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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오세암(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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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3-11-20 00:00 조회1,432회

본문

줄거리

길손이와 감이, 머리카락씨만 뿌려진 스님을 만나다!
눈을 감은 소녀 감이와 다섯 살 길손이에겐 서로가 세상의 전부다. 엄마의 기억이 없는 길손이의 평생 소원은 한번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둘은 어디 있는지 모를 엄마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막 추운 겨울이 시작되려는 즈음 한 마을에서 머리에 머리카락씨만 뿌려진 설정 스님을 만난다.

사고뭉치 길손이, 조용한 절을 뒤집다!
“아저씨 이름이 스님이야? 참 재밌는 이름이네!” 스님을 스님 아저씨라 부르며 절에서 생활을 시작하게된 두 꼬마. 그러나 순진 발랄이 도를 넘어 엽기적이기까지 한 길손이는 순식간에 조용한 절을 뒤집어버린다. 이불에 오줌싸는 일은 사흘에 한번 꼴, 조용해야할 선방으로 날짐승을 몰아와 우당탕거리는 일은 이틀에 한번 꼴, 법회때 한가운데 앉아있다 방귀를 뽕 소리가 나게 뀌질 않나, 법회중인 스님들 신발을 몽창 가져다 나무에 달아놓지를 않나. 바람 소리와 풍경소리가 전부이던 조용한 절이 순식간에 길손이의 활기로 가득 찬다.

마음을 다해 부르면... 그러면 엄마가 온단 말이지?
그러나 밝음 그자체인 것 같은 길손이에게도 밖으로 내보이지 못하는 슬픈 소원이 하나 있다. 한번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엄마..’라고 큰 소리로 마음껏 불러 보는 것. 길손이는 설정 스님을 따라 겨우내 작은 암자에서 마음의 눈을 뜨는 공부를 하기로 한다. 정말 마음의 눈을 뜨면 엄마를 볼 수 있을까? 마음을 다해 부르면... 엄마가 내게 와줄까?

설정 스님이 마을로 내려가 길손이 혼자 암자에 남은 어느 밤. 한바탕 하얀 폭설이 온 산하와 암자를 가득 덮은 그 밤. 암자에서 혼자 잠든 길손이는 자신을 품에 안고 정성스럽게 토닥거려주는 손길을 느낀다.

이런 따뜻함이... 엄마의 품일까? 지금 눈을 뜨면 엄마를 볼 수 있을까?




제작노트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은 성공 못한다는 불변의 법칙을 깰 것이다!” <하얀 마음 백구>의 제작팀이 <오세암>을 시작하며 던진 출사표. 사실 공들여 만든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번번이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모두들 애니메이션은 어렵다고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보면 헐리웃 애니메이션, 재패니메이션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어설픈 모사품만을 양산해 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재패니메이션이 담고있는 ‘인류의 미래와 역사를 담은 거대 서사’에 헐리웃 애니메이션의 현란한 테크닉을 흉내내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 일본이나 미국의 하청 작업이 주업무인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들이 독자적인 색깔과 감성, 스토리를 갖지 못했던 것이 한 원인인 셈이다.

길은 있다! 기존의 작품들이 담아내지 못했던 진한 감동을, 우리만이 그려낼 수 있는 색깔로 만들면 된다! 그래서 시도했던 작품이 애니메이션 <하얀 마음 백구>였고 그 결정판이 2003년 4월 개봉할 ‘한국형 가족 애니메이션’ <오세암>! 마치 옆집 꼬마를 보는 듯한 살아있는 캐릭터와 거부감 없이 젖어들 수 있는 한국적 정서의 이야기는 이것이 한국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하얀 마음 백구>로 약 5년간 호흡을 맞춰온 제작진의 뉴 프로젝트다.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기존의 제작 환경과 달리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시나리오 작가, 감독, 캐릭터 디자이너, 배경감독들의 전 스탭이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상호간 작품에 대한 진지한 구상과 의견을 최대한 공유하며 진행해왔다. 탄탄한 팀웍을 바탕으로 한 프로듀서 중심의 제작 시스템은 <오세암>이 같이 출발한 다른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원동력! 바로 이 탄탄한 기획력과 한국형 애니메이션의 새 장르를 개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2001년 8월 영화진흥위원회 극영화 제작지원사업의 일환인 저예산 영화 제작 지원작으로 애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되어 2억원의 제작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또한 2001년 6월 문화 산업지원센터 주관의 2001 우수문화 콘텐츠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었다.

- 디지털로 표현된 아날로그의 감성!
<오세암>은 2D애니메이션이다.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과 3D 애니메이션의 중간 형태인 2D 애니메이션은 스케치에서부터 동화까지의 작업은 기존의 셀 애니메이션의 작업방식으로, 동화 이후의 페인팅부터 최종 composing까지 기존의 아날로그 작업을 컴퓨터(디지털)작업하는 것이다. 최근 애니메이션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3D 애니메이션은 보다 실사에 가까운 입체적인 느낌을 주지만 반면 차갑고 비현실적인 느낌, 혹은 쉽게 질린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오세암>은 서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2D digital이 주는 안정적이고 포근한 느낌의 방식이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배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3D가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눈씬이다. 눈 덮힌 산의 실감나는 장면과 휘몰아치는 눈바람 씬은 세 명의 스탭이 꼬박 3일을 밤새워 작업했다. 그밖에도 시냇물과 바닷물이 햇빛에 투영돼 반짝 반짝 빛나는 효과 또한 만만치 않은 내공이 들어간 장면이다.

- 다섯 살, 길손이를 스크린에서 살아 숨쉬게 하라!
<하얀 마음 백구>로 한국형 가족 애니메이션이라는 새 장르를 시도했던 마고21. 자극적인 헐리웃 애니메이션이나 재패니메이션 일색인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한국형 가족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정착시키고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가장 한국적인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특히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다섯 살 부처가 된 길손이가 주인공. 따라서 길손이의 천진 난만한 모습을 얼마나 친근감있고 자연스럽게 표현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일단 길손이의 사실적이고 정감어린 캐릭터를 설정하기 위해 캐릭터 디자이너는 실제 5살 어린 아이의 체형 비율을 그대로 적용해, 성인에 비해 다소 머리가 크고 어깨가 작은 다섯 살, 길손이의 체형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쌍거풀 없는 외눈에 눈꼬리가 약간 올라간 눈, 작고 도톰한 입크기 등은 한국 어린 아이의 표준 얼굴이다. 무엇보다 풍부한 길손이의 표정을 살리기 위해 얼굴 표정 뎃생만 무려 수백장 이상을 거듭했을 정도다. 또한 길손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성백엽 감독은 마침 다섯 살인 딸 예지의 움직임을 매일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다섯 살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있는 모습, 뛰어 다니는 모습, 나뭇가지를 향해 팔을 뻗은 모습 등의 동작 하나 하나는 모두 실제 다섯 살 아이의 동작을 따서 그린 것. 다섯 살, 부처가 된 꼬마 길손이의 모습은 이렇게 스크린에 옮겨져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