 길면 읽으려하지 않는 요즘 사람들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짧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다만 그 다음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서 계속 읽고 싶게끔 했죠.”

대부분의 이야기가 두 쪽을 넘기지 않는 서 신부의 자서전이지만 그 안에는 당시 시대상과 신자들 삶과 사제의 고민들이 담겨있다. 그러한 배경 속에 나온 서 신부의 시들 또한 자서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건강이 나빠져 글 쓰는 것을 한 달 동안 쉰 적도 있어요.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무사히 마쳤습니다. 제 삶 모든 순간마다 함께한, 분에 넘친 사랑에 참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축복이었습니다.”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