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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국2006년 환경의 날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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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5-22 00:00 조회5,2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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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 대전환 시대

(화석 에너지에서 신 재생 에너지로)


- 2006년 환경의 날 담화문 -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회칙「민족들의 발전」에서 “인간 사회는 중병을 앓고 있다. 병의 원인은 자연 자원이 감소되었고 그나마 소수의 사람들이 독점한 데에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간의 형제적 사랑의 유대가 끊어진 데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66항)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0년 전(1967.3.26.)에 선포하신 이 예언은 적중하였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 세계는 각종 자원(숲, 석탄, 석유, 천연 가스, 지하 광물 등)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고 특히 석유 자원의 감소는 전쟁과 분쟁, 지역 이기주의와 경제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석유를 소유한 몇몇 소수 지역(중동, 중남미, 북해, 나이지리아, 러시아, 미국 등)과 선진국들은 풍요롭게 살고 있는 반면 70%를 넘는 대부분 지구촌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강대국의 착취와 무관심 속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21세기 세계 정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석유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석유 에너지는 무한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 곳곳에 균등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구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는 앞으로 40년만 더 채굴하면 그 바닥을 들어낸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2006년 들어 급등하기 시작한 석유 가격은 석유 수출 3위를 자랑하는 이란의 핵 에너지 개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전쟁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났어도 평화가 정착되지 않은 이라크 사태는 석유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매년 8%의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13억 인구의 중국과 10억 인구의 인도의 석유 사용량 증가입니다.
무려 23억이나 되는 잠정적인 경제 인구의 석유 소비 욕구는 지구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을 기세입니다.
남미의 석유 보유 국가들은 석유를 국가 재산으로 귀속시켜 석유의 무기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석유나 가스가 매장되어 있지 않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 수입 세계 4대 국가인 우리나라는 석유 파동 위기에 대해서, 정부나 사회가 위기  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홍수가 시작되기 전날까지 먹고 마신 노아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에너지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석유는 앞으로 약 40년, 석탄은 약 190년, 천연 가스는 약 60년 정도 사용할 양만 남아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이 모든 것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유 비축량은 110일 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불안한 국제 정세 때문에 석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석유 값이 폭등한다면 우리나라 사회 전체가 대혼란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가 조금도 허점이 없는 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함을 강조합니다. 국민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우들은 에너지 절약을 모범으로 보여야 합니다.

우리는 화석 연료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화석 연료의 고갈이 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화석 연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기 때문입니다. 지구 온난화는 사막화(황사 현상), 강력한 태풍(2005년 카트리나), 지독한 가뭄(동부 아프리카)과 기아, 각종 전염병(조류인플루엔자) 등을 일으키며 지구촌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가 떨어져 가고 있는 인류 공동체는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화석 에너지 시대를 포기하고 신 재생 에너지 시대로 넘어간다면 생명의 합창 소리가 들리는 이 아름다운 지구를 더욱 생기 넘치고 푸르게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 재생 에너지(태양, 풍력, 조력, 지열 등)란 더 이상 오염 물질을 생성해 내지 않고 자연 에너지를 현대 과학 문명을 지탱할 수 있는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신 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지구촌은 많은 갈등으로부터 해방되어 평화로 갈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풍력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과 독일의 태양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은 화석 연료 매장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게 예언적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국가와 기업 학계가 힘을 모아 신 재생 에너지 연구에 힘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집 한 채 없으셨지만 행복하게 사셨던 예수님의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삶 역시 더 많이 소유함으로, 더 많은 물질을 소비함으로, 더 큰 에너지를 사용함으로 행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작고, 검소하고, 절약함에서 오는 기쁨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생겨난 여러 가지 에너지 문제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며 본당 안에서, 생활 안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2006년 6월 5일
 환경의 날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기산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