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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돌 맞은 전주교구보 숲정이 산파 한상갑씨[평화신문 200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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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0-01-22 조회 1,625회

본문

 "예언자적 사명 수행에 큰 보람"
    “70~80년대 당시 신자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인기가 높았던「숲정이」가 오늘에는 신자들에게조차 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창간 30주년을 계기로「숲정이」가 교회 정신으로 재무장해 세상의 복음화와 교회 쇄신의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지난 1일 대림 제1주일자로 창간 30주년을 맞은 전주교구보「숲정이」를 바라보는 한상갑(61, 바오로, 전주 성심여중 교장)씨의 감회는 남달랐다.

  30년 전 「숲정이」창간의 산파 역할을 한 그는 특히 70~80년대에 「숲정이」를 통해 예언자적 소리를 높였던 주역 중의 한 사람. 지금도 숲정이에 글을 쓰고 있는 한씨는 “암울했던 군사 정부 시절에「숲정이」가 교회의 ‘입’이 되어 예언자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1972년 12월1일 전주 시내 6개 본당 합동 주보로「숲정이」가 창간될 당시 한씨는 해성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편집책임을 맡았다. 그는 1974년 11월10일자(제102호)로 「숲정이」가 전주교구 합동 주보로 승격되고, 교구 주보로 완전히 자리잡을 때까지 신자들을 대상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교육하고, 교구 소식을 제때에 전하는 일에 초점을 두었다.

  하지만 고 지학순 주교와 문정현 신부 등이 긴급조치 위반으로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되면서 부터 한씨는「숲정이」의 편집방향을 세상으로 돌렸다. 1976년 5월부터 9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지학순 주교 재판과 관련한 ‘3·1 사건 공판 방청기’를 연재한 그는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는 철폐되어야 하며’ 등 유신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계속해서 실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숲정이」는 1978년 10월 문화공보부로부터 ‘미등록 불법 정기간행물 발행중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한씨는 또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많은 시민이 희생되자 1980년 5월25일자(제392호)에 군부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나라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두 줄 제목만 실은「숲정이」수만 부를 인쇄해 유인물로 뿌리기도 했다.

  “이제「숲정이」가 사람 사는 얘기가 흠뻑 묻어나는 인간미 넘치는 글로 장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한씨는 “장년이 된 「숲정이」가 교회 안팎에 교회의 정신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고백하는 퇴색치 않은 젊음과 이상을 간직해 주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