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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성당 복자 윤지충 압송로 도보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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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4-04 조회 2,9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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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성당 복자 윤지충 압송로 도보 순례 

 

“이 길이 윤지충 복자께서 압송되어 가시던 길입니다.”
봉사자 최지선(=고산 성당 순교자현양분과장)형제의 설명에 30여명의 고산 성당(주임=이원철신부) 신자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순교복자인 윤지충이 230여 년 전, 포승줄에 묶이어 전라감영(전주)으로 압송되어 가던 길을 지난 3월 26일, 고산 성당 신자들이 걸었다.
고산 지방은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전국에서 교우들이 전라도를 피난지로 삼아 모여들 때 먼저 찾아드는 곳이었다. 따라서 고산 지역에는 뿌리깊은 신앙을 간직한 많은 교우촌들이 남아 있다.
신자들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공소 순례길에 나섰다. ‘하느님의 힘’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신앙을 사셨던 신앙 선조들의 흔적을 찾아서이다. 매월 마지막 주일마다 2~3시간씩 공소길을 걸으며 신앙 선조들의 높은 뜻을 되새긴 지 만 3년째이다. 선조들이 산 넘고 물 건너 밤을 새워 걸었다는 공소길에 들어서면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왔던’(히브12,1) 선조들의 신앙에 ‘바로 이곳이 성지로구나’싶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때로는 가시덤불과 잡목으로 사라진 공소길 위에서 기도에 잠겨보기도 한다. “점차로 사라져 가는 공소길을 걸어보는 일은 신앙의 뿌리를 찾는 것”이라고 이원철 신부는 힘주어 말했다. 고산지역 내의 공소 순례를 다 마치자 신자들은 관할지역 내에 걸쳐져 있는 윤지충 복자의 압송로 순례에 나섰다. 진산에서 전주까지의 압송로 중 이번 3월엔 저구리에서 운주까지의 길을 걸었다.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된 압송로 순례가 오후 4시에 운주에서 멎었다. 순례기도를 마치자 운주 공소회장 권희재 자매가 맛깔난 막걸리와 두부김치로 순례객들을 맞았다. 230여 년 전 이곳을 거쳐 영원한 하느님 나라로 발을 들여놓았던 윤지충 복자가 맛보았던 천상 음식이 바로 이런 것은 아니었는지, 친교와 신앙의 공동체 고산 성당 신자들 안에서 생각해 보았다.                                             |오안라 기자| ​ 

 

오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