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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22년 제30회 해외 원조 주일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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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1-10 08:49 조회1,0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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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30회 해외 원조 주일 담화

인류는 한 가족, 우리는 모두 형제

희망을 품고 함께 걸어갑시다(「모든 형제들」, 55항)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세계 공동체

이 년이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에 따른 위기는 세계 모든 이의 일상을 빼앗고 불안에 떨게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의 존엄성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들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새로운 형태의 빈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상이 되어 버린 ‘거리두기’나 ‘격리’는 그들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소외’의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 세계인들이 겪고 있는 이 불안한 현실에서 우리는 서로 함께하지 않으면 오늘의 위기를 이겨 낼 수 없다는 공감과 연대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비극은 우리가 모두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세계 공동체라는 인식을 삽시간에 효과적으로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배 안에서 한 사람의 불행은 모든 사람에게 해가 됩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구원받을 수 없고 오로지 함께라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모든 형제들」, 32항)”라고 하시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나눔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임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특히 ‘함께라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나눔이 책임과 의무를 넘어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에게는 소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십니다.

 

인류는 한 가족, 우리는 모두 형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모든 형제들」을 통하여 서로에 대한 관심과 나눔의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세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이웃’을 넘어 진정한 ‘형제’가 되라고 요청하십니다.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분쟁과 불의로 위기에 있는 이들의 절망 섞인 목소리를 빈번히 듣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 형제임을 고백하지만, 그만큼 진심으로 그들을 형제로 받아들이며 그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또 응답하려고 노력하였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 곁에 머무르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운명을 함께 나누신 것처럼 우리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운명’을 함께 나누기를 거듭 촉구하십니다(제5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 참조). 운명을 함께 나눌 때 비로소 형제들의 위기 앞에서 무관심을 관심으로, 배척을 환대로 바꿀 적극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선택이 이 시대에 더 절실히 요구됩니다(「모든 형제들」, 67항 참조).

 

희망을 품고 함께 걸어갑시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선택으로 더 이상 ‘다른 이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뛰어넘는 오직 ‘우리’만 있게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초대하십니다(「모든 형제들」, 35항 참조). 그리고 단순한 자선 행위가 아닌 사람을 향한 사랑만이 아무도 배척하지 않는, ‘우리’만 있게 되는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하십니다(「모든 형제들」, 94항 참조).

해마다 해외 원조 주일에 모인 한국 교회 신자들의 기도와 사랑은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통하여 인종과 국적, 종교의 벽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그리스도 사랑의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은 배타적인 이들의 경계를 무너뜨려 ‘우리’만 있게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2022년 올 한 해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외받는 이들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전쟁과 불의로 고통받는 이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인류는 한 가족, 우리는 모두 형제”라는 목표를 가지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우리’만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한국 교회의 모든 신자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합니다.

 

2022년 1월 30일, 해외 원조 주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 신 철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