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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22년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교황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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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6-14 12:01 조회1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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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담화
(2022년 9월 25일)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미래 건설하기 

“사실 땅 위에는 우리를 위한 영원한 도성이 없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올 도성을 찾고 있습니다”(히브 13,14).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세상에서 우리 ‘여정’의 궁극적인 의미는 우리의 참 본향,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시작하신 하느님 나라를 찾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에 싸여 오실 때에 완전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을 받아들인 이들에게는 이미 하느님 나라가 와 있지만, 그분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 세상과 인류의 미래에 여전히 종말론적이지만, 동시에 우리 안에서 발견됩니다.”1) 

아직 오지 않은 도성은 “하느님께서 설계자이시며 건축가로서 튼튼한 기초를 갖추어 주신 도성”(히브 11,10)입니다. 그분의 계획은 우리가 모두 직접 참여하여야만 하는 강도 높은 건설 작업을 요구합니다. 이 건설 작업이 하느님 계획에 더욱더 온전히 일치할 수 있도록 이 일에는 개인적 회개와 현실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역사의 비극들은, 우리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하느님의 거처’(묵시 21,3 참조)인 새 예루살렘에 도달하여야 하는 우리의 목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상기시켜 줍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낙담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가 최근에 겪은 시련들을 통하여 배운 사실에 비추어 우리는 모든 이가 평화와 존엄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세상이라는 하느님 계획에 더욱더 맞갖은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새롭게 하라고 요청받습니다. 

“우리는 ……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 3,13). 의로움은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 데에 필요한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주님의 뜻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정의에 굶주리고 목마른 모든 이가 흡족할 수 있도록(마태 5,6 참조) 인내와 희생과 결단으로 정의를 다져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은, 돌아가시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좋은’ 상태로 되돌아가고 인류가 다시 한번 ‘참 좋은’ 상태가 되도록 하는(창세 1,1-31 참조) 하느님의 조화로운 계획이 완성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조화가 충만하려면 우리는 이 세상의 온갖 형태의 불평등과 차별을 없앨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구원, 곧 그분 사랑의 복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누구도 제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 계획은 본질적으로 모든 이를 포함하고 실존적 변방에 사는 이들을 우선시합니다. 이들 가운데에는 수많은 이주민과 난민, 실향민, 인신매매의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들과 함께 건설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없다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나라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없는 이들을 포용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서 온전한 시민이 되는 필수 조건입니다. 참으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34-36).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미래 건설하기는 그들이 저마다 하느님 나라의 건설 과정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깨닫고 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자적 전망에 담겨 있는 이주에 대한 이러한 접근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 전망은 이방인을 침략자나 파괴자가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성문을 열어둔 새 예루살렘의 성벽을 흔쾌히 쌓아가는 일꾼으로 여깁니다(이사 60,10-11 참조).

이사야 예언서에서 이방인의 유입은 풍요로움의 원천으로 표현됩니다. “바다의 보화가 너에게로 흘러들고 민족들의 재물이 너에게로 들어온다”(이사 60,5). 실제로 이주민과 난민의 기여가 우리 사회의 사회적 경제적 성장에 토대가 되어 왔다는 사실을 역사가 일깨워 줍니다.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그러합니다. 이주민과 난민의 노동, 젊음, 열정, 희생 의지가 그들을 받아들이는 공동체를 풍요롭게 합니다. 그러나 사려 깊게 개발된 프로그램과 계획들을 통하여 이들의 기여가 활성화되고 지원받는다면 놀라울 정도로 크게 발휘될 수 있습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금방이라도 활용될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존재합니다.

이사야 예언서에서 새 예루살렘의 사람들은 언제나 도시의 성문을 활짝 열어두고 선물을 지닌 이방인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합니다. “너의 성문들은 늘 열려 있는 채 낮에도 밤에도 닫히지 않으리니 임금들의 인도 아래 민족들의 재물을 들여오기 위함이다”(이사 60,11). 이주민과 난민의 존재는 크나큰 어려움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든 이의 문화적 영적 성장을 위한 엄청난 기회도 드러냅니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우리 세상과 세상이 지닌 아름다운 다양성을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얻습니다. 우리는 공통된 인간성을 함양하고 하나 됨이라는 인식을 함께 더욱 심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서로를 향한 개방성은 다른 전망과 전통을 교환하는 풍요로운 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지평을 향하여 마음을 열어 줍니다. 또한, 이는 다른 종교들과 낯선 형태의 영성들에 담긴 풍요로움을 발견하도록 우리를 이끌고, 우리의 신념이 더욱 깊어지도록 도와줍니다. 

만민을 위한 새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성전은 이방인의 땅에서 온 제물로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케다르의 양 떼가 모두 너에게로 모여들리라. 느바욧의 숫양들이 너에게서 제물로 쓰여 그것들이 내 제단에서 합당한 제물로 바쳐지고 나는 내 영화로운 집을 더욱 영화롭게 하리라”(이사 60,7). 우리가 알고 있듯이, 가톨릭 신자인 이주민과 난민의 유입은 그들을 환대하는 공동체의 교회 생활에 활기를 북돋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흔히 우리 공동체에 다시 생기를 돋우고 우리가 하는 거행들을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는 열정을 가져옵니다. 신앙의 다른 표현과 헌신을 함께 나누면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catholicity)을 더욱 충만히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고 특히 젊은이 여러분! 미래를 건설하는 데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협력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형제자매인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협력합시다! 오늘, 미래를 건설합시다! 미래는 오늘 시작되며 우리 각자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위한 하느님 계획이 실현될 수 있고 정의와 형제애와 평화의 하느님 나라가 올 수 있도록 우리가 지금 내려야만 하는 결정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길 수 없습니다. 

기도

주님, 저희를 희망의 전달자가 되게 하시어,
어둠이 있는 곳에 주님의 광채가 빛나고,
절망이 있는 곳에 미래에 대한 확신이 다시 싹트게 하소서.

주님, 저희를 주님 정의의 도구가 되게 하시어,
배척이 있는 곳에 형제애가 꽃피고,
탐욕이 있는 곳에 나눔의 정신이 자라나게 하소서. 

주님, 저희를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또한 변방에 사는 모든 이와 함께
하느님 나라의 건설자가 되게 하소서. 

주님, 저희가 형제자매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깨닫게 하소서. 아멘.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2022년 5월 9일

프란치스코

1) 성 요한 바오로 2세, 이탈리아의 수호성인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성당 방문에서 한 연설, 1989.11.26.

https://www.vatican.va/content/francesco/it/messages/migration/documents/20220509-world-migrants-day-2022.html